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과학에서 어떤 가설을 모든 의심이 해소되는 수준으로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 태양계가 성간 가스구름의 수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거의 확실해 보인다. 다른 과학 분야와 마찬가지로 이 가설도도 증거에 의해 뒷받침된다. 더욱이 이 경우에는 증거가 너무나 확실해서 과학자들이 이론이라고 부를 수 있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과학 용어로서 이론은 추측이나 가설과는 매우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가설이 신중하게 확인되고 제시된 모든 검증 과정을 통과하면 이론이 된다. 나중에 다시 자세히 논의하겠지만,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되는 이건 그저 이론일 뿐이야라는 말은 과학자들이 정의한 이론이라는 의미로 본다면 완전히 잘못된 말이다.

(155)

생명이 진화한다는 세 번째 성질은 종들이 주위 환경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게 한다. 진화적 적응 능력이 없었다면, 생명은 그 오랜 기간 동안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다. 물리적 환경은 불가피하게 변화를 겪게 된다. 지구의 기후는 추운 빙하기부터 매우 더운 시기까지 시간에 따라 상당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런 환경 변화에 대한 적절한 적응은 생명이 우리 행성에서 생존하고 번성하도록 했다. 추측하건대 생명은 아주 오래 전에 어떤 방법으로든 시작되었을 것이며, 바로 그 시기에 일부 조상 격 미생물이 처음으로 무질서에서 질서를 창조하고 번식하는 중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진화적인 적응이 없었다면 이러한 미생물들은 우리가 오늘날 발견하는 생명으로 결코 변화되지도 번성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171~172)

지구에 있는 모든 살아 있는 유기체의 부피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물을 제외하며, 생명체의 가장 중요한 성분은 탄소이다. 지구의 생명을 탄소 기반이라고 한다. 이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DNA를 포함하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중요 분자들 모두가 수소, 산소, 질소처럼 다양한 다른 원소들이 붙은 필수적인 탄소 원자의 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소들은 우주 도처에 존재하는데, 1장에서 다루었듯이 그것들이 별의 잔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명에서 유용한 요소가 되기 위해서는, 원소가 환경으로부터 추출될 수 있는 형태로 이용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탄소의 이용성은 제한적일 것이다.

(225~226)

지난 대량 멸종이 벌어지는 동안, 먹이사슬의 꼭짓점에 있던 우점 동물 종들은 결코 멸종의 위기를 견뎌내지 못했다. 오늘날, 우점 동물 종은 인류이다. 인류의 지능이 주위에 있는 다른 종들이 멸망하는 동안에도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 예상을 맹신하지 않는다. 되풀이된 멸종의 역사와 지질학적 역사는 대량 멸종을 자행하는 것이 결코 인간에게 이득이 되지 않음을 말해준다. 인간이 다음 우점 동물 종(아마도 어떤 종류의 곤충이 되지 않을까?)에 의해 교체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과거의 교훈에 주의를 기울이는 현명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또한 우리 생존이 달려 있는 뛰어난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는 보다 훌륭한 일을 시작해야 한다.

(227)

생명이 기본 이상으로 발전하려면 하나의 행성이 필요하다. 이 행성은 생명의 근원이 가능하도록 우호적인 조건을 지녀야 하며, 이 조건은 생명이 다음 수준으로 넘어가는 데 필요한 수십억 년의 시간 동안 안정된 상태여야 한다. 태양계에는 지구가 그런 조건을 갖춘 유일한 세계이다. 실제로 우리가 아직 주위 다른 별들에서 지구 같은 행성은 고사하고 지구 크기의 행성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따라서 당분간은 지구가 지능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진화가 일어날 수 있는,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의 유일한 행성이다. 그러니 이제는 무엇이 지구를 알려진 세계 중에서 이처럼 특이하게 만들었는지 탐구할 시간이다.

(247)

경박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보세요,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지구의 기후는 우리가 어떤 피해를 주든 자동적으로 복구될 테니까요.” 너무나 어리석은 소리이다. 수 세기, 수백만 년 그리고 좀 더 오랜 시간 동안에, 다른 요소들이 자연적 온도조절장치를 쉽게 압도할 수 있다. 바로 그 때문에 지구가 그렇게 많은 빙하기와 온난기를 통해 고통을 겪었다. 만약 인류가 자신들이 이룩한 문명을 파괴할 정도로 지구라는 행성을 망치기로 작정했다면, 자연은 결코 우리를 구하기 위해 나서지 않을 것이다.

(397)

사실 우리가 계속 성정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 우리는 계속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새로운 기술을 발달시키지만, 그런 기술들이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기분이 우울할 때에는 우리가 우리의 잠재력을 너무 몰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수백 년 뒤의 고고학자가 우리 문영의 흔적을 발굴하면서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궁금해하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더 심하게는 우리가 우리 행성에 너무나도 심각한 손상을 입혀 인류가 공룡들처럼 멸종을 하고 새로운 지적 생명체가 나타날 때까지 수백만 년이 필요해지지 않을까 생각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예술이나 음악, , 문학, 스포츠, 과학, 인류가 만들어낸 훌륭한 것들을 생각한다. 그러다가 이 모든 것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슬픔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404)

내가 보기에는 이 해답들 모두 단 세 종류로 분류될 수 있다.

