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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왜 기본에 집중할까 - 평생 성장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의 48가지 공통점
도쓰카 다카마사 지음, 김대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4년 2월
평점 :
자기계발서는 대체적으로 뻔한 내용을 담고 있기 마련이다. 이 뻔한 내용을 어떻게 가공하여 전달가능한 메시지로 만드는가는 저자의 이미지나 역량에 달려 있다. 이미지에 집중하는 저자는 자신의 화려한 경력을 내세운다. 일반인들이 경험해보지 못했을 법한 실제의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누구나 알고 있는 뻔한 내용을 그만의 독창적인 메시지로 변환시키려 한다. 이 책이 그러하다. 저자가 갖고 있는 골드만 삭스, 하버드 MBA, 맥킨지와 같은 화려한 경력을 보고 있노라면 이 책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음을 기대하게 된다. 제목에 '기본'이라는 단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왜 기본에 집중할까>라는 제목을 보면, 두 가지 키워드를 만나게 된다.
첫째는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다. 이것만 보면 저자가 세계 최고의 인재들을 인터뷰하거나 아니면 그들과 함께 일했던 경험을 통해 무언가를 말하려는 것만 같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여기에 등장하지 않는다. 하버드 MBA의 잔 리브킨 교수나 맥킨지의 (무명의) 선배가 등장할 뿐이다. 즉 이것은 저자 개인이 골드만 삭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맥킨지에서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약간의 일화일 뿐이지, 명실상부한 세계의 인재들을 등장시킨 것은 아니다. 책 제목이 과장되었다는 생각이다.
둘째는 '기본'이다. "당신의 기본은 무엇입니까?"라는 서문을 통하여 저자는 독자가 중요시하고 있는 '기본'에 대해 살펴보기를 권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기본'을 설파하는데 이미 알고 있으며 실천하고 있는 것과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기 어렵다는 두 요소들을 포함한 '기본'에 대해 48가지를 열거해놓고 있다. 열거된 48가지는, (심하게 말하면) 목차만 읽어보아도 충분한 것들이다. 소제목 이하 본문을 읽으면 뭔가 특별한 설명이나 해설이 있을 것 같지만, 저자의 글쓰기는 일단 주장을 던져 놓고 다소 중언부언을 하는 느낌이다. 그가 중요시하는 화법인 '3가지 장점'을 억지로 붙여가며.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맥킨지의 컨설턴트들이 초안을 수작업으로 한 이후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이유에 대하여, 1. 생각하는 과정에 집중할 수 있다, 2. 수정이 빨라진다, 3. 본질에