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attitude)`란 `어떻게(how)`라는 살아가는 방식과 가치관의 문제로, 그 사람을 가장 그 사람답게 만드는 고유자산이다. - 7쪽
몇 살이 되었든, 지금 있는 자리에서 더 나아지려고 노력할 수 있었으면 한다. 노력이라는 행위에는 필연적으로 고통이 따르겠지만 그 고통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간단히 결론 나지 않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서둘러 결론을 내려는 대신 그 문제에 대해 충분히 시간을 들여 생각해볼 수 있는 인내심을 가지기를 바란다. 또한 어느 쪽을 선택하든 잃는 것이 반드시 있음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아량이 있었으면 좋겠다. - 7, 8쪽
세상에서 가장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으면서 가장 알기 어려운 것이 나다. 이제부터 집중해 생각하자고 해서 바로 생각을 길어 올릴 수도 없다. 그 생각은 자칫 당시 분위기에 휘둘린 감상일 수도 있다. 현실에서는 오히려 `생각`하고 `행동`하기보다 `행동`을 하면서 `생각`이 따라서 정리되었다. - 17쪽
자신의 수준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나한테는 이것이 최선이야, 라고 현실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큰 용기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행동을 일으킨 다음 자신에게 맞는 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얻는 깨달음이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머릿속에서 선만 긋는 것과는 다르다. 확고한 생각이나 단단한 가치관이 되어주는 것들은 내가 자발적으로 경험한 것들을 통해서 체득된다. 생각이 행동을 유발하지만 사실상 행동이 생각을 예민하게 가다듬고 정리해준다. 머릿속이 정리가 되지 않을 때는 일단 그 상황에 나를 집어넣어보는 것이 좋다. 가장 확실한 리트머스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용기는 그래서 필요하다. - 18, 19쪽
선택을 내리는 일에 주저하는 것은 삶에는 통제 가능한 부분과 통제 불가능한 부분이 있음을 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최선을 다해도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없을 때가 있다. 진실은, 재능과 능력 있는 사람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거기에 운이 따라주면 그때 어쩌면 원하는 것을 이루게 된다, 이다. 재능이나 운을 논하기 이전에 노력부터 하기가 버거운 것이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 운이라는 그 불확실성 마저도 우리를 불안하고 시무룩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인생을 놔버릴 수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대로 해나가야 무엇이라도 시작할 수 있다. - 21쪽
하지만 `누가 뭐라든 난 이걸로 됐어`라며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돌이켜보면 왜 과거의 내가 선택한 삶의 방식에 자신감을 가지지 못했을까 안타깝다. 만일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었더라면 어땠을까, 라며 또 하나의 인생을 자신에게 주어진 옵션이라고 착각하고 제멋대로 상상하던 나는 뭐랄까, 내가 현재 살고 있지 않은 대안의 삶에 멋대로 싸움을 붙인 후 알아서 지고 있었다. 대안의 인생, 그런 건 어디에도 없는데 말아디. 행여 있더라도 분명히 내가 선택하지 않은 `저쪽 인생의 나`도 똑같이 `이쪽 인생의 나`를 시기하고 있었을 것이다. - 24, 25쪽
역으로 사랑받기 위해 무리하는 것도 곤란하다. 무리한다는 것은 내가 아닌 내가 되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무리하면 안 되는 이유는 무리한 대가를 언젠가는 상대에게 딱 그만큼 받아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무겁고 힘든 연애의 서막을 예고한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을 감당하려고 애쓰는 것은 착한 게 아니라 비굴한 것이다. 그것은 그저 갈등이 생기거나 버림받는 것이 두려워서 미리 자신을 상처입힐 뿐이다. - 42쪽
