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쪽이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사 생활`이라는 게임에 참가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 룰을 부정하고 건성으로 게임에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참가해야 한다. 게임을 즐기기 위한 최고의 비법은 그 게임에 진심으로 몰두하는 것이다. 이기든 지든 상관없다는 태도로 임하는 게임은 즐거울 리가 없다. 진심이어야 게임의 참된 묘미를 맛볼 수 있는 법이다. 진심으로 승리를 바라고 게임에서 이기는 법을 연구하여 상대 플레이어와 심리전을 펼치고 상대를 앞지른다. 그리고 파산하게 만들어 게임판에서 제거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 플레이어에게 여러분이 제거당하게 된다. 물론 이것은 비유다. 비유지만 무척이나 현실적인 비유다. - 18, 19쪽
늦게 꽃을 피우는 쪽이라면 몇 년간의 공백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 터다. 눈앞의 인생을 전력으로 사는 것은 창조적인 활동을 어중간하게 지속하는 것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면 창조성에 보다 나은 양분이 되지 않을까. 하드보일드 소설 작가인 레이먼드 챈들러가 필립 말로를 창조한 것은 51세 때였다. 젋은 시절에 시를 썼던 챈들러는 다양한 직종을 경험했고 작가가 되기 직전에는 석유 회사 부사장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음주와 상습적인 결근 등으로 직업을 잃고 말았다. 그 무렵에 그는 당시에 싸게 손에 넣은 저속한 잡지를 아무 생각 없이 읽다가 자신도 이 정도 글이라면 쓸 수 있겠다, 어느 정도 벌이가 되겠다고 생각하여 실제로 44세부터 소설 기법을 배워 51세에 그 유명한 <빅 슬립>을 발표했다. 꿈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인생은 길다. 초조해하지 않아도 된다. 몇 년간은 일단 잊고 주어진 일에 몸과 마음을 다해 몰입하자. - 39쪽
그럼에도 역시 처음의 꿈을 포기할 수 없다면, 그때는 그 회사에서 자리를 잡은 시기에 꿈을 향한 봉인을 살짝 풀어서 자신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시간을 매일 지속적으로 거기에 활용하면 된다. 매일 아침 출근 전에 일찍 일어나서 만드는 자신만을 위한 조용한 1시간이나 1시간 반이 그에 해당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10년이든 15년이든 지속한다. - 40쪽
만약 여러분이 누군가에게 `신념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다면, 그것이 진정으로 칭찬인지 `완고한 사람`이라고 은근히 돌려 말하는 것뿐인지, 잠시 멈춰서 생각해 보아도 손해는 없을 것이다. 그런 `신념`이 어떤 상황에서라도 타당한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지, 상황에 따라 지켜야 할 우선순위로서는 낮지 않은지 곰곰히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때로는 자신이 `신념`이라고 부르는 것을 쓰레기통에 던져 넣는 용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 171쪽
열심히 일하는 회사원 대부분이 과장을 비롯한 중간관리직이 되었을 무렵, `과로`하는 시기를 경험하지 않을까. 자신이 회사를 지탱하고 있다는 긍지, 지고 싶지 않다는 경쟁심, 미움받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 그러한 것에 내몰려서 한계까지 노력하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스트레스로 인해 돌발성 난청 등의 질병에 걸리기도 한다. 그러고는 그 페이스를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간신히 깨닫는 것이다. 과로가 오래 이어져서 일상화되면 자신은 강하다고 생각하더라도 마음은 점점 닳아 버린다. 설레는 일이 사라지고 부주의로 인한 실수가 늘어서 이유 없이 눈물이 나기도 한다. 그리고 반드시 우울증에 걸린다. - 195쪽
나는 생각한다. 직장인은 사회에 나와서 두 번 죽는다고. 한 번은 아무것도 아닌 자신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또 한 번은 마흔의 목소리를 듣는 중년이 되었을 무렵, 역시 자신은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인생을 끝낼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 222, 2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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