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자 선언 -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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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시절부터 좋아하는 책과 음악만 잔뜩 쌓아놓고 홀로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개인주의자였다. 요령껏 사회생활을 잘해나가는 편이지만 잔을 돌려가며 왁자지껄 먹고 마시는 회식자리를 힘들어하고, 눈치와 겉치레를 중요시하는 한국의 집단주의적 문화가 한국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 개인주의는 유아적인 이기주의나 사회를 거부하는 고립주의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사회에는 공정한 룰이 필요하고, 그로 인해 개인의 자유가 일정 부분 제약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개인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위해 다른 입장을 가진 타인들과 타협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믿는다. 집단 내 무한경쟁과 서열싸움 속에서 개인의 행복은 존중되지 않는 불행한 사회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이민’만은 아닐 것이라고 믿으며, 감히 합리적 개인주의자들의 사회를 꿈꾼다. - 책 날개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서로 다른 별에서 온 외계인들이 북적대는 술집 같은 것이 내가 생각하는 사회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내 생각일 뿐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에게 강요할 수 있는 것이 못 된다. 그저 저 별에서 저런 과정을 거쳐 자란 인간들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하는 것을 서로 알게 될 뿐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 차이에 대한 인식이 평화로운 공존과 타협의 시작일지 모른다. 저 초록색 외계인들이 내 맘에는 안 들더라도 어차피 잠시 머물려 즐겁게 보내야 할 이 술집에서 서로 오해하고 총질하면 내 손해니 잠시 참아주기라도 하자는 합의가 있어야 술집이 돌아간다. ‘다름’은 물론 불편하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가능한 한 참아주는 것, 그것이 톨레랑스다. 차이에 대한 용인이다. - 9, 10쪽

우리 평범한 인간들이 어찌 이웃을 ‘사랑’하기까지 하겠는가. 그저 큰 피해 없으면 참아주기라도 하자는 것이다. "제발 우리 서로 사이좋게 지내요. 어차피 한동안은 이 땅에 다 같이 발붙이고 살아야 하잖아요. 그러니 서로 노력을 해나가자고요." 평생 청각장애인으로 살아야 될 정도로 백인 경관들에게 무차별 구타를 당한 로드니 킹이 그로 인한 LA 폭동 때 평화를 호소하며 했던 말이다. - 10쪽

가성비 좋은 행복 전략이라는 관점으로 생각하면 직업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집착할 필요도 없다. 우선 자기 힘으로 생존하는 것이 생명체의 기본 사명이므로 냉정하게 현실적으로 자기가 선택가능한 직업 중 최선을 선택하여 생계를 유지하되, 직업은 직업일 뿐 자신의 전부를 규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취미 활동, 봉사, 사회 참여 등 다양한 행복 활동을 병행할 수 있는 것이다. 춤추는 것을 좋아한다고 반드시 백댄서가 되어 평생 춤만 춰야하는 것이 아니다. 일하면서 동호회 활동으로 주말에 홍대 앞에 나가 춤을 춰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자기 재능과 열망의 크기에 따라 합리적으로 선택하면 그뿐이다. 이런 식으로 위험을 분산하면 행복할 기회가 늘어나고 소소한 행복의 플랜B, 플랜C를 계속 만들어 갈 수 있다.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과학에 따라. - 54, 55쪽

법관들도 말에 대해 주의하고 반성하기 위해 전문가의 강의를 듣는다. 그때 배운 것이 있다. 데이의 <세 황금문>이다. 누구나 말하기 전에 세 문을 거쳐야 한다. `그것이 참말인가?` `그것이 필요한 말인가?` `그것이 친절한 말인가?`
흔히들 첫번째 질문만 생각한다. 살집이 좀 있는 사람에게 `뚱뚱하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이 아니다. 그러나 참말이기는 하지만 굳이 입 밖에 낼 필요는 없는 말이다. 사실 필요한 말이 아니면 하지 말라는 두번째 문만 잘 지켜도 대부분의 잘못은 막을 수 있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필요 없는 말로 남에게 상처를 주며 살아가고 있는지...
더 나아가 진심으로 친구의 비만을 걱정해 충고하고 싶다면 말을 잘 골라서 `친절하게` 해야 한다. 옳은 충고도 `싸가지 없이`하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진심이 담긴 필요한 말이라고 해도 배려심 없이 내뱉으면 그것이 진실이기 때문에 더 상대에게 깊은 상처를 줄 수도 있다. - 136쪽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북유럽사회에서 배울 것은 정치나 제도 이전에 먼저 그들의 문화적 전통이 아닐까 한다. 스웨덴의 문화적 전통 중 중요한 것으로 `라곰(Lagom)`이 있다.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게, 적당히`라는 뜻이다. 바이킹 시대 술통을 돌려가며 마시는 풍습에서 유래한 것으로, 한 사람이 너무 많이 마셔버리면 다음 사람이 마시지 못하니 적당히 나눠야 함을 강조하는 말이라고 한다. - 260쪽