1. 우리는 혼자다. 문명은 너무나 드물기 때문에 우리은하에는 다른 문명이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은하에서 처음으로 생긴 문명이고, 어쩌면 전 우주에서 처음일 수도 있다.

2. 문명은 흔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아무도 은하를 정복하지는 못했다. 첫 번째 해답이 옳지 않다면 다시 문명이 흔하게 존재한다는 가정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 책의 전반부에서 고려했던 가능성에 따르면 우리은하에는 우리보다 앞선 수천 개 또는 수만 개의 문명이 존재해야 한다. 두 번째 해답은  실제로 많은 문명이 있지만 아직 항성 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문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3. 다른 문명은 존재한다. 하지만 너무나 멀리 있어서 발견할 수가 없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삭매냐 2019-05-07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어느 인터넷 신문에서 MCU의 미래에
대한 기사를 읽었는데 아서 클라크라는 분이
발달된 과학 기술은 마법과 다르지 않다고
했던가요...

우주에도 누군가 마법 같은 과학 기술문명
을 가진 외계인들이 존재할 것 같습니다.

bookholic 2019-05-08 00:3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칼 세이건이 말한 것처럼 이 광대한 우주 속에 만약 우리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이고 말이죠.. .
 
1923 경성을 뒤흔든 사람들 - 의열단, 경성의 심장을 쏘다! 삼성언론재단총서
김동진 지음 / 서해문집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얼마 전에 읽은 약산 김원봉 평전에서 이야기했던 의열단. 그들의 많은 작전 중에 국내 잠입 작전. 그 어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그들의 작전. 그래서 그들을 소재로 영화꾼들은 영화를 만들었나 보구나. 몇 년 전 크게 흥행을 했던 <암살> <밀정>은 의열단의 국내 잠입 작전을 모티브로 영화로 만든 것이었단다. 그 중에 <밀정>, 아빠가 이번에 읽은 <1923 경성을 뒤흔든 사람들>의 두 번째 이야기를 그대로 영상에 담은 작품이었단다. 이 책에서는 의열단이었던 김상옥과 황옥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단다. 아빠는 개인적으로 김상옥이 더 끌리더구나. 이십 대의 어린 나이로, 그런 결심을 할 수 있다니존경심이 절로 나는구나. , 그럼 바로 그들의 이야기를 해줄게.

1.

1923 1 12일 금요일 저녁 8 10. 종로경찰서에 날아든 사제폭탄. 일본이 점령하고 있는 경성의 한복판에 떨어진 사제폭탄은 그 여파가 대단했단다. 범인은 누구인지 몰랐기 때문에 더욱 그랬어. 폭탄은 터졌지만, 범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거든. 경찰은 노심초사하고 특별수사대까지 만들었어. 특별수사대 대장은 악명 높은 미와라는 사람이었는데, 그는 김상옥을 의심하고 그를 추적했단다.

김상옥. 그는 누구냐 하면우리나라가 일본에 빼앗기는 그런 일이 없었다면 건실한 사업가로 살아갔을 그런 사람이란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겪었지만, 철물점을 운영하면서 장사 수완이 있어 성공한 자수성가를 한 사람이란다. 그는 시국에 관심을 가지고 항일민족의식을 가지고 있었어. 삼일운동에도 참여를 했고, 삼일운동이 일어난 1919 4월에는 혁신단을 만들어 신문도 발행했어. 이 일로 경찰에 잡혀 40여일 경찰서에 갇혀 있다가 무혐의로 풀려나기도 했단다. 그는 이후 무력투쟁으로 방향을 틀었고, 1919 12암살단을 결성했단다. 그런데 그 암살단이 발각되어 동료들이 체포되는 것을 보고도 어쩔 수 없이 도망을 가 훗날을 기약했단다. 그렇게 중국으로 도망간 김상옥은 김원봉을 만나 의열단에 가입하게 되고 국내에서 거사를 시도했지만, 조선인 고등계 형사 김태석에게 적발되어 실패했단다. 그런 이력을 가지고 있던 김상옥이었기에, 특별수사대대장 미와 경부보가 그를 의심하는 것은 당연했어. 더욱이 얼마 전에 그가 국내 잠입했다는 정보도 있었어.

미와는 경기도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해서 대대적인 검거작전을 펼쳤어. 1 16일 정보가 하나 입수되었단다. 김상옥이 삼천통에 있는 매부의 집 고봉근의 집에 머물고 있다는 정보였어. 당시 김상옥은 1 17일 서울역에서 사이토 조선 총독을 저격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서울역 근처 매부의 집에 머물고 있었던 것이야. 1 16일 고봉근의 집에 들이닥친 일본 경찰들상옥은 기습을 당했지만 총으로 대응하며 일본 경찰 한 명을 죽이고 두 명을 부상시켰어. 상옥은 남산을 거쳐 도망을 갔단다. 그렇게 일본 경찰의 포위를 벗어났어. 하지만 가지고 있던 총 두 자루를 잃어버리고 말았어.

