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여름 특별판) - 잃어버린 나를 찾는 인생의 문장들
전승환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표지가 너무 예쁘다. 나는 순전히 표지가 예뻐서 책을 사서 읽기도 하는 유형의 인간이기에...

너무 이쁜 핑크에 파란색 아이스크림이 예쁘게 감각적으로 있는 책을 순전히 예뻐서 샀고 읽었다. (잃어버린 나를 찾는 인생의 문장들.... 여기서 문장들이란 말에도 마음이 갔다.)

 

제법 오래 베스트셀러였으니까... (나도 지난 여름에 산 책이구나)

작가는 전승환 님...나도 나에게 고맙다는 책을 샀었고 읽었는데... 지금 소장하고 있지 않는 걸 보면 선물을 줬던지 중고 서점에 팔았던지...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나보다.

 

이 책은 책 속 구성도 예쁘다. 핑크 제목들이 있고 인용글 들은 연보라색이다....(넘 이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용들이 참 예쁘고 따뜻했다.

 

나는 독서 많이 하신 분들이 좋은 책, 좋은 글 모아서 소개하는 책들을 아주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한 작가 님의 시집 한 권을 다 읽는 것이 내게는 그렇게 재미가 없는데 시 모음집이나 그림 모음집, 그리고 이렇게 좋은 문장 모음집은 너무너무 재미있고 읽기도 좋은 것 같더라고... ‘책 읽어주는 남자’.. 오디오클립을 진행하시고 그걸로 유명하신 분이 좋은 책이 아닌 좋은 문장들로 책을 내주셔서 그야말로 감사할 뿐...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 읽었던 작품들이 많이 나와서 정말 반가웠다. 작가 님 취향이 나랑 비슷한 걸까?(아니야 좋은 건 모두에게 좋기 때문일거야...)

 

정호승 시인의 [바닥에 대하여]란 시가 책의 초입부터 좋았고 신형철 평론가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도 좋았다.

김민철 작가의 [모든 요일의 여행]은 어디에서 많이 들었어도 좋다.

 

예전 책에

여기서 행복할 것

이라는 말을 써두었더니

누군가 나에게 일러주었다.

 

여기서 행복할 것의 줄임말이

여행이라고,

 

나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김종삼 시인의 [어부]의 이 구절도 너무 좋다.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

사노라면

많은 기쁨이 있다고

 

외로움을 이야기하는 곳이 특히 좋았는데 백석 시 [흰 바람벽이 있어]라는 시구.

 

하늘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쓰 쨈과 도연명과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그러하듯이

 

후회가 남지 않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곳에서는 나를 뒤돌아봤다. 나는 후회없는가...

거기서도 철학자 키르케고르의 말이 나온다.

 

인생은 뒤돌아볼 때 비로소 이해되지만, 우리는 앞을 향해 살아야마 하는 존재다.

 

아사다 지로의 소설 [파리로 가다]

세상이란 건요, 행복의 모습은 대개 거기서 거기로 비슷하지만 불행의 모습은 제각각 다르답니다. 저마다 자기만의 특별한 고통을 짊어지고 있어요....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의 유명한 첫 문장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위대한 집착 파트의 미켈란젤로의 말

 

만약 내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사람들이 안다면, 내 작품은 그리 대단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백창우 시인의 [소주 한 잔 했다고 하는 이야기가 아닐세]라는 시는 술 한잔에 열이 올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소주 한 잔 하고 싶었고. 박노해 시인의 [겨울 사랑]이라는 시를 보고 스킨쉽도 애정 표현도 잘 못 하는 나지만 주변 사람들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었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유일하게 알고 있는 마들렌 이야기를 다시금 읽어보면서 나의 마들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삶은 기억이다/ 살아있는 관계, 살아있는 추억..... 이 꼭지가 가장 좋았다.

 

내가 사랑하는 시인이신 이해인 수녀님의 [추억일기2]... 나의 서랍을 다시 열어보고 싶었고..

 

그렇게 애정하던 가네시로 가즈키의 [연애소설]의 문장이 특히 좋았다. (, 나 분명 읽었는데 왜 이리 새롭지?)....그래 우리는 만나야 해!!

