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친구 요켈과 율라와 예리코 일공일삼 3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에디스 쉰들러 그림, 김경연 옮김 / 비룡소 / 1997년 8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의 친구는 평생에 있어 참 소중한 의미를 갖는 사람이다.  요켈처럼 여덟살짜리 남자 아이는 친구를 통해서 자기의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질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 아들 녀석도 그 무렵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신나게 놀다가 집에 들어왔을 때의 표정이란... 얼굴 전체에 흐르는 만족감과 욕구불만이 모두 해소된 듯한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 아이들은 친구와 놀면서 카타르시스를 경험한다. 

여덟살 짜리 요켈, 빨간머리에 파란눈, 주근깨 투성이 얼굴에 짝발인 요켈에게 자기와 비슷한 짝발 여자친구가 생겼다.  율라.. 하지만 서로 가진 것은 많이 달라서 둘은 모든 것을 나누기로 약속한다.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율라를 위해 함께 작전을 짜고 율라의 개 예리코가 사랑에 빠지자 그 사랑을 이루어주기 위해 첩보작전을 방불케하는 모험을 벌인다.  율라가 방학을 미국에서 보내기 위해 떠나게 되자 요켈은 상심을 하지만 율라의 개 예리코를 맡게 되고 율라에게 자기의 햄스터를 맡기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어쩐지 끝이 찜찜하다.  둘이 어렵게(?) 만나서 이야기를 시작한 것 치고는 요켈과 율라와 예리코의 활동이 별로 눈부시질 않다.  거기다가 방학 때 엄마를 만나러 가기위해 미국에 가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서둘러 끝내 버리다니.. 혹시나 해서 후속편이 있는게 아닌가 해서 찾아봤는데 없다.  허걱,,,,,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의 작품을 처음 읽어보는 거라 원래 이 작가의 스타일이 이런건지는 아니면 저학년을 위한 동화라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이번엔 <오이대왕>을 읽어 보기로 했다.  <요켈과 율라와 예리코>보다는 글 분량이 좀 많다.  이 책보다는 뭔가 치밀한 이야기를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이야기는 어떻든간에 엄마로서 느낀 점은 이렇다. 요켈과 율라는 일요일만 빼고 양쪽집을 번갈아가며 들락거린다.  아이들 친구가 집에 찾아오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엄마들은 다 알거다. 이 책에서도 요켈의 어머니는 말한다. "율라는 아주 사랑스런 아이예요, 하지만 얼마나 신경을 쓰이게 하는지 몰라요! 정말이에요!"라고.. 하하하하 난 그말에 공감한다.  내아이의 친구는 엄마인 나에게도 소중하다. 조금 귀찮고 신경쓰이더라도 내 아이의 소중한 어린시절을 위해 받아줄 수 있는 너그러움을 가져야 할 것이다.  요즘의 엄마들은 지쳐있다.  늘 바쁘고 피곤하다.  아이들의 교육문제, 성적관리 이런 것들만으로도 골치가 아플 지경이니, 친구라도 집에 데려오면 혹시 친구랑 놀다가 학원에 안가겠다고 하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아니, 당사자인 아이들도 바빠서 친구들과 놀 시간이 넉넉치 않다. 

어쩌다 이런 세상이 되었을까... 우리 아이들을 요켈과 율라와 예리코로 만들어줄 수는 없는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