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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의 겉과 속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대중문화에 대한 이론서이다. 대중문화를 소비하고 즐기더라도 대중문화의 구조와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자는 것이 이 책이 겨장하는 목적이라고 밝힌바와 같이 TV와 컴퓨터 등 각종 매체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좀더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선택 수용하는 자세를 알려줄 것이라 기대한다.
세상은 각종 영상매체들로 넘쳐난다.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영상에 노출되고 있다보니 우리의 아이들은 이마골로기(imagologie)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한다. 우리 인간들을 움직이는 것이 이제 논리적 사상체계가 아니라 일련의 이미지와 암시라는 것이다. 정말 그렇다. 연예인들에 대해 느끼는 호감도 그 사람의 인격 때문이 아니라 철자한 마케팅 논리에 따라 계산되고 만들어진 TV 화면 상에 드러난 이미지에 따른 것이다. 광고도 예외는 아니어서 요즘 어떤 광고는 "저게 지금 뭘 광고 하는거야?"하고 의아해 할 때도 많다. 이제는 이미지를 파는 시대라고 하지 않는가. 정치까지도 이미지화 되고 있고, 사람들마다 자기 이미지 관리를 위해 다이어트다 성형수술이다 피부관리다 해서 저마다 자기 방식대로 열심이다.
신문을 비롯한 각종 활자매체들이 그 생존을 위협받는 시대, 진지하고 심각한 문제들을 회피하는 시대를 살며 또 그렇게 되도록 알게 모르게 훈련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청소년들에게 큰 의미가 될거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이 2000년 2판 발행본이다 보니 요즘 세류와 맞지 않는 면이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 인터넷은 엄청난 발전을 보았는데 책에선 아직도 PC통신이니 전자오락실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요즘 청소년들이 봤을때 별로 공감을 얻지 못할 것 같다. 또 하나는 '리비도'나 '그레샴의 법칙', '프로파갠다'와 같은 용어 설명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처음부분에선 커뮤티케이션, 테크놀로지, 미디어와 매스미디어 등의 용어 설명을 긴 주석을 통해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뒤로 갈수록 용어 설명이 생략되거나 충분치 못하다. 글쓴이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여 쉽게 썼다고는 하지만 이 책이 청소년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다.
마음에 걸리는 그런 점들이 있더라도 이미 대중문화가 저급하다고 하지만 이미 피할 수 없는 주류가 된 현실에서 학교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 '대중문화를 올바로 이해하는 법'에 대해서 언급해 주었다는 것에 글쓴이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