 

안 만나는 사람은 죽은 거나 다름없는 거야. 가령 추억 속에 살아 있다고 해도, 언젠가는 죽어버려. 이 세상에는 무슨 일이든 생길 수 있잖아. 지금은 너하고 이렇게 손잡고 있지만, 손을 놓고 헤어지면, 두 번 다시 못 만날 가능성도 있는 거잖아?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좋아하는 사람하고는 계속 만나야 한다는 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뒤에도 좋은 문장, 주옥같은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

김용택 시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전화하고 싶다. ~ 때문에 생각나는 나의 친구들에게

심순덕 시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언젠가 우리 아이는 이 시를 보게 되면 내 생각이 날까?

이용채 작가의 [혼자일 수 밖에 없던 이유]... 내 이야기 같아 놀랐다..

눈물나게 반짝반짝 빛나던 예쁜 맘 예쁜 글 장영희 교수님의 글귀들

말이 필요없는 [어린왕자]의 글들

한때 우리들의 노트를 가득 채웠던 유안진 [지란지교를 꿈꾸며]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마시멜로 해!

 

외로움에 관해서, 관계에 대해서 그리고 오롯이 자기 자신으로 살고 좀 더 단단해지기... 나를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자..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용기, 이별, 도전, ....등등..

 

이런저런 심리 에세이보다 더욱 치유되었던 글읽기...

 

나의 마들렌도... 이런 좋은 책 읽기 였던 것 같다.

학창시절처럼 이쁜 노트, 각 잡힌 예쁜 일기장 한 귀퉁이에 정성껏 한 자, 한 자 써 내려가고 싶은 좋은 문장들....

행복한 독서, 찬찬한 생각, 그리움과 외로움, 추억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좋은 사람이 떠오르게 해 준.... 멋지 시간을 선물해 준 좋은 독서였다.... 이만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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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과 서사로 읽는 브랜드 인문학
민혜련 지음 / 의미와재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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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과 서사로 읽는 브랜드 인문학

 

민혜련 지음

 

오랜만에 제대로 된 인문학 책을 만났다. 나는 책을 순전히 재미로 보는 편이라 순 소설책이나 에세이 등을 읽고 있고 내가 좋아하기에 역사책이나 미술, 음악, 요리 관련 책을 볼 뿐이다. 이번에 읽게 된 브랜드 인문학’... 나는 나름 독서를 한다는 이유로 좀 아는 척 하기를 좋아한다. 은연중에 그런 척을 하고 있다. 한 때 안다안다 김박사로 불렸던 나는 ... TV도 많이 보고 라디오도 잘 듣고 활자 중독이 있는 편이라 잡다 지식이 좀 있지만.... 웬 걸 정말 취약분야가 있는데... 그게 브랜드이다. 명품을 진짜 모른다. 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을 남부럽지 않게 하고 있지만... 백화점은 식품 코너만 다니기에.... 심지어 상표를 어찌 읽어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누가 명품을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휘감고 다녀도 잘 모르고 짝퉁을 든다고 해도 모른다. 심지어 나도 모르게 짝퉁을 들고 다니기도 해도 모른다. 내가 아는 것은... 샤넬, 구찌, 루이비통, 페라가모, 버버리.... 엄청 표나게 상표가 딱... 있는 건 알지.. 살면서 젤 놀란 것이 에르메스.... 가든파티인가(이름도 모르겠다.. 뭐 많더라..) ... 암튼 개나 소나 다 들고 다니고 엄청 헐찍해 보이고 편해서 나도 막 들고 다닌 엄청 많이 본 백이... 에르메스란다.(모조가 많았겠지. 진짜도 많았을까? ) 충격... 그래서인지 제대로 된 명품이 없는데.. 나이가 드니 하나 정도는 있는게 좋을까.. 생각도 해보지만... 나는 가방은 가벼운게 좋아서 천 가방이 좋던데.. 그래도 핸드백 .. 하나는 있는게 좋겠지.. 하며 사는 1인이다.

이런 내게 브랜드 인문학은 새로운 세상이다.

이 책 참 재미있다. 워낙 바쁘고 일이 쏟아질 때라 사실 책이 생기고 빨리 읽지 못 했다. 틈틈이 보기에는 만만치 않은 책이라 비교적 시간 나는 주말에 몰아 읽으니 그 어떤 책보다도 흥미있고 재미있었다.