북유럽 전역에서 관습법처럼 통용되는 `얀테의 법`이라는 것도 있다. 1933년 산데모제라는 노르웨이 작가가 이를 정리하여 소설 속 가상의 덴마크 마을 얀테의 관습법으로 발펴했다고 하는데, 그 내용의 핵심은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지 마라, 남보다 더 낫다고 남보다 더 많이 안다고 남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지 마라, 남을 비웃지 마라`다. - 2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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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들어도 좋은 말 -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이석원 지음 / 그책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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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좋아할 만한 사람만을 좋아한다. 참 지독히도 방어적인 연애 타입이지만 그래서 한 번도 짝사랑이란 걸 해 본 적이 없다. 난 제아무리 예쁘거나 매력이 있어도 애초부터 나랑 연결될 가능성이 없는 사람이면 본능적으로 마음이 아예 시작을 안 한다. 거절에서 비롯되는 상처로부터 나를 지키려는 것이다. 난 하지도 않는 음악을 한다고 거짓말을 해서 정말로 음악을 하게 되거나,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소설을 쓰고 있다고 거짓말을 해서 겁 없이 그 판에 뛰어드는 무모함은 있어도, 정작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만은 단 한 번도 그런 용기를 내본 적이 없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 23, 24쪽

니가 그렇게 불평이 많고
타인과 세상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유는
가진 게 없어서 그래.
니 안목이 남달라서도 아니고
니가 잘나서도 아니야.
단지 가난해서 그래.
니 내면과 환경이. 경험이. 처지가. - 118쪽

운명

"사실인진 모르겠지만,
운명의 상대를 만나면 얘기가 안 끊어진대요."

그럼, 내가 평생 읽을 책 같은 사람을 만나면 되는 건가? - 125쪽

어려서는 별 대가 없이도 넘치도록 주어지던 설렘과 기대 같은 것들이 어른이 되면 좀처럼 가져보기 힘든 이유는 모든 게 결정되어버린 삶을 살기 때문이다.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 벌 수 있는 돈, 만날 수 있는 사람의 수 등이 서른이 넘과 마흔이 넘으면 대개 정해져 버린다. 장차 여행은 몇 나라나 더 가볼 수 있고 몇 권의 책을 더 읽을 수 있으며 내 힘으로 마련할 수 있는 집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지가 점점 계산 가능한 수치로 뚜렷해지는 것이다. 남은 생이 보인다고 할까. 허나 아무리 어른의 삶이 그런 것이라고는 해도 모든 것이 예상 가능한 채로 몇십 년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가혹하다,고 생각하기에 나는 노력하기로 했다. 너무 빨리 결정지어진 채로 살아가고 싶지 않은 것이다. 남은 생에서도 한두 번쯤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생기길 바라며 살고 싶다. 자고 일어나서 막 눈을 떴을 때 또다시 맞을 하루가 버겁지 않았으면 좋겠다. - 149쪽

인간은 결국엔 혼자서 살아갈 수밖에 없고
혼자 보내는 대부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의 질이 결정된다고 봤을 때

책의 가장 위대하고도 현실적인 효용성은
혼자 있는 시간을
사람들과 있을 때 못지않게
때로는 그보다 더욱 풍요로운 순간으로
만들어준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쉽게 말해,
바로 이런 순간에
책을 읽어야 한다는 얘기다. - 237쪽

선택

인생을 살아내느냐
아니면 견디느냐에 관한 문제. - 3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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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들어도 좋은 말 -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이석원 지음 / 그책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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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인간> 이후로 이석원의 책은 다시는 안 읽으려고 했는데... 서점 신간코너에서 훑어보다가 바로 구입했다. 알랭 드 보통의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의 한국버전 같은 느낌이다. 역시 이석원은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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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적 글쓰기 - 열등감에서 자신감으로, 삶을 바꾼 쓰기의 힘
서민 지음 / 생각정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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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이란 금방 나타났다 사라지며, 한번 사라지고 난 뒤에는 다시 떠올리기 어렵다. 시상이 떠오른다면 재빨리 노트와 연필을 꺼내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바쁠 때는 간단한 얼개만 써놔도 되지만, 시간이 충분하다면 글 한 편을 모두 써버리는 것이 좋다. 의욕이 있을 때 좋은 글이 나올 확률이 훨씬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럴 시간이 어디 있냐고 하겠지만, 자투리 시간은 의외로 많다. - 125쪽

