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쓸모없는 꿈은 없습니다. 그러니 꿈꾸었던 길로 들어서지 못했다 해서 가슴속에 자리 잡은 꿈을 내쫓진 마에쇼. 오히려 도망가지 않도록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훨씬 좋은 방법입니다. 과학자로 살아오면서 깨달은 제 나름의 ‘성공 철학’이 있습니다. 바로 ‘가장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 ‘가장 성공한 삶’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이란 가장 ‘자기답게 사는 사람’입니다. 자기답게 살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기술이며 능력입니다.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찾아 나서야 합니다. 습득해야 하죠. 때로는 ‘방황의 시간’도 필요합니다. - 8, 9쪽
셰익스피어가 그랬다던가. 나이가 든다는 것은 젊음과 지혜를 바꾸는 것이라고. - 200쪽
"기생충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평생 기생충 연구만 하는 게 아니라네. 학위라는 것은 그저 자격증일 뿐이야. 이 분야의 학자라는 인증인 거지. 그다음부터 자네가 무슨 연구를 하든 그것은 자네가 개척할 나름이라네." - 201, 202쪽
<이기적 유전자>는 그야말로 유전자의 관점에서 이 세상 모든 것을 재해석하는 책이다. 나에게 삶을 바라보는 전혀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도킨스에 따르면 살아 숨 쉬는 우리는 사실 DNA의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일 뿐이다. DNA는 태초부터 지금까지 여러 다른 생명체의 몸을 빌려 끊임없이 그 명맥을 이어왔다. 도킨스는 그래서 DNA를 가리켜 ‘불멸의 나선’이라 부르고 그의 지령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모든 생명체를 ‘생존 기계’라 부른다. - 207쪽
‘그래,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지금 없어져도 세상에 아무런 변화를 일으킬 수 없는 그런 존재야.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굳이 없어질 필요는 없다.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 나의 모든 상황에 온 힘을 다하고 즐기며 사는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삶의 길을 아름답게 가면 된다.’ 자칫하면 운명론자처럼 보일 위험이 있지만 운명론자와는 다르다. 내가 가야 할 길을 담담히, 최선을 다해 아름답게 가면 세상도 나도 의미 있는 존재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게 주어진 것보다 더 많은 무엇을 해보겠다고 욕심부리며 아등바등 살 필요는 없다. 내가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들은 어떻게 보면 내 유전자가 나한테 하락한 범주 내에서의 일들이다. 그러므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내가 하고자 한 일을 모두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 212, 213쪽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다. 행우도 역시 공짜가 아니다. 지금까지 60년 가깝게 살아오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가 행운은 무작위로 방문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준비가 된 곳에만 방문한다. 현실의 눈으로 보면 이룰 수 없는 꿈이나 목표일지라도 조용조용 준비하면서 차분하게 기다리면, 언젠가는 행운의 여신이 악수를 청하게 되어 있다. 단지 그 여신이 비행기를 타고 올 수도 있고 KTX를 타고 올 수도 있고 정류장마다 서야 하는 완행버스를 타고 올 수도 있기에 시차가 날 뿐이다. - 257쪽
‘consilience’는 ’서로 다른 현상들로부터 도출되는 귀납들이 서로 일치하거나 정연한 일관성을 보이는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 나는 책에 ’큰 줄기‘라는 뜻의 통(統)과 ’잡다‘라는 뜻의 섭(攝)을 합쳐, <통섭>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또한 부제를 ’지식의 대통합‘이라고 했는데 말 그대로 학문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더 크고 깊게 통합된 학문의 세계를 만들어 간다는 의미다. - 282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