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과 서사로 읽는 브랜드 인문학
민혜련 지음 / 의미와재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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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과 서사로 읽는 브랜드 인문학

 

민혜련 지음

 

오랜만에 제대로 된 인문학 책을 만났다. 나는 책을 순전히 재미로 보는 편이라 순 소설책이나 에세이 등을 읽고 있고 내가 좋아하기에 역사책이나 미술, 음악, 요리 관련 책을 볼 뿐이다. 이번에 읽게 된 브랜드 인문학’... 나는 나름 독서를 한다는 이유로 좀 아는 척 하기를 좋아한다. 은연중에 그런 척을 하고 있다. 한 때 안다안다 김박사로 불렸던 나는 ... TV도 많이 보고 라디오도 잘 듣고 활자 중독이 있는 편이라 잡다 지식이 좀 있지만.... 웬 걸 정말 취약분야가 있는데... 그게 브랜드이다. 명품을 진짜 모른다. 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을 남부럽지 않게 하고 있지만... 백화점은 식품 코너만 다니기에.... 심지어 상표를 어찌 읽어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누가 명품을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휘감고 다녀도 잘 모르고 짝퉁을 든다고 해도 모른다. 심지어 나도 모르게 짝퉁을 들고 다니기도 해도 모른다. 내가 아는 것은... 샤넬, 구찌, 루이비통, 페라가모, 버버리.... 엄청 표나게 상표가 딱... 있는 건 알지.. 살면서 젤 놀란 것이 에르메스.... 가든파티인가(이름도 모르겠다.. 뭐 많더라..) ... 암튼 개나 소나 다 들고 다니고 엄청 헐찍해 보이고 편해서 나도 막 들고 다닌 엄청 많이 본 백이... 에르메스란다.(모조가 많았겠지. 진짜도 많았을까? ) 충격... 그래서인지 제대로 된 명품이 없는데.. 나이가 드니 하나 정도는 있는게 좋을까.. 생각도 해보지만... 나는 가방은 가벼운게 좋아서 천 가방이 좋던데.. 그래도 핸드백 .. 하나는 있는게 좋겠지.. 하며 사는 1인이다.

이런 내게 브랜드 인문학은 새로운 세상이다.

이 책 참 재미있다. 워낙 바쁘고 일이 쏟아질 때라 사실 책이 생기고 빨리 읽지 못 했다. 틈틈이 보기에는 만만치 않은 책이라 비교적 시간 나는 주말에 몰아 읽으니 그 어떤 책보다도 흥미있고 재미있었다.

 

이탈리아, 프랑스, 르네상스 전문가인 작가 님은 오래도록 프랑스에서 유학하시고 왕성한 호기심과 열정으로 르네상스적 인간이 되신 분으로 여기에는 브랜드 개별적인 이야기도 많았지만 시대적 상황이라던가 여러 가지 역사, 문화, 음식, 자기, 정치, 시대별 트렌드, 인물 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녹아 있어 읽으면 읽을수록 엄청 똑똑해질 것 같고 뭔가 내 속에 지식의 양식이 마구 마구 쌓여가는 느낌이 들었다.

 

story 1. 브랜드 (이름을 건다는 것의 의미)

여기에서는 개별적인 브랜드의 이야기들이 나온다. (이름이 브랜드가 된 경우가 많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비스포크, 파텍필립, 에르메스, 루이비통, 페라가모, 구찌, 오트쿠튀르(이건 브랜드는 아니지만...), 스키아파렐리, 샤넬, 크리스챤 디올, 입생로랑, 프라다, 로마네 콩티... 등 어디서 들어봄직하거나 처음 듣지만 뭔가 고급진 브랜드들의 스토리를 알아가는 것이 참 흥미로웠다. 왜 유럽에만 명품이 있는 것일까... 장인들을 어디에도 있는데... 그것이 바로 유럽인들이 잘 하는 스토리텔링의 힘이랄까.. ‘장인정신은 기본에 과시하는 문화가 강하고 헬레니즘 등을 통함 융합과 종교 등의 활용 등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대중에게 전파해야 하는지를 수천 년간 학습해온 유럽.

암튼 보면서 이런 브랜드의 시작은 정말 명품스럽고 가치있고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한땀 한땀의 장인의 손길이 남달랐던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1세대가 저물고 자손에게 이어진 뒤, 명성을 이어가고 더 발전한 경우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 자본주의의 요소로 인해 예전의 명품같은 스페셜함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과시적 욕구와 여러 가지 인간의 욕망을 자극한 명품은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브랜드 이야기에서는 그나마 이름을 알고 있는 것들 중에서 페라가모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고... 뭔가 스토리를 알고 나니 꼭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구찌는 참 좋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스토리를 듣자니... 참 별로더라...(근데 현재 구찌가 가장 대중적인 것 같다.) 스키아파렐리나 샤넬의 이야기는 참 흥미진진하고 멋있었고 디올과 입생로랑은 작가 님이 참 좋아하시는 것 같다. 애정이 듬뿍 묻어났다. 그리고 프라다는... 실용주의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에르메스나 루이비통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이 책에는 대체로 이탈리아와 프랑스 브랜드 들이 주로 나오는데 동시대에 있었던 것 같은 지방시나 발렌시아가, 달리 등은 분명히 이름도 거론되었던 것 같은데 왜 따로 얘기하지 않은셨는지도 살짝 궁금했다. (얼마 전 TV에서 오드리 햅번이야기하는 프로에서 지방시가 나와서 스토리가 없는 것은 아닐 것 같은데...) 그리고 그나마 알고 있는 버버리는 전혀 언급이 없어서도 조금 궁금했다.

 

story2 : 서정(시간의 숲에서 반짝이는 것들을 만나다)

욕망, 가성비는 처음부터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가격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황금비율, 기호와 상징, 거울, 페르소나, 브랜딩이라는 이름의 허상, 이탈리아의 추억, 아메리칸 드림, 북유럽의 간결성... 등이 나오는데 아주 인문학적인 고급스러운 글들이 매력적이었다. 작가 님의 이탈리아 사랑은 여기에서도 아주 팍팍 느껴진다. (어렸을 때부터 아름다운 문화유산에 둘러싸여 살아온 그들의 문화나 삶이 어찌 안 아름다울 수 있으랴)

 

story3 : 서사(명품은 어떻게 인간의 역사가 되는가)

여기야말로 르네상스적 인문학 이야기들의 결정판으로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헬레니즘과 기독교, 실크로드, 중국 도자기에서 본차이나까지, 르네상스, 베르사유(럭셔리는 국가의 자산이다->아주 똑똑해), 팜므파탈(치명적인 트렌드세터), 살롱문화, 부르주아, 머스트해브, 럭셔리..... 도자기 이야기들이 아주 흥미로웠고 퐁파두르 공작부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야기는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기도 하다.

 

뭔가 끝이 그냥 끝나서 약간 아쉬울 뿐.(왜 이런 책 뒤에는 맺는말, 작가 후기 등이 없을까?)

그리고 정말 재미있고 좋은 설명 사이사이 사진같은 거나 참고 그림 등이 있으면... (저작권 문제가 많나?).... 배로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을 남기며... 시간이 흐른 뒤에 우리에게도 이렇게 쓸 수 있는 명품이야기가 나올 것이라 기대해보면서.....아주 똑똑해진 것만 같아 행복했던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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