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왜 이 책은 도서관 서지 정보에 ‘철학‘으로 분류되어 있는걸까? 가끔 전혀 아닌데 싶은 서지 정보들이 있다. 진심궁금.
![](https://image.aladin.co.kr/product/29231/73/cover150/8991259723_1.jpg)
*첫문장*
01.기억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일본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은퇴한 하라구치 아키라는 규칙적인 반복 패턴이 없는 무한소수 파이를 소수점 아래 11만 1700자리까지 암기했다. 3.14159 이하 11 만 1695개의 수를 기억한다는뜻이다. 흔히들 예전 같지 않은 기억력에 만족하며 경로우대나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69세의 나이에 말이다!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도 그렇다. - P25
-그 기억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뭔가를 기억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먼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차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인지(보고, 듣고, 냄새맡고, 느끼고)와 주의집중이다. - P40
입력된 정보에 ‘주의‘라는 신경자극이 더해지지 않으면 해마는어떠한 감각정보도 ‘장기기억‘으로 강화시키지 못한다. 내가 다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에 다리 위를 주행한 경험은 몇초 만에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뇌에서 사라져버렸다.
방금 한 말, 사람 이름, 전화기를 어디에 두었는지, 어마어마하게 큰 다리를 건넜는지 안 건넜는지 등이 생각나지 않는 첫 번째이유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눈앞에 있는 것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나중에 기억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안경을 어딘가에 두면서 스스로 그 행동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안경을 둔 곳에 대한 기억을 만들 수 없다. 나중에 안경을 못 찾아서답답해하는 것은 엄밀히 말해 기억 때문이 아니다. 아무것도 잊어버리지 않았다. ‘기억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았을 뿐이다.‘ 안경을 잃어버린 이유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서다(그리고 안경은 아마 머리에 쓰고 있었을 것이다!) - P42
그러니까 뭔가를 기억하고 싶다면 우선 그 뭔가에 집중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말처럼 쉽지 않다. 지금처럼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것들이 도처에 널려 있는 시대가 아니더라도 우너 뇌는 원래 집중을 잘 못 한다. - P43
-30초면 휘발되어 버리는 기억들 지금 이 순간, 의식에 머물러 있는 것은 작업기억working memory이라 불린다. - P53
-작업기억의 보관용량 작업기억은 지속시간도아주 짧지만 보관용량도 크지 않다. 작업기억이 한 번에 보관할수 있는 정보의 양은 얼마나 될까? 매우 적다는 사실도 놀랍지만꽤 정확하게 규명되어 있다는 사실도 의외다. 작업기억의 보관용량은 1956년 조지 밀러George Miller가 처음 규명했고 그의 연구 결과는 아직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작업기억은 15초에서 30초 동안다섯 개에서 아홉 개까지의 정보를 보관할 수 있다. - P55
여기서 잠깐. 작업기억에 보관된 모든 정보가 수 초 만에 날아간다면, 어떻게 우리는 책의 내용을 조금이라도 기억하는 걸까? 애초에 굳이 책을 읽는 이유가 있을까? 오늘 아침에 뭘 먹었는지, 지난주에 춤 선생님이 안무와 함께 들려준 생소한 재즈 음악이어떤 선율이었는지, 2017년 내가 했던 TED 강연은 무슨 내용이었는지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 걸까? 매순간 새로운 목록을 기억하고 15~30초에 한번씩 새로운 전화번호를 외우고 살기에는인생이 너무 복잡하다. - P61
도대체 작업기억은 무엇을 위한 걸까? 작업기억은 대다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기억의 최초 관문이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세세한 정보 가운데 우리의 주의를 사로잡고,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거나 감정을 자극하는 것들은시한부의 작업기억 중에서도 따로 선택되어 해마로 전송된다. 해마에서 강화된 정보들은 장기기억으로 전환되고, 장기기억은 작업기억과는 다르게 보관 기간과 용량에 제한이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바다. - P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