 

이탈리아, 프랑스, 르네상스 전문가인 작가 님은 오래도록 프랑스에서 유학하시고 왕성한 호기심과 열정으로 르네상스적 인간이 되신 분으로 여기에는 브랜드 개별적인 이야기도 많았지만 시대적 상황이라던가 여러 가지 역사, 문화, 음식, 자기, 정치, 시대별 트렌드, 인물 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녹아 있어 읽으면 읽을수록 엄청 똑똑해질 것 같고 뭔가 내 속에 지식의 양식이 마구 마구 쌓여가는 느낌이 들었다.

 

story 1. 브랜드 (이름을 건다는 것의 의미)

여기에서는 개별적인 브랜드의 이야기들이 나온다. (이름이 브랜드가 된 경우가 많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비스포크, 파텍필립, 에르메스, 루이비통, 페라가모, 구찌, 오트쿠튀르(이건 브랜드는 아니지만...), 스키아파렐리, 샤넬, 크리스챤 디올, 입생로랑, 프라다, 로마네 콩티... 등 어디서 들어봄직하거나 처음 듣지만 뭔가 고급진 브랜드들의 스토리를 알아가는 것이 참 흥미로웠다. 왜 유럽에만 명품이 있는 것일까... 장인들을 어디에도 있는데... 그것이 바로 유럽인들이 잘 하는 스토리텔링의 힘이랄까.. ‘장인정신은 기본에 과시하는 문화가 강하고 헬레니즘 등을 통함 융합과 종교 등의 활용 등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대중에게 전파해야 하는지를 수천 년간 학습해온 유럽.

암튼 보면서 이런 브랜드의 시작은 정말 명품스럽고 가치있고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한땀 한땀의 장인의 손길이 남달랐던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1세대가 저물고 자손에게 이어진 뒤, 명성을 이어가고 더 발전한 경우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 자본주의의 요소로 인해 예전의 명품같은 스페셜함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과시적 욕구와 여러 가지 인간의 욕망을 자극한 명품은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브랜드 이야기에서는 그나마 이름을 알고 있는 것들 중에서 페라가모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고... 뭔가 스토리를 알고 나니 꼭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구찌는 참 좋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스토리를 듣자니... 참 별로더라...(근데 현재 구찌가 가장 대중적인 것 같다.) 스키아파렐리나 샤넬의 이야기는 참 흥미진진하고 멋있었고 디올과 입생로랑은 작가 님이 참 좋아하시는 것 같다. 애정이 듬뿍 묻어났다. 그리고 프라다는... 실용주의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에르메스나 루이비통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이 책에는 대체로 이탈리아와 프랑스 브랜드 들이 주로 나오는데 동시대에 있었던 것 같은 지방시나 발렌시아가, 달리 등은 분명히 이름도 거론되었던 것 같은데 왜 따로 얘기하지 않은셨는지도 살짝 궁금했다. (얼마 전 TV에서 오드리 햅번이야기하는 프로에서 지방시가 나와서 스토리가 없는 것은 아닐 것 같은데...) 그리고 그나마 알고 있는 버버리는 전혀 언급이 없어서도 조금 궁금했다.

 

story2 : 서정(시간의 숲에서 반짝이는 것들을 만나다)

욕망, 가성비는 처음부터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가격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황금비율, 기호와 상징, 거울, 페르소나, 브랜딩이라는 이름의 허상, 이탈리아의 추억, 아메리칸 드림, 북유럽의 간결성... 등이 나오는데 아주 인문학적인 고급스러운 글들이 매력적이었다. 작가 님의 이탈리아 사랑은 여기에서도 아주 팍팍 느껴진다. (어렸을 때부터 아름다운 문화유산에 둘러싸여 살아온 그들의 문화나 삶이 어찌 안 아름다울 수 있으랴)

 

story3 : 서사(명품은 어떻게 인간의 역사가 되는가)

여기야말로 르네상스적 인문학 이야기들의 결정판으로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헬레니즘과 기독교, 실크로드, 중국 도자기에서 본차이나까지, 르네상스, 베르사유(럭셔리는 국가의 자산이다->아주 똑똑해), 팜므파탈(치명적인 트렌드세터), 살롱문화, 부르주아, 머스트해브, 럭셔리..... 도자기 이야기들이 아주 흥미로웠고 퐁파두르 공작부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야기는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기도 하다.