김상옥을 놓친 특별수사대 대장 미와는 심한 질책을 받았어. 위에 보고도 없이 자신 혼자 공을 쌓으려고 남의 관할까지 갔다가 범인을 놓쳐버렸으니 말이야. 미와로서는 자존심을 완전히 구긴 셈이었지..

2.

상옥은 남산을 통해 이모네 집에 들렀다가 안전하지 못하다는 생각에 옛 교회 동료인 이혜수의 집에 은신하게 되었어. 그곳에는 다시 암살 계획을 세웠어. 그리고 이혜수에게 부탁을 해서 잃어버린 총을 찾아달라고 했고, 이혜수는 잃어버린 총 두 개 중에 한 개를 찾아왔단다. 그 총은 김상옥에게 아주 소중한 총이고 사연 깊은 총이었대. 김상옥의 연인이었던 장규동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김상옥이 중국으로 도망간 이후 장규동은 경찰에 붙잡혀 심한 고문을 받다가 풀려났다고 했어. 이후 사람들의 도움으로 중국으로 도망간 장규동. 김상옥과 다시 만났지만, 장규동은 고문의 후유증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 죽고 말았단다. 임시정부 사람들이 그를 도와주었고, 백범 김구는 장규동의 관을 사라고 돈까지 주었다고 했어. 그런데 김상옥이 그 돈을 가지고 가서 관이 아닌 총을 사왔다고 하는구나. 그 총이 바로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은 그 총이었어.

==================================

(108)

실의에 빠져 있던 상옥은 그 돈을 보자 관을 사겠다며 혼자 시내로 나갔다. 하지만 그는 관을 사오지 않았다. 그 대신 비장한 표정으로 품속에서 모제르 7연발 권총을 꺼냈다. 관 대신 총을 산 것이다. 장례를 준비하던 임정 동지들은 그런 상옥의 행동을 어이없어 했다.

그러나 그는 동지들에게 결연한 어조로 사랑하는 내 동지 장규동을 죽인 것은 병마도 아니고 귀신도 아니다. 내 동지를 죽인 것은 바로 일제의 경관이다. 이 총으로 그놈들을 죽여 동지의 원수를 갚겠다.”고 말했다.

==================================

이혜수의 집에 머물면서 김상옥은 다시 암살계획을 세웠고, 옛 암살단의 동료들을 몰래 불러 만났어. 김상옥이 이혜수의 집이 안전하다가 생각했는데 그건 오산이었어. 그가 남산에서 잃어버린 것은 총만이 아니었단다. 이혜수의 집주소가 적혀 있는 편지봉투도 잃어버렸던 거야. 일본 경찰은 그 편지봉투를 주었고, 이번에는 치밀하게 김상옥 검거 작전을 짰단다. 일본경찰 400명이 이 작전에 투입되었다고 했어. 400명의 일본경찰과 김상옥은 총격전을 벌였지. 김상옥은 도망을 가면서 총으로 맞서 일본경찰들은 여럿 부상을 시켰단다. 마지막까지 도망을 갔던 김상옥은 결국,,, 마지막 총알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단다. 그의 나이 서른넷이었어. 왜놈에게 잡히지 않겠다는 다짐을 지킨 것이었지.

==================================

(140)

그 순간 상옥은 이미 마음을 정했다.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이렇게 죽는 게 너무도 원통하지만 상하이를 떠나기 직전 임시정부와 의열단 동지 앞에서 자결하여 뜻을 지킬지언정 적의 포로가 되지 않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왜놈에게 붙잡혀 조직과 스스로의 이름을 더럽히고 싶지 않았다.

==================================

아빠는 이미 그의 삶이 어떻게 끝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읽으면서 부디 살아서 도망가길 바랬단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삶을 마감하고 말았단다. 도대체 이런 정의로운 사람이 왜 이렇게 젊은 나이에 억울한 삶을 마감해야 하는가. 그런 것을 보면 신은 없는 것이 맞는 것 같구나. 그런데 앞뒤 정황을 살펴보면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던진 사람은 김상옥이 아닌 것 같다는구나. 그게 무엇이 중요하리그 뜨거운 뜻은 이미 일본에 여러 차례 폭탄을 던진 것이나 진배없는 것이었어.

3.

종로경찰서의 폭파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일본 경찰은 조선인 출신 고등계 형사 한 명을 중국으로 보내게 된단다. 그런데 그 조선인이 의문의 인물이었어. 그 사람이 누구인지 이야기하기 전에 의열단의 이야기를 해줄게.