쉽게 쓰자. 없어 보이는 게 두렵겠지만, 아는 사람은 안다. 쉽게 쓸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그 방면의 진정한 고수라는 것을. - 1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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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이나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후회한 12가지
와다 이치로 지음, 김현화 옮김 / 한빛비즈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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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사 생활`이라는 게임에 참가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 룰을 부정하고 건성으로 게임에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참가해야 한다.
게임을 즐기기 위한 최고의 비법은 그 게임에 진심으로 몰두하는 것이다. 이기든 지든 상관없다는 태도로 임하는 게임은 즐거울 리가 없다. 진심이어야 게임의 참된 묘미를 맛볼 수 있는 법이다.
진심으로 승리를 바라고 게임에서 이기는 법을 연구하여 상대 플레이어와 심리전을 펼치고 상대를 앞지른다. 그리고 파산하게 만들어 게임판에서 제거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 플레이어에게 여러분이 제거당하게 된다.
물론 이것은 비유다. 비유지만 무척이나 현실적인 비유다. - 18, 19쪽

늦게 꽃을 피우는 쪽이라면 몇 년간의 공백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 터다. 눈앞의 인생을 전력으로 사는 것은 창조적인 활동을 어중간하게 지속하는 것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면 창조성에 보다 나은 양분이 되지 않을까.
하드보일드 소설 작가인 레이먼드 챈들러가 필립 말로를 창조한 것은 51세 때였다.
젋은 시절에 시를 썼던 챈들러는 다양한 직종을 경험했고 작가가 되기 직전에는 석유 회사 부사장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음주와 상습적인 결근 등으로 직업을 잃고 말았다. 그 무렵에 그는 당시에 싸게 손에 넣은 저속한 잡지를 아무 생각 없이 읽다가 자신도 이 정도 글이라면 쓸 수 있겠다, 어느 정도 벌이가 되겠다고 생각하여 실제로 44세부터 소설 기법을 배워 51세에 그 유명한 <빅 슬립>을 발표했다.
꿈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인생은 길다. 초조해하지 않아도 된다.
몇 년간은 일단 잊고 주어진 일에 몸과 마음을 다해 몰입하자. - 39쪽

그럼에도 역시 처음의 꿈을 포기할 수 없다면, 그때는 그 회사에서 자리를 잡은 시기에 꿈을 향한 봉인을 살짝 풀어서 자신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시간을 매일 지속적으로 거기에 활용하면 된다.
매일 아침 출근 전에 일찍 일어나서 만드는 자신만을 위한 조용한 1시간이나 1시간 반이 그에 해당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10년이든 15년이든 지속한다. - 40쪽

만약 여러분이 누군가에게 `신념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다면, 그것이 진정으로 칭찬인지 `완고한 사람`이라고 은근히 돌려 말하는 것뿐인지, 잠시 멈춰서 생각해 보아도 손해는 없을 것이다. 그런 `신념`이 어떤 상황에서라도 타당한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지, 상황에 따라 지켜야 할 우선순위로서는 낮지 않은지 곰곰히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때로는 자신이 `신념`이라고 부르는 것을 쓰레기통에 던져 넣는 용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 171쪽

열심히 일하는 회사원 대부분이 과장을 비롯한 중간관리직이 되었을 무렵, `과로`하는 시기를 경험하지 않을까.
자신이 회사를 지탱하고 있다는 긍지, 지고 싶지 않다는 경쟁심, 미움받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 그러한 것에 내몰려서 한계까지 노력하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스트레스로 인해 돌발성 난청 등의 질병에 걸리기도 한다.
그러고는 그 페이스를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간신히 깨닫는 것이다.
과로가 오래 이어져서 일상화되면 자신은 강하다고 생각하더라도 마음은 점점 닳아 버린다. 설레는 일이 사라지고 부주의로 인한 실수가 늘어서 이유 없이 눈물이 나기도 한다.
그리고 반드시 우울증에 걸린다. - 195쪽

나는 생각한다.
직장인은 사회에 나와서 두 번 죽는다고.
한 번은 아무것도 아닌 자신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또 한 번은 마흔의 목소리를 듣는 중년이 되었을 무렵, 역시 자신은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인생을 끝낼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 222, 2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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