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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 어쩐지 의기양양 도대체 씨의 띄엄띄엄 인생 기술
도대체 지음 / 예담 / 2017년 10월
평점 :
다른 사람이 몇년간 관리하지 않던 일을 맡아 이틀간 정신이 없이 이리저리 표류하다 어찌어찌 시작을 했다. 분하기도 하고, 막막하기도 했지만 결국 맡겨진 일이니 어떻게든 해야겠지.
결국 책에서 위로를 받는다. ‘위로 받으려고 읽는 책이니 위로를 받아내겠어‘라고 비장하게 시작했지만 중간중간 피식피식 웃다가 스르르 풀어졌다.
생각해보면 그 일과 비슷한 일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나혼자였으니 당연히 내게 올 일이었고, 오히려 혼자서 처음부터 하나씩 뜯어고쳐가며 할 수 있는 일이니 다른 일보다 더 낫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하던 일에 더 얹은 것이니 마음만이라도 긍정적으로 말이다. ㅋㅋㅋㅋㅋㅋㅋ
인생은 좋은 것도 좋아하지 않는 것도 들어있는 과자 종합세트이다.
이젠 인생의 모든 순간을 내 마음에 드는 일로 채우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물론 그러면 좋겠지만 아마 그런 삶은 여간해선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냥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순간을 견딜 수밖에. 인생은 종합세트이니까.
지금의 삶이 변변치 않으면 지난날들도 다 부질없게 느껴지기 쉽다. 그러나 찬찬히 돌아보면 나도 뭔가 하긴 했다. 배우고 싶던 걸 배운 적도 있고, 좋은 습관을 하나 만들기도 했고, 하고 싶던 것을 조금이나마 했고, 새로운 경험도 해보았다. 제일 중요한 돈이 없긴 한데 아무튼 살아 있긴 하다. 여전히 못난 사람이긴 하지만 조금씩이나마 나은 사람이 되고 있다고 생각은 한다.
다만 내가 나아지는 속도가 세상의 속도보다 너무 늦지 않길 바라는 것이다. 그건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까. 세상이 ‘이 정도로는 어림없지. 넌 탈락이다’ 하면 그걸로 끝인 것이다.
나에게 맞는 수심과 유속의 강을 찾으면, 그때 배를 띄울 수 있을 거라 믿으며, 조금씩이라도 내 배를 만들어가고 있을 수밖에 없다.
영영 배 같은 거 띄울 날이 오지 않을 수도 있겠지.
그렇대도 ‘그렇다면 별수 없죠’ 하고 받아들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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