 

뭔가 끝이 그냥 끝나서 약간 아쉬울 뿐.(왜 이런 책 뒤에는 맺는말, 작가 후기 등이 없을까?)

그리고 정말 재미있고 좋은 설명 사이사이 사진같은 거나 참고 그림 등이 있으면... (저작권 문제가 많나?).... 배로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을 남기며... 시간이 흐른 뒤에 우리에게도 이렇게 쓸 수 있는 명품이야기가 나올 것이라 기대해보면서.....아주 똑똑해진 것만 같아 행복했던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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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를 말하기 -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 위하여
김하나 지음 / 콜라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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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를 말하기

 

김하나 작가님

 

작년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책 중 하나가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였다.

또래 부산 출신 작가 님들의 이야기, 그리고 색다른 동거이지만 마치 결혼해서 처음 살아가는 부부의 이야기와 너무 유사해 정말 공감하면서 읽었다. 두 분의 글발도 정말 대단했고... 작가 님들 작품을 한번 찾아봐야지.. 하고는 못 찾아봤다. (누누히 말하지만 나는 소설을 좋아하는데.. 요즘은 이상하게 소설보다는 다른 작품 위주로 읽고 있고 더욱 재미가 있는 것 같다.)

애정하는 YES24 [책읽아웃 : 김하나의 측면돌파]은 찾아 읽고 있는 수준...(난 옛날 사람이라 팟캐스트가 어색하고.. 정통 라디오나 그냥 음악을 듣는 촌스러운 사람인 걸...방송을 들어보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해야겠다.)

암튼 많이 들어보지는 못 했지만 조금씩 찾아 들었던 방송에서 작가님의 목소리는 정말 신뢰가 가고 멋진 목소리였던 것을 기억한다. 이분은 글도 잘 쓰더니 목소리도 좋고 진행도 참 잘 하시네... 했었지. 제법 늦게 작가 님의 책을 읽게 된 점을 반성하며... 암튼 전작도 좋았지만 이번 작품에서 나.. 감히 .... 말한다. 작가 님 너무 멋있어요! 저 그냥 작가 님 팬 할래요.

 

이 책은 말하기에 대해서 쓰여있다. 우선 미리 밝힌다. ... 좋았다. 아주 많이^^

우선 기본 말하기 책이니까 말하기의 기술에 대한 것들이 나와 있다. 말하기는 걷기처럼 누구나 그냥 하는 것이지만 말하기는 소통이고, 공감이고, 폭력이고, 음악이고, 가르침이고, 놀이고, 도발이고, 해소고, 울림이고, 예의라는 작가님의 서문에서부터 마음을 뺏긴 책읽기는.... 말하기에서 힘빼기, 잠깐 멈춤(포즈...참 중요한 것 같다.)의 기술, 침묵에 대한 것, 최고의 안주는 대화, 좋은 걸 좋다고 말하기, 누구에게도 상처주지 않는 말들, 좋아하는 목소리, 대화의 희열.... 이런 이야기들이 이어지는데 실제 도움이 되는 것들도 많았고 배울 점도 많았다.

나는 여러 이야기들 중에서 .....‘단군 이래 가장 큰 여성 작가 모임이야기가 너무 너무 부럽고 좋아서... 눈물이 쏙 뺐다.(난 눈물이 많은데 감동의 눈물과 기쁨의 눈물도 참 많다...) 그리고 그 어떤 페미니스트의 글보다 여성들에게: 우리에겐 겸손할 권리가 없다’...를 보고 느낀 점도 많았다. 남자나 여자를 떠나서 얌체같고 일 안 하려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다. 그리고 남자 여자를 떠나 능력있고 일 열심히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왜 여자들은 걔 중 잘 하는 사람도 겸손만 한 건지... 읽다 보니 공감이 많이 갔다. 나도 열심히 하고 잘 하는 분야에서는 보다 당당해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단순히 나만을 위해서만이 아닌 앞으로 인생을 살아갈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암튼 그렇게 생각해 보던 순간...