무라카미 하루키의 경우 작가가 되기 전, 재즈 카페 `피터캣`의 주인으로 7년을 일했는데 작가로 성공해서 먹고살만해져도 재즈 카페 운영을 바로 접지 않았다. `일상성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흐트러지지 않기 위해`, `작가라고 으스대지 않기 위해` 일부러 한동안 두 직업을 병행했다. 훗날 전업 작가가 되어서도 `재즈 카페 주인장으로서의 힘겨운 육체노동을 경험한 것이 글쓰기의 기본 뼈대가 되어주었다`며 그 경험을 긍정한다. - 151쪽
일을 바꾸는 것은 과거의 나를 완전히 지우는 것 같지만, 자신의 본질적 자산은 그 어디에도 가질 않고 내 안에 고스란히 남아 지금 하는 일에 힘이 되어줄 수 있다. - 151쪽
분위기가 뒤숭숭해져서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해도 파도가 저만치에서 밀려올 때는 휩쓸리기보다 내 힘이 닿는 한까지 그 파도를 일단 넘겨보는 시도를 해야 한다. 그 파도들을 넘을 때마다 자신의 일에 대한 태도는 흔들림 없이 더욱 단단해진다. 그리고 조직 생활에서 한겨까지 애써본 경험은 내가 원하던 자유를 구현하는 데 어떤 형태로도 도움을 줄 것이다. - 155쪽
자유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지만 그럴수록 그에 대한 대가는 엄정하게 치를 수밖에 없다. 육체적 고통은 물론 미움받을 용기 그리고 외로워질 가능성도 떠안는다. 내가 선택한 `자유`가 결과적으로 나를 옴짝달싹 못하게 `구속`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오로지 기꺼이 감당하고 책임지고 그 대가를 치를 수 있는 사람만이 자유를 가질 수가 있다. - 156쪽
`변화`라는 개념은 전혀 새롭거나 화려한 것이 아니다. `변화`는 `변하지 않는 것`에서 온다. - 159쪽
잘 알지도 못하는 제3자가 자신감을 가지라고 해서 "알겠다"고 활짝 웃으며 대답해서 얻게 되는 것은 자신감이 아니라 일시적인 위로 혹은 장기적인 망상이다. 그 꿈을 정말 이루고 싶었다면 자신감을 타인의 격려에서 얻을 필요 없이 이미 목표를 향해 첫발자국을 내딛고 있었을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기 힘들다고 말은 하지만 하나 둘 나이가 들면서 좋아하는 일 혹은 꿈을 쫓을 가능성과 용기는 현실적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하면 결정이 쉬워질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제로가 아니니까 더욱 어렵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린다. - 161, 162쪽
나는 인생을 살면서 반드시 자신이 좋아하는 일 혹은 자신이 꿈꾸던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강박은 버려도 좋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으면서 살고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충분히 인생은 살 만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하고 싶었고 시도나 노력도 해보았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아서 지금은 이 일을 한다, 그리고 이 일에선 내가 좋아하는 요소도 분명히 몇 가지가 있다, 는 것도 존중받아야 할 삶의 방식이다. - 162, 163쪽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지금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내던질 이유도 없다. 특히 그중에서도 `내가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제법 잘 하는 일`을 경시하는 것은 의외로 많은 문제를 야기시킨다. 왜냐하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것은 대개의 경우 `내가 아직은 잘하지 못하는 일`이고 그래서 그 분야에서 자신을 드러낼 수 있게 되기까지가 그리 만만치 않다. 그럴 때 `해야 하는 일`로 기초 체력 다지기를 하면서 그다음 단계로 `내가 제법 잘하는 일`로 능력치를 올리고 그런 다음 `내가 원하는 일`과의 접점을 찾을 수가 있다. 현재 내가 `해야 하는 일` 안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면 그것도 괜찮은 시작이자 꿈을 추구하는 실질적인 과정이다. 궁극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실제로 하게 되었을 때 충족감을 느끼려면 그 일은 `내가 제법 잘하는 일`이어야 지속 가능해지니까. - 163, 164쪽
