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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 보아요! - 보아요 시리즈
안나 클라라 티돌름 지음 / 사계절 / 1993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이 <두드려 보아요>보다 아이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건 <두드려 보아요>에는 아기가 직접 똑똑 두드릴 수 있는 '문'이라는 장치가 있는데 비해 이 책에는 나무 한그루 또는 구름 한조각 있는 배경에 다양한 형태로 뻗은 '길' 그림이 아이의 호기심을 일으키는데 덜 효과적이기 때문인 것 같다.
<두드려 보아요>와 같이 사 준 책이었는데 <두드려 보아요>는 돌 즈음부터 즐겨 읽은데 비해 이 책은 18개월 즈음부터 즐겨 보기 시작했다. 그건 아마 개월수가 늘어나면서 비니의 세상이 조금 더 넓어진 것과 상관이 있을 듯 싶다. 이 책에는 불도저나 트럭같은 차도 나오고 '아이스크림'이라는 우리 아이에겐 매력적인 음식도 나온다. 비니가 아이스크림이라는 음식을 알고,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차 종류에 대한 관심도 생기면서 비로소 이 그림책의 맛을 알게 된 게 아닐까..
길을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여러 장소들이 이 그림책에 등장하다. 개들이 뛰어다니는 곳은 공원 풀밭같고, 불도저며 트럭이 모래를 퍼담아 싣고 있는 공사장 같은 곳도 있고, 오리와 곰돌이가 탄 배가 둥둥 떠있는 연못도 있고,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도 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 가게를 지나서 더 가면 집으로 돌아가는 차들이 줄지어 있는 복잡한 도로도 보게 된다. 얼마나 걸었는지 이제 해가 지고 저녁이다. (시간의 흐름를 알려주는 하늘 색의 변화도 아이들에겐 재밌을 것 같다) 아이는 불이 켜진 집으로 돌아오면서 그림책은 끝난다.
비니는 이제 22개월. 신기하게도 요즘은 <두드려 보아요>보다 이 책을 더 잘 본다. 아이가 능숙하게 걷고 (그림책 표지의 여자 아이처럼) 밖깥세상에 관심이 생길 때 보여주면 좋은 책인 것 같다. 아이의 관심은 계속 바뀌는 것 같다. <두드려 보아요>가 실내활동시기(?)의 아기를 위한 책이라면 이 책은 야외활동의 시기에 접어든 아이에게 어울리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