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란 자신을 아는 길이다. 자신의 속을 깊이 들여다보며 자신이 무엇에 들뜨고 무엇에 끌리는지, 무엇에 분노하는지 아는 것이 공부의 시작이다. 공부란 이렇게 자신의 꿈과 갈등을 직시하는 주체적인 인간이 세상과 만나는 문이다.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 그리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 이 점에서 공부에는 끝이 없다. - 8쪽
흔들리는 청춘들과 함께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의 조언을 나누고 싶다. "나는 누구에게 강요받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다. 나는 내 방식대로 숨 쉬고 내 방식대로 살아갈 것이다. 누가 더 강한지는 두고 보도록 하자." - 63쪽
스피노자(Benedict de Spinoza)는 렌즈 가공기술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철학을 연구했고, 카프카는 법학박사 학위를 받고도 보험회사에 다니면서 소설을 썼으며, T. S. 엘리엇(T. S. Eliot)은 은행원으로 일하면서 시를 썼고, 조지 오웰(George Orwell)은 교사, 서점 직원, 잡화점 주인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소설을 썼다. - 69쪽
지독하게 공부‘만’ 했던 시절이었다. 정신없이 공부를 하며 계속 유념했던 문구가 있다. 유학 시절은 물론 지금도 공부하면서 종종 본다. "You are only as good as your last paper." 즉, "자네는 지난번 발표한 논문의 수준만큼만 좋은 사람이다"라는 뜻이다. 스스로에게 긴장하라는 뜻으로 지금도 연구실 출입문에 붙여놓고 수시로 본다. - 138, 139쪽
이러한 내용들에서 확인되듯이 법 공부를 잘하려면, 제일 먼저 사람과 세상을 보는 눈을 정립해야 한다. 법학은 ‘가치지향적 학문’이지 ‘가치중립적 학문’이 아니다. 어떠한 가치를 중심에 놓을 것인가를 스스로 분명히 하고, 다른 가치와의 소통과 타협을 추구해야 한다. 그리고 법학을 제대로 공부하려면 철학, 정치학, 사회학 등 다른 학문을 알아야 한다. 법학은 독자적인 학문체계와 논리를 갖고 있고 또 그래야 하지만, 다른 학문의 시각과 성과를 흡수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법학은 편벽하고 건조한 개념과 논리의 묶음에 머물로 말 것이다. - 152쪽
법학과 법률가는 이런 점을 직시해야 한다. 마사 누스바움은 강조했다. "분별 있는 관찰자"는 "역사의 수많은 부분을 차지해온 고통과 불평등에 대해 무지하거나 이에 대한 인정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 164쪽
"저주받으리라, 법률가여. 너희는 지식으로 들어가는 열쇠를 가지고 너희 자신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는 사람들까지 막았다"라는 예수의 음성이 들리지 않는가. - 167쪽
"춤추는 별을 탄생시키기 위해 사람들은 자신들 속에 혼돈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 205쪽
"스무 살에 사회주의자가 아니면 심장이 없다는 증거고, 서른 살에 사회주의자인 것은 머리가 없다는 증거다." - 210쪽
"지식을 가지면 ‘잘못된 옳은 소리’를 하기가 쉽다. 사람들은 ‘잘못 알고 있는 것’만 고정관념이라고 생각하는데 ‘확실하게 아는 것’도 고정관념이다. 세상에 ‘정답’이란 건 없다. 한 가지 문제에는 무수한 ‘해답’이 있을 뿐, 평생 그 해답을 찾기도 힘든데, 나만 옳고 나머지는 다 틀린 ‘정답’이라니…… 이건 군사독재가 만든 악습이다." - 211쪽
대학 때는 세상을 ‘혁명’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1987년, ‘혁명적 상황’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때는 세상이 완전히 바뀔 줄 알았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세상은 급격히 바뀌지 않았다. ‘한 방’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 세상은 전진후퇴, 좌충우돌, 우여곡절을 겪으며 천천히 달라진다. 조급하게 마음먹거나 행동하지 말고 이 과정을 다 버텨내야 한다. 세상이 지금보다 빨리 바뀌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모든 것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 230쪽
"지식인이란 자기 내부와 사회 속에서 구체적 진실(그것이 지니고 있는 모든 규범과 함께)에 대한 탐구와 지배자의 이데올로기(그 안에 담긴 전통적 가치체계와 아울러) 사이에 대립이 존재하고 있음을 깨달은 사람이다. (…) 지식인은 그가 누구로부터 위임장을 받은 일도 없고 어떤 권력으로부터도 자리를 배당받은 적이 없다 (…) 특권 계급으로부터 추방되고 그러면서도 혜택 받지 못한 계급으로부터는 수상쩍은 눈길을 받으면서 지식인은 이제 자신의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 지식인의 역할은 모든 사람을 위해 자신 모순을 살아가는 것이며, 모든 사람을 위해 근본주의적 태도로써 그 모순을 초극하는 것이다." - 2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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