나른하고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을 항간에서는 예찬하지만, 그것이 가치 있으려면 어디까지나 자기 규율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겸손한 주제 파악이 인간의 미덕일 순 있지만 삶을 팽팽하게 지탱시켜주진 않는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내가 나에게 지고 싶지 않다는 간절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몰입하는 기분은 내가 생생히 살아서 숨쉬고 있다는 실감을 안겨준다. 그렇게 조금씩 걸어나가는 일, 건전한 야심을 잃지 않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결국 열심히 한 것들만이 끝까지 남는다. - 168, 169쪽
습관적으로 집단에 흡수되어 상대편을 거부하고 미워하는 것에만 익숙해지면, `NO`의 타당성과 내용보다 누가 더 격하게 NO,를 외치느냐에만 집중하게 된다. `NO`를 표명한 것 자체에 이미 배불리 만족이 되다 보니 뭐가 `YES`인지도 정확히 밝히고 인정해야 하는데 아무도 그에 대한 말은 하지 않는다. 서로를 이해해서 접점을 찾으려고 다가가는 것조차도 `타협`이라며 지탄을 받는다. 대체 타협이라는 단어가 언제부터 비겁함과 기회주의의 대명사처럼 쓰이게 되었을까. - 178쪽
경선: 저는 태도라는 게 결국 `하우(how)`의 문제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그 사람이 정신과 의사라서 좋다가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정신과 의사라서 좋다예요. 이 `하우`의 문제가 저한테는 무척 중요한 것이고, 그 사람의 매력을 가장 잘 부각시켜주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직업이 같아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모든 게 달라지기도 하고요. 현철: 저는 직업을 발톱에 낀 때만도 못하게 여기거든요. 직업을 꿈고 동일시하는 거 웃겨요. 꿈이 직업도 아니고, 직업이 나의 목표도 아니고. 사람의 목표란 건 있을 수 없는 건데요. 그래서 제가 `찰나를 살아라`라는 말을 자주 쓰나 봐요. 그런 표면적인 꿈이나 목표가 아닌, 어떤 태도를 가질 때 내가 가장 충만한가를 고민해보는 것이 중요해요. 그런 고민이 없으니 결정 장애를 겪고 항간의 보편성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거죠. - 242, 243쪽
경선: 제가 어떤 인물이 매력적이라고 느껴질 때를 보면, 그 사람의 태도가 좋아서 그런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서 무라카미 하루키나 우디 앨런 같은 경우에도요. 그분들의 작품도 좋지만, 그 사람 자체도 못지않게 좋은 거에요. 일단 그분들의 권위적이지 않은 태도, 성실하게 꾸준히 일하는 작업 방식이 좋죠. 소탈한 옷차림도 좋고요. (...) 그런 사람들은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나이를 초월한 느낌이에요. 그리고 자기 세계를 구축하고, 자기만의 가치관과 자기가 충만할 수 있는 어떤 태도를 분명히 가지고 있고, 자신의 환경을 그렇게 만들어갈 수 있는 힘도 있고... 한마디로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잇는 사람들인 거죠. - 245쪽
현철: 남들은 연봉이 얼마냐, 일주일에 며칠 쉬냐, 라며 상한선을 보잖아요? 전 늘 하한선을 정하라고 하거든요. 어떤 부분은 양보할 수 있되 어떤 부분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부분, 그게 하한선인데 전 그게 침해당하면 그만두라고 얘기해요. - 253쪽
현철: 모든 과정이 늘 첫 단추에요. 모든 단추가 첫 단추인 거에요. (...) 단추라는 개념이 항상 첫걸음인 거에요. 만약에 다음에 안 된다 그러면 다른 단추를, 다른 첫 단추를 끼우면 되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은 늘 실체가 없는 걸 가지고 1부터 10까지 자꾸 만들고 거기에 끼워 맞추려고 하다 보니까 5, 6밖에 안 되네, 이렇게 되거든요. 사실은 처음부터 5도 없고 3도 없고 다 1, 1, 1, 1, 1 개념의 연속인데 말이죠. - 254, 255쪽
현철: 제 강연 중 하나의 제목이 `드림 오프(Dream Off)`였어요. 주제가 뭐였냐면요, 꿈은 없어도 되는데 내가 없으면 안된다. (...) 꿈 때문에 내가 사라진다니까요. 꿈 때문에. 있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고, 심지어 직업이 되어서는 안 되는 꿈 때문에 다들 현재를 희생하고 사랑도 희생하고 그런거잖아요. - 2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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