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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메이 아줌마 (반양장) ㅣ 사계절 1318 문고 13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5년 4월
평점 :
읽는 내내 글이 애잔하게 내 마음 속에 흘러들었다. 서머라는 이름의 여자 아이에겐 잃어버린 사랑이 너무 컸다. 일찍 돌아가신 엄마의 사랑이 그랬고, 사랑밖에 없는 커다란 통 같았던 메이 아줌마의 사랑이 그랬다. 사랑이 큰 만큼 상실감도 컸고 그리움도 컸으리라. 그런 서머의 아픔이 그대로 내게 전해져서 가슴이 아려왔다.
그러나 서머는 행복한 아이다. 잃어버린 사랑이 큰 만큼 남겨진 사랑도 크기 때문이다. 서머는 가엾은 엄마가 자기가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져 때까지 '살아갈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사랑을 남겨 두고' 갔다고 생각한다. 그건 사실일게다. 우린 누군가에게서 사랑받았던 기억을 잊지 못한다. 살아가는 내내 힘들 때마다 그 사랑을 펼쳐보면서 위안을 얻고 힘을 얻는다. 가끔씩 현실에서 고개를 돌려 사랑하고 행복했던 기억에 잠시 눈길을 주는 것만으로도 고단하고 팍팍한 현실을 넉넉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선물 받곤 한다. 그러니 어린 서머에게 엄마가 자신을 사랑으로 따뜻하게 안아주던 기억은 고통의 완충제 노릇을 하기에 충분했으리라.
서머는 갑작스럽게 메이 아줌마를 잃었다. 생전에 한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고 자신이 필요한 곳에 늘 있어주었던, 사랑이 가득했던 메이 아줌마를 잃은 슬픔은 서머가 감당하기 어려웠던 걸까. 오브아저씨마저 흔들리는 것을 보며 혼자 남게 될까봐 불안해하는 서머의 마음이 자꾸 위태롭게만 보였다. 그러나 역시 이번에도 상실의 아픔보다 메이 아줌마가 남긴 사랑이 더 컸다. 아줌마의 빈 자리를 견디는 데 급급했던 서머에게 울음으로 쏟아낸 생명보다 더 많은 생명을 서머한테 불어넣어 준 아저씨가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우리에게서 떨어져 나가려는 것들은 꼭 붙잡으라고, 우리는 모두 함께 살아가도록 태어났으니 서로를 꼭 붙들라고, 우리는 모두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게 마련이니까"
오브아저씨와 서머는 메이아줌마가 남긴 사랑으로, 메이 아줌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서로를 붙잡는다.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고 마술처럼 삶의 의욕을 얻는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그리운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이담에 내 아이들이 나를 그리워해주기를 바란다. 내 남편이, 내 친구가, 혹은 첫사랑의 상대가 두고두고 날 아름다운 이름으로 그리워해주기를 바란다. 그리움은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그러니 사랑을 주고 받지 못한 사람들끼리는 그리워할 수가 없다. 그런 이기적인 이유때문에라도 우리는 많이 많이 사랑해야 하나 보다. 서로의 눈을 마주보면서 서로의 온기를 느끼면서 더 많이 사랑을 나누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