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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와 불교 - 선과 명상에 대한 심리학적 이해와 접근
안도 오사무 지음, 인경.이필원 옮김 / 불광출판사 / 2010년 8월
평점 :
학창시절 불교에 관한 내용을 외웠던 기억이 떠올랐다. 사성제는 고집멸도 이렇게 외우고 각각의 내용을 요약하고 분별하는 것이다. 이 책 도입분부터 나오는 사성제를 보면서 학생의 기분으로 돌아간듯했다. 시험에 대한 압박감이 있었기에 좋은 기억만은 아니었다. 불교는 종교로서 간주되지만 그 철학적 깊이는 동양철학의 큰 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난 어느 종교에도 편향된 시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다만, 우리가 쉽게 접할수 있는 기독교와 성경에 대해서 조금 더 알 뿐이다. 불교에 관련된 책도 자주 접하게 되는데, 기독교가 유일신에 대한 믿음을 강조한다면 불교는 개인적 해탈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불교도 대승불교/소승불교로 나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찾아봐야겠다.
서양 문명이 경험적이고 실험적 결과를 통한 물질에 중심을 두었다면 동양은 깊은 사유와 명상을 통한 정신에 가치를 두었다. 과학의 힘을 통한 서양문명의 놀라운 발전은 물질에 대한 숭배와 만능주의로 되었고 많은 자원과 물질을 소유한 나라는 부유국으로서 서양이외의 다른 나라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전쟁과 교류를 통해서 이러한 물질문명의 전파는 동양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금의 전통적인 정신문화는 퇴색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물질과 정신이 불가분의 관계로서 수레의 양바퀴라고 한다면 한 쪽이 비이성적으로 커졌을때 문제는 야기되어진다. 서양의 물질문명에 대한 끝없는 추구는 결국에는 앞으로 나갈수 없게 삐덕거리게 되고, 이에대한 출구로서 동양의 정신적 문화를 수용함으로써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생각이든다. 불교의 철학과 선사상 명상등은 서양에서 널리 전파되어 가고 있고 그 효과와 활용에 대한 과학적 분석도 뒷받침되고 있다. 매슬로의 욕구단계만 보더라도 서양의 최종 목표는 자아실현이다. 자아를 보는 시각도 불교와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 불교의 자아는 초월의 대상이지 실현의 대상은 아닌 것이다. 자신의 욕구를 채워가면서 자신의 만족을 최상으로 이끄는 것이 자아실현이라면, 초월과 해탈은 자신이외에 모든것과 하나가 되는것 또는 구분이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선과 악의 구분도 이쁨과 추함의 구분도 모든것은 인간의 인식과 습관으로부터 나온 것이므로 이 잘못된 인식과 습관을 없애는 과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교를 심리학적 치료의 관점에서 보았을때 자기초월을 향한 실천방법으로 명상을 택하고 있다. 굳이 불교의 교리를 따로 설파하지 않아도 명상 자체만으로도 많은 심리적 신체적 치료 효과를 보여주고 있고, 과학적인 메커니즘의 발견도 뒤따르고 있다. 서양의 명상이나 요가 등이 역전파되어 동양에서 알려지고 있다. 현대인의 불균형한 삶의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 불교의 명상은 동서양 구분없이 더이상 종교로서 인식되지는 않는다. 불교를 종교적 관점에서만 접했던 나의 시각은 이제 불교의 실천방법인 명상을 통해서 자신을 초월하고 세상에 더 배려하는 삶을 가꾸어 나가야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려웠던 점은 전문용어와 철학적, 관념적 용어가 주를 이루면서 머리속에서 정리되고 해석되어지는 과정이 너무 오래 걸렸다. 그리고, 모든 책에 대한 글을 쓸때는 그 책이 가지고 있는 내용을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책의 소화와 섭취를 통해 자신만의 용어로 표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간혹 서평을 읽다보면 책 내용의 반복이나 다른 사람의 서평과 비슷한 내용이 담겨 있을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심리치료와 불교가 이론적으로 불교와 심리학의 다양한 분석을 제시했다면 이에 대한 실천적인 책으로서는 '붓다 브레인' 을 추천하고 싶다. 호흡법부터 자세까지 자세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