 

읽으면서 공감도 많이 되었고 작가 님과 이야기도 정말 많이 나누고 싶어지던 날... 멋진 사람이 되고 싶고 또 좋은 만남, 좋은 대화가 그립던 날.. 그리고 나의 말하기에 대해서 다시 많이 생각해보던 어떤 날.....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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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씨의 입문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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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씨의 입문

 

내 또래 작가... 어느날 책을 읽다 보니 나는 공지영 작가 님 세대의 작가나 최근 젊은 작가의 작품들은 읽었지만 또래 작가는 없는 줄 알았다.

근데 미안하게도 아주 많았다.

그니까...70년대 후반 생 작가들...

근데 읽은게 많이 없어서... 하나씩 시작하기로 했다.

그 중... 황정은... 제법 매니아가 많다. 사실 대중적인(내가 많이 모르면... 덜 대중인 것 맞다고 생각하는 이 자신감..) 작가까지는 아니지만 인정받는 작가인 것 같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까.. 하다가 은근히 작품이 많고 나는 나름 순서대로 읽고 싶은데... 여건이 그게 못 되어서 망설이던 찰나... 중고서점에서 이 책을 만났다. 다른 책도...

연도는 좀 되었는데... 절대 아무도 읽지 않은... 느낌이 나는 책. 망설임 없이 샀다.

9개의 단편이 모여 있는 책이다. (제목부터 아주 묘했다... 삶과 죽음, 상실, 고통, 견딤... 이런 이야기들만 모아 놓은 걸까?)

 

읽기 시작....

... [야행].... 뭐지? 꼭 이상의 시를 보는 이런 느낌... 세련되다고 해야, 멋있다고 해야 글 좀 읽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걸까? ... 그래 새롭기는 하다. 그치만... 좋다고 말할 수 없다.

이후 읽어나가는 작품들마다... 뭐지? 다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까?(나만 모르나봐.. 이 소외감하며...)

글들은 짧고 생략도 많고 같은 말의 반복에 뭔가 초현실주의적 표현으로 의외로 금방 금방 읽히지만(이 상황 벗어나려고 너무 후다닥 읽어버렸나?) 뭐지?....나는 읽으면서 순간순간 생각했다. 나 뭐하는 거지? 무슨 소리지?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서평들도 찾아보았더니 .... 책만큼 어렵고 있어 보이고 난해한 것이 잔뜩(왜 이리 똑똑한 사람들이 많은가..)....나랑은 먼 이야기들이 대부분이고 간혹 친절하게 써 놓으신 서평도 있어 뒤늦게 이해를 아주 조금 했다.

 

참신하고 새로우나 .... 나는 스토리 위주의 클래식하고 촌스러운 옛스타일 글을 좋아하는 이해력 짧은 독자로서.. 작가님의 다음 작품은 아주 꺼려진다. 꼭 또래 작가의 글이라고, 같은 세대라고, 같은 나라 사람이라고.... 공감이 되는게 아니기에 읽던데로 땡기는 작품 위주로 읽겠다.

 

작가님 책.....몇 권 더 샀는데.. .. 다시 팔아야할까.. 망설여지는 글읽기....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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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만 책을 읽었습니다 - 김은섭 암중모책
김은섭 지음 / 나무발전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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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만 책을 읽었습니다.(김은섭의 암중모책)

 

도서 평론가...1세대 온라인 서평가... 리치보이.. 김은섭 지음

 

도서평론가의 책을 평소 잘 읽지는 않는다. 난 서평을 꾸준히 쓰지만 누가 읽으라고 쓰는 것도 아니고(나는 주목받는 걸 싫어한다. SNS는 게을러서 못 하고, 댓글 등도 잘 남기지 않는 다.) 그러니까 내 서평은 잘 쓰고 싶어서 쓴다기보다 읽은걸 기록이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 것들이 많아 나를 위해 쓴다. 그리고 다른 이들 서평 보는 것은 좋아하는 편이지만 평론가들이 쓴 전문적인 글보다는 보통의 사람들이 쓰는 글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고 이 평론가 님의 책을 읽게 된 것은..‘이란 말이 들어가서 처음에 호기심을 가졌고 심지어 아프면서도 책을 읽으셨고, 그로 인해 이겨내셨다는 것을 보고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강했기 때문이다.

