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의 팟캐스트를 즐겨 듣기에 읽는 내내 그의 목소리로 듣는 느낌이었다. 그가 말하는 과학적 사실은 대부분 알고 있는 것이기에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나갔다.다만 이 책의 후기에 유시민 작가는 과학을 공부하며 인문학의 가치와 한계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닐까 싶다. 과학은 인간이 무엇인지, 세상이 무엇인지, 우주가 무엇인지 밝혀가고 있고 어쩌면 궁극적으로 모든 ‘WHAT‘을 알아내고 ‘WHY‘를 해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HOW‘가 더 중요하다. 과학은 인간이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그 세포는 분자, 더 나아가 원자로 이루어진 것을 밝혀냈지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주지 않는다. 인간의 삶을 풍요롭고 건강하게 만든 과학의 가치는 인정하지만 그 한계 또한 명확하다. 그 ‘어떻게‘를 채울 수 있는 것이 유시민 작가가 이야기하는 ‘그럴법한 이야기‘ 즉 인문학이다. GDP 3만 달러의 시대에 우리는 예전보다 더 행복해졌을까. 행복이라는 것을 단순히 뇌 안의 호르몬 분비로 바라본다면 ‘멋진 신세계‘의 소마가 해결책이겠지만 그것을 바라는 사람은 없다. 인간적인 행복은 인문학의 ‘그럴법한 이야기‘에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