김상옥이 거사를 계획했던 것은 의열단과 상하이 임시정부가 협력을 했던 것이라고 했어. 의열단은 단독으로 또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었어. 종로경찰서 폭파 사건이 있었던 한 달 전인 1922 12, 의열단은 단독으로 대규모 폭파 투쟁을 추진했단다. 유석현이라는 의열단원이 국내에 잠입하여 군자금을 마련하려다가 친일파 판사 백윤화의 신고로 경찰에 잡혔다가 풀려나는 일이 있었어. 이때 그가 풀려나게 도움을 준 사람이 조신인 출신 고등계 경찰인 황옥이라는 사람이야. 황옥의 계급은 경부로 무척 높은 사람인데, 그가 왜? 황옥은 사실 김원봉과 친분이 있는 사람이었어. 1920년 밀양 폭탄 사건 때 알게 된 사이라고 했어. 1922 12월 김원봉은 대규모 폭탄 반입작전을 펼쳤어. 의열단원인 김시현이 폭탄반입 역할을 하기로 했고 황옥이 도와주기로 했단다. 그런데 의열단원 사이에도 황옥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대. 아무리 의열단 단장 김원봉과 가까운 사이더라도 일본 고급 경찰이니까 말이야.

그로부터 과거로 좀더 시계를 돌려보자꾸나. 폭탄 투쟁에 있어 심각한 문제가 있었어. 폭탄이 없었던 거야. 이때 도움을 준 이가 몽골에서 명의로 소문이 난 이태준이라는 의사였단다. 이태준은 상하이로 왔다나 김원봉은 만나고 의열단에 가입했어. 그리고 그가 알고 있는 폭탄 전문가 헝가리 사람 마자르를 데리고 오겠다며 다시 몽골로 돌아갔단다. 그런데 소식이 끊겼어. 감감무소식….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김원봉이 베이징에 머무르고 있었을 때, 어떤 외국인이 김원봉을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어. 그를 만나보니 그는 바로 이태준이 소개해주려고 했던 폭탄 전문가인 헝가리 사람 마자르였던 거야. 이태준에게 이야기를 듣고 직접 제발로 찾아온 거야. 그로부터 이태준의 소식도 들을 수 있었어. 몽골에서 러시아 백군에게 살해당했다는구나. 또 하나의 안타까운 죽음.. 슬프구나

==================================

(197)

놀랍게도 그가 바로 이태준이 소개해주겠다던 마자르였다. 혼자서 약산을 찾아 몽골에서 베이징까지 온 것이다. 마자르는 약산에게 그간의 사정을 이야기해줬다. 그는 이태준과 함께 고륜을 떠나 베이징으로 오던 길에 러시아 백군을 만났는데, 이태준은 일본군 장교들의 농간으로 끝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외국인 그는 다행히 생명만은 건질 수 있었다. 친구 이태준은 비록 죽었지만 그와의 약속만큼은 꼭 지키고 싶어 혼자서 약산을 찾아 베이징까지 오게 됐다는 것이다.

==================================

마자르의 도움으로 이제 고성능 폭탄도 준비가 되었어. 이제 국내로 반입만 하면 되었지.

김원봉은 의열단이 벌이고 있는 일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신채호를 찾아가 의열단 선언을 써달라고 요청했어.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일제시대 최고의 명문인 조선혁명선언이었단다.

4.

, 이제 다시 종로경찰서 폭탄의 배후를 조사하기 위해 상하이로 떠난 조선인 출신 고등계 형사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이제 그가 누구인지 눈치챘겠지. 그가 바로 황옥이란다. 그 정도로 일본 경찰의 신임을 받고 있던 그였어. 상하이에 도착해서 김원봉과 만남을 가지고 김원봉은 황옥을 절대 신임했단다. 하지만 여전히 의열단 내부에서도 황옥을 믿지 못하는 이도 있긴 했어.

, 이제 폭탄 반입 작전이 시작되었단다. 발각이 될 뻔한 일도 있지만, 위기를 여러 번 모면하고 국내에 반입하였단다. 이때 마자르와 황옥이 큰 역할을 했다고 했어. 총 반입작전의 총 책임자는 의열단원 김시현이었다. 경성에 도착한 후, 황옥은 자신이 폭탄을 가지고 있으면 발각될 수 있다는 생각에 다른 이에게 폭탄을 맡겼는데, 여기서부터 틀어지기 시작한 것이지황옥으로부터 폭탄을 받은 사람도 발각이 두려워 다른 사람에게 맡겼는데, 그 사람이 일본 경찰의 밀정이었어. 일본 경찰에 고발했지. 경찰부장이 황옥을 호출했어. 일본 경찰에서도 이 신고를 반신반의했어. 자신들의 심복이었던 황옥이 의열단과 연루되어 있다니 말이야. 일단 황옥을 돌려보내기는 했지만, 의심을 계속 했어.