출판사는 나무발전소... 낯선 데 우연히 나의 서가(오호.. 좀 있어 보이는데..)를 쳐다보니 예전에 내가 참 좋아했던 책 카페에서 책 읽기1`2’가 여기서 나온 책이었다. (혹시 부산에 있는 출판사일까... ?)

암튼 사설이 길다. 이 책은 표지는 초록 그리고 살짝 핑크가 나오고.. 띠지는 핑크... 으잉.. 표지 ... 내겐 좀... 신경 써서 만드신 거지만 나는 무조건 예쁜 책을 좋아하는데 나의 심미안에서는 너무 안 예뻐서 안타까웠다. (하긴, 전문가들이 엄청 신경 쓰셨겠지.)

작품은... 참 좋았다.

책은 가볍고 두껍지 않다. 50을 바라보는 작가는 6살의 어린 아들이 있는 아빠이다. 부산에서 사시는데 회사에 정해서 출근하는 직업이 아니다보니 부인이 일하시고 작가님은 육아, 살림을 전담하시고 밤에는 독서와 글쓰기를 하시면서 온전한 사랑을 아이에게 쏟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는 분... 누구보다 잘 먹고, 활기차고 건강해 보이시던 작가님이 어느날 대장암 3판정을 받고 당황하고 수술하고 치료해가는 동안의 이야기가 아주 리얼하게 쓰여있다.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다고 한들 환자로서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통증과 지독한 외로움, 혹시나 하는 걱정,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안쓰러움, 때로는 원망, 그리고 그 안에서 찾은 희망, 일상에 대한 감사, 처절한 투병과 치료의 지난한 과정이 아주 솔직하게 쓰여 있으면서 그래도 평생을 해오신 독서를 친구 삼아 관련 책들을 소개하시고 그 때 그때 느꼈던 맞춤 책에 대한 감상이 적혀 있다. (암환자 된 뒤 읽은 책은 작가 님께 그냥 책이 아니라 남은 삶을 더 알차게 만들어줄 지도와 나침반이었다고 하시며..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게 도와주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작가 님이 소개한 책은 과 관련된 책들이 많았다. 환자에게 자기계발서는 생뚱맞고, 경제경영서는 뜬금없으며, 소설은 너무 작위적이다 보니(? - 작가님 책에 실려 있는 말인데 넘 맞아서 한 번 써보았다. p.056)... 실제 마지막 책 리스트에 등장하는 18권의 책들 중 에세이 류가 월등히 많았다. 읽어본 책도 있고 이번에 소개해주셔서 굉장히 읽고 싶어진 책들도 많았다. 작가 님이 프로 독서가이시고 글도 잘 쓰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할까. 나는 개인적으로 구구절절한 투병기나 아픔이 적혀 있는 글이나 TV프로그램은 안 보는 편이다. 감정이입이 잘 되고 눈물이 누구보다 많은 편이라 일부러 슬프거나 무섭거나 너무 어두운 것들은 멀리 하기에, 이런 저런 병과 수술로 병원에 있어야 했던 경험도 남보다 많았기에..... ‘과 관련된 것들은 애써 외면하곤 했다. 그럼에도 나의 인생 책 중 하나는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인데... 외면하여 놓쳐버린 아름답고 좋은 작품들을 많이 알려주셔서 감사하다.

가정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 어린 아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틋함, 친구에 대한 고마움, 삶에 대한 강한 의지, 책에서 얻은 깨달음...공감도 많이 했고.

책이 가벼워서 참 좋았다.(나이가 드니 예전에는 양장 책, 있어 보이는 책이 참 좋더만.. 지금은 가벼운게 젤 좋더라....) 투병기라고 지지리 궁상이 아니어서도 좋았다.

수술과 항암 치료, 항암 종료까지 나오며 책이 끝난다.

작가 님이 지금 건강하실거라 믿고 앞으로 건강 관리 잘 하셔서 좋은 글 더욱 많이 써주시길 간절히 응원하면서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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