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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해 보는 재미, 그림책 이야기
탁정은 지음 / 한림출판사 / 2006년 1월
평점 :
서문에서 글쓴이는 '그림책 평론가나 전문가가 말하는 이론에 맞추어 장면 장면을 분석하고 해석하기보다는 엄마의 입장에서 아이와 그림책을 볼 때, 그 책만의 좋은 점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려 했다.'고 썼다. 그리고 '5년간 월간지 <좋은 엄마>에 연재한' 글들이라고 했다. 소개한 책의 선정기준은 '순전히 내가 좋아하는 책'들이다.
자, 그럼 대충 어떤 글들이 담겨있는지 느낌이 올 거라 생각한다. 작가의 말마따나 전문적인 그림책 평론과는 거리가 있다. 책의 제목에 '비교해 보는 재미'라고 했는데 주로 소재가 같은 그림책들끼리 묶어 줄거리를 비교해 보는 것이 대부분이라 사실 비교 보다는 같은 소재를 다룬 그림책들을 소개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한 것 같다. 더군다나 <좋은 엄마>라는 작고 얇은 월간지의 한정된 지면을 생각한다면 사실 좀 더 세밀하고 날카로운 비교나 작품론식의 글을 기대한다는 게 애초부터 무리인 듯 싶다.
그래도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우리나라의 그림책작가에 12명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는 것인데 그림책과 관련된 여러 책들에서 국내 작가들에 대한 글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터라 무척 반가웠다. 아쉬운 점은 그림책 작가에 대한 글들이 너무 한 작가의 작품들을 나열하여 소개하는 형식이라는 것이다. 작가 소개에서 그 작가의 작품을 거론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너무 작품 위주의 작가소개가 되다보니 이게 작가에 대한 이야기인지 작가의 그림책을 소개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작가 이야기라고 하고는 다시 또 작품 소개로 빠지고 있어 그림책 소개글들과 차별화가 되질 않는다. 작가가 살아온 인생에 대한 이야기라든가, 학교다니더 시절의 이야기라든가, 그림책을 만드는 일에 뛰어들게 된 동기라든가, 작가가 추구하는 그림책의 세계라든가, 어린이들에 대한 작가의 생각 등등을 함께 엮었다면 더 흥미롭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아쉬움들은 앞으로 국내의 어린이 문학이 더욱 발전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리라고 기대해본다. 더 다양하고 더 심도있는 어린이 문학에 관련된 책들이 더 많이 출간되겠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