또 하나 그들의 실수. 그들이 폭탄을 반입하면서 일부는 신의주의 지인에 맡겨두었어. 하지만 그 지인도 믿을만한 사람이 아니었단다. 일본경찰에 발각이 되었고 그 사람의 입에서 김시현과 황옥이라는 이름이 나왔어. 이제 황옥은 빼도 박도 못하게 되었어. 서울에 숨겨두었던 폭탄도 모두 발각이 되었고, 의열단원들은 모두 체포가 되어 거사를 일으키지도 못하고 실패하고 말았단다. 안타까운 순간이로구나. 너무 많은 사람들이 엮여 있어서 그랬던 것 같구나. 황옥도 붙잡혔는데, 황옥은 혐의를 부인했어. 이것을 두고 황옥을 비난하는 이도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김원봉과 약속이었다고 하는구나.

==================================

(230)

황옥 일행이 텐진을 떠나기 직전 약산은 황옥만 따로 불렀다. 약산의 표정에서 비장함이 느껴졌다. 그는 황옥에게 이번 작전의 중요성과 비밀 엄수 등 몇 가지 주의사항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우리의 혁명운동은 이번 한 번으로 끝치는 게 아니요. 우리의 이상하는 바가 실현되기까지는 끊임없는 투쟁이 있어야 하오. 우리 대에서 못 이루면 자식 대에서, 자식 대에서 못 이루면 손자 대에까지라도 가지고 가야 할 우리 운동이오. 이번의 우리 계획이 불행히 패를 보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황공은, 결코 우리가 이번에 취한 수단방법에 관하여는, 발설을 마오, 한번 드러나고 보면 방책을 두 번 쓸 수는 없는 일 아니겠오?”

박태원의 <약산과 의열단>126

==================================

….

황옥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유죄 판결을 받고 10년 형을 받았대. 그리고 감옥에서 중병을 얻어 가석방을 했다고 하는구나.

이번 거사의 총책임을 맡았던 김시현도 감옥에 갇혔는데, 그는 특이한 이력이 있다고 하는구나. 나중에 광복을 맞이하고, 칠십 노인이 되고 나서도 독재 정치를 하고 못된 짓을 많이 한 이승만을 암살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는구나. 그의 삶 전체가 정의로움으로 똘똘 뭉쳤던 사람이구나.

….

이렇게 김상옥과 황옥의 이야기가 끝이 났단다. 비록 그들의 작전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그들은 일본경찰에게 우리가 계속 싸우고 있다고 충분히 알려준 것 같구나. 영화 <암살>에서 전지현이 날린 명대사처럼 말이야. “둘을 죽인다고 독립이 되냐고? 모르지. 그치만 알려줘야지. 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

PS:

책의 첫 문장 : 겨울바람이 제법 매섭게 불던 1923 1 12일 금요일 저녁 7시 반, 경성 종로의 천도교당(지금의 수운회관)에는 진보적 성향의 사회단체인 서울청년회가 주최하는 대중연설회가 열리고 있었다.

책의 끝 문장 : 이 책이 그런 우리의 노력에 조금이나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바깥에서 "투항하라"는 소리가 연이어 들렸다. 하지만 상옥은 조용히 눈을 감고 머리에 권총을 갖다 댔다. 그의 눈에 살짝 물기가 맺혔다.

배고픈 어린 시절 낮에는 쳇불공장과 대장간에서 일하면서 밤에는 야학을 다니며 공부하던 동생 춘원과 함께 영덕철물상회를 운영했던 일, 3.1만세운동 후 <혁신공보>를 제작해 경성시내에 뿌렸던 일, 암살단을 조직해 사이토 총독을 죽이려고 한 일, 상하이 시설 연인 장규동의 죽음, 임시정부 인사들을 만나고 의열단에 가입해 원대한 조국 광복의 꿈을 키웠던 일 등 34년의 짧은 생애가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스쳐갔다.

김상옥은 모제르 7연발총의 방아쇠를 힘껏 당겼다. - P141

"이태준은 단순한 의료생활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도 지사였다. 조국광복을 위해서는 그도 항상 마음을 태우고 있었다. 시베리아 깊숙이 살고 있으면서도 동지들과의 연락은 그치지 않았다. 이태준은 평범한 의사이면서 레닌이 혁명운동을 위해서 상하이임시정부에 보내준 돈 백만 원 중 40만 원을 상해까지 안전히 가지고 가는 중책을 떠맡아 이를 성공시킨 사람이었다."

<약산과 의열단>96~97쪽 - P189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삭매냐 2019-05-07 1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드라마 <이몽>이 그렇게 말이 많다고
하던데...

의열단원들이 스스로 거사에 지원하기 위해
죽는다는 걸 뻔히 알면서 제비뽑기를 했다는
이야기는 정말 -

bookholic 2019-05-08 00:39   좋아요 0 | URL
음.. 그런 드라마가 있었군요.... 고증이 제대로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어버이날 선물로 받은

DIY 책갈피...

카네이션보다 3000배 좋아요~~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겨울호랑이 2019-05-06 1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캐릭터 그림이 참 예쁘네요! bookholic님, 차별화된 어버이날 선물 축하드립니다!^^:)

bookholic 2019-05-06 22:08   좋아요 1 | URL
ㅎㅎ 고맙습니다. 저도 뜻밖에 선물에 기분이 좋네요...
겨울호랑이님! 행복한 오월 되세요~~

목나무 2019-05-06 15: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낫. 아버지 취향저격 선물이네요. 기특도하여라. ^^

bookholic 2019-05-06 22:09   좋아요 1 | URL
우리 애가 제 취향을 잘 아는 것 같아요^^
어린이날 선물을 좀 주었더니...^^
설해목님도 행복한 오월 되세요~~~~
 
딸은 딸이다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2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추리 소설로 유명한 애거사 크리스티가 자신의 이름을 숨긴 채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쓴 소설들의 컬렉션. 아빠가 작년에 그 여섯 권 중에 두 번째 책을 읽을 때 그런 이야기를 했었어. 이왕 이렇게 된 거 봄마다 한 권씩 읽겠다고 말이야. 전에 읽은 두 권에 모두 이라는 말이 들어 있어서 봄에 읽은 것인데, 봄마다 읽어야겠다고 작은 다짐을 했어. 일년은 휙 가는구나. 또 봄이 와서 한 권을 읽었단다. 이번에 읽은 소설은 이라는 말은 없었단다.

딸은 딸이다. 원제가 무엇인가 봤더니, A Daughter's a Daughter. 딸과 엄마 사이에 관한 이야기인데, 아빠는 아빠라서 잘은 모르지만 딸과 엄마 사이의 관계를 잘 그린 것 같더구나. 딸과 엄마 사이는 보통 여자와 여자 사이와 다른 무엇인가 있잖아. ‘나무도 딸이니까 자라면서 점점 그런 것을 느낄 수 있겠지? 이 책에 이런 말이 있더구나. 아들을 아내를 얻을 때까지만 아들이지만, 딸은 영원히 딸이라고 말이야.

1.

이 소설이 출간된 년도가 1958년이라는 점은 감안하고 읽어주길 바란다. 주인공 앤. 결혼한 지 얼마 안되어 남편을 잃고 혼자서 외동딸 세라를 키웠어. 집에는 가정부이자 친구인 이디스가 있었지. 세라가 계속 집에서 같이 생활하다가 처음으로 집을 떠나 3주 동안 스위스로 여행을 가기로 했단다. 앤은 기분이 이상했어. 세라 나이가 열아홉으로 어린 것도 아닌데, 막상 처음으로 떨어져 있으려니 기분이 무척 이상했어. 그 기분, 아빠도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너희들이 예전에 유치원 졸업을 앞두고 처음으로 엄마 아빠와 떨어져서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하룻밤을 잤을 때 아빠도 좀 이상한 느낌을 받았으니까 말이야.

앤은 남편을 혼자 잃고 딸을 혼자 키운 고전적인 여인이었어. 그러나, 세라는 앤과 달리 현대적이고 활달하면서 자기중심적이었어. 당시 다른 십대 소녀들과 마찬가지였지. 앤이 보낸 십대와는 많이 달랐지. 남자친구 게리에게도 거의 하인 다루듯 부려먹었어. 앤의 눈에 게리가 성에 차지는 않았지만, 딸에게 일일이 그런 것을 이야기해서 뭘 하겠니. 그 또래 애들은 이렇다고 했어.

==============================

(10)

끔찍하군! 무슨 그런 생각을 해! 세라가 얼마나 무섭게 짜증을 낼까! 세라와 그 또래 여자아이들이 부모에게 원하는 한 가지가 있다면 그건 바로 태평한 무심함 같았다. “야단 떨지 마요, 엄마.” 아이들은 간절히 그렇게 말했다.

물론 그들은 부모가 베푸는 봉사는 받아들였다. 세탁소에 옷을 맡기도 찾아오고 세탁 요금을 대신 내주는 일. 곤란한 전화 통화(“엄마가 캐럴에게 전해주면 일이 훨씬 쉬워질 거예요.”)나 끝없는 정리정돈(“엄마, 내가 어지른 걸 치우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급히 나가봐야 해서요.”).

==============================

2.

세라가 떠나고 울적한 마음을 달래려고 앤은 제임스의 초대로 저녁을 같이 먹었어. 제임스는 오래된 친구였는데, 남자로서는 끌리지는 않았지. 그런데 그 저녁 식사에 제임스가 다른 사람들도 초대를 했는데, 그때 동석을 했던 리처드라는 남자에 끌렸어. 그 이후 다른 곳에서 우연히 만난 이후 그들은 사랑에 빠지게 되었어. 그리고 십 일 만에 리처드는 청혼을 했고, 앤은 받아들였어. 앤은 행복했지.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으니, 딸의 반응이었어. 딸이 여행에 다녀와서 알게 되는 것보다 미리 알고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앤은 메리에게 리처드가 청혼을 해서 결혼할 것이라고 편지를 썼어. 아차, 앤은 주소를 잘못 적어 편지는 반송이 되었어. 앤이 마중 나가서 집에 오는 동안이라도 이야기하려고 갔는데, 길이 엇갈려 세라는 앤이 없는 집에 왔어.

그 집에 리처드가 세라와 인사하려고 와 있었는데, 그들의 첫만남부터 서로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기고 헤어졌단다. 앤은 리처드와 결혼한다고 세라에게 이야기했어. 세라는 리처드가 마음에 안 든다고 했어. 그리고 리처드와 결혼을 하면 분명히 엄마는 불행에 빠질 것이라고 했어. 세라는 어디서 오는 확신인지 모르겠지만, 강한 확신에 빠졌어. 세라의 입장에서는 엄마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이 결혼은 반드시 깨져야 한다고 생각했어. 리처드도 처음에는 세라에게 잘 보이려고 했지만, 세라가 적대감을 보이며 말과 행동을 보이자, 욱하는 마음이 생겨서 그만 심한 말다툼을 하고 말았어. 앤은 가운데서 중재를 했지만, 그것은 쉽지 않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졌고, 만날 때마다 그랬어. 앤은 딸이 그렇게 반대를 하는 결혼을 할 수 없었단다. 그래서 결국 앤은 리처드와 결혼을 하지 않기로 했단다.

3.

그 일이 있고 2년이 지났어. 앤은 2년 전과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단다. 앤은 매일 저녁 사람들과 약속을 하고 만남을 가지고 술도 자주 마셨어. 앤은 예전과 다른 생활을 하고 있지만 이런 생활이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어. 그런데 이런 생활이 계속될수록 술과 수면제 없이는 잠도 잘 이루지 못했어. 딸 세라도 스스로 결정하고 생활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어. 세라가 돈은 많지만 나쁜 남자로 소문이 난 로렌스라는 남자와 결혼한다고 했을 때도 반대하지 않고 딸의 의견을 무조건 존중했어. 로렌스가 세 번이나 이혼을 했고, 전 부인들이 좋지 않은 상태가 된 이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라는 결혼하고 싶어했고, 앤은 딸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반대를 안 했어.

어느날 앤과 결혼할 뻔했던 리처드에게 연락이 와서 방문을 해도 되냐고 했어. 리처드는 이미 다른 여자와 결혼을 했고 근처에 와서 연락을 한 거야. 앤이 세라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세라는 이름조차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었어. 아무리 철부지 어린 것이라고 하지만, 세라가 너무 심한 것 같구나. 리처드가 어리고 예쁜 부인과 함께 방문을 했어. 앤은 리처드를 그저 아린 추억으로만 생각을 하면서도 후회의 감정이 생기기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 리처드는 2년 만에 확 변한 앤의 모습에 놀랬지만, 내색을 하지 않았고 앤과 결혼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일종의 안도감을 느끼기까지 했단다.

4.

또 일 년 뒤, 앤은 이제 폐인이라고 할 만큼 알코올과 수면제의 의존하고 있었어. 결혼한 딸 세라와 연락도 거의 안 했어. 그런데 다른 이로부터 딸 세라가 마약을 한다고 이야기를 해주었어. 그렇다고 앤이 세라를 챙길 여력도 있는 것도 아니야. 늘 그렇듯 딸의 의견을 존중해야지.

..

외국에서 농장을 하던, 딸의 첫사랑 게리가 귀국을 했어. 게리는 여전히 세라를 사랑하고 있었지. 그런데 마약으로 엉망이 된 세라를 보고 가슴 아팠어. 게리는 세라에게 같이 다시 출발하자고 했어. 같이 캐나다 가서 사업을 하자고 했어. 세라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고, 그 힘들다는 마약 치료도 받았지. 앤도 뒤늦게 딸 세라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세라와 재회를 한단다. 말은 안 했지만 앤과 세라는 서로 화해를 했어. 엄마와 딸이잖니

….

소설은 그렇게 끝이 났단다. 아빠는 비록 엄마는 아니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 가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더구나. 우리 나무도 나중에 엄마와 어떤 사이가 될까. 지금처럼 가끔 티격태격 하지만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 그리고 아빠와 딸 사이아빠와 아들 사이도 생각해 보았어. 아빠가 백점 짜리 아빠는 아니지만, 그 누구보다 너희들을 사랑하는 아빠라는 것은 알아줘~~^^ 사랑해~~~

PS:

책의 첫 문장 : 앤 프렌티스는 빅토리아 역 플랫폼에 서서 손을 흔들었다.

책의 끝 문장 : 사람으로서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는 하느님의 평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41)

이 광속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SF 작품들에서는 단순히 속도를 증가시키는 것이 아닌 다른 기술적인 아이디어들이 등장했다. <스타트렉>이나 <스타워즈>, <배틀스타 갈락티카> 등에 등장한 워프나 최근 국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도 선보였던 웜홀 등이 그 예다. 워프는ㄴ 우주선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선과 목적지 사이의 공간을 수축시킨다는 발상으로 광속한계를 피해가고, 웜홀은 우주의 다른 곳으로 연결되어 있는 통로로서 3차원 우주의 벽을 넘어서는 일종의 지름길이다. 이런 개념들은 나름대로 물리학에 기초하고 있지만 아직은 이론적인 상상 수준이며 애초에 불가능한 것일 가능성도 높다.

(81)

이 괴물 화산들이 갑작스레 폭발하여 생성된 상황은 한때 물이 많고 대기가 짙었던 이 행성이 지금 같은 모습이 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 광경을 한번 상상해보자. 땅과 하늘이 뒤집어지며 흙과 바위들이 공중으로 날아간다. 대기가 흩어지면서 한때 파랗던 하늘은 검게, 이어서 붉게 변하고 바다와 강은 증발하거나 얼어붙는다. 이 모든 경천동지(驚天動地)의 대참사가 불과 며칠 만에 벌어지는 것이다. 이쯤 되면 이제 우리가 접해온 각종 재난 영화의 종말 광경 정도는 우스워진다.

(86)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대로 오래전 화성에는 풍부한 물과 공기가 분명 존재했고 따라서 다양한 생명체가 살고 있었을 가능성도 적기 않다. 그런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정부가 수억 달러를 들여 화성에 탐사선과 착륙선을 수시로 보내고 있는 것이다. 만약 화성에 그런 과거가 있었다면, 그들 중 일부는 문명을 세우고 과학을 발전시키고 나아가 우주를 탐사하며 번영해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구상에서 우리 인류가 보여준 실례가 증명하듯 일단 생명체가 타고난 지능이 특정한 수준에 도달하고 나면 문명과 과학기술은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4)

생각해보자. 태양계에 있던 9개의 행성 중 네 번째인 화성과 다섯 번째인 행성 Z, 이웃한 두 개의 행성이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이 사건들에 공통분모는 분명히 존재할 거라고 여겨지지만, 한쪽이 파괴됐다고 해서 다른 한쪽도 저렇듯 대기와 물이 증발하고 지표가 처참하게 찢겨나갈 정도로 괴멸될 개연성은 없다. 어디선가 거대한 천체가 날아와서 행성 Z를 부수고 튕겨나가 다시 화성에 부딪쳤을 리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 과연 어떤 가능성이 남을까. 서로 떨어진 세계의 괴멸로 귀결되는 하나의 사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는 그런 예를 잘 알고 있다. 바로 전쟁이다.

(127)

남아프리카 부시맨족의 신화는 홍수 이전에는 밤하늘에 달이 보이지 않았다고 전하고 있다. 그리스 남서부 펠로폰네소스에 있었다는 전설상의 나라 아르카디아의 구전에 따르면 홍수 이전에는 걱정과 슬픔을 모르는 천국 같은 세상이 있었으며 달은 홍수 후에 나타났다. 그리고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감독관이었던 아폴로니우스는 BC. 3세기에 과거에는 지구의 하늘에서 달을 볼 수 없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한편 핀란드의 서사시 칼레왈라와 남아메리카 전설은 대홍수 등 우주 대격변의 원인이 달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191)

바그다드의 옛 메소포타미아 유적에서는 건전지 역할을 할 수 있는 항아리가 발견되었다. 그리고 수천 년 전의 유물들 중 전기가 없이는 만들 수 없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출토되고, 역시 전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얇은 피막의 순금으로 도금된 칼이 발견된 적도 있다. 이런 점들을 보면 과거에 국지적으로나마 전기가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249)

하지만 이렇듯 모세와 예수 등을 논함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모세가 화성인이고 예수는 행성 Z인이라거나 그 후예들이 혈연으로 계속 엮어졌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모세와 예수는 지구인이고 단지 화성과 행성 Z의 가치관과 기술(기적) 등을 전하기 위해 선택된 이들이며, 그 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정보 없이 그저 저 두 갈래의 가치관을 직간접적으로 추종하며 살아왔을 뿐이다.

(283)

이 태양계 제국의 비밀을 전수받은 사람들은 아직도 이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들이 이토록 오랫동안 힘과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앞선 지식과 정보, 기술 등을 통해 고대 이집트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엘리트로서 드러나지 않는 막후에서 활동해왔기 때문이다.

(287)

이렇게, 고대 태양계 제국의 그림자 속에서 지구를 포함한 행성의 잔존 세력들이 암암리에 주도권 다툼을 벌여온 것이 바로 우리가 아는 5000년 인류 문명의 역사인 것이다. 화성의 모세와는 상반된 가치관을 지녔던 예수가 나타나 행성 Z의 세계관을 전파하고, 그의 사후 1000년이 지나 다시 모세적 도그마로 굳어져간 세상에 도전한 성당기사단의 가치는 18세기 이후 프리메이슨으로 이어져 프랑스 혁명과 미국 독립의 실현을 통해 근대정신의 산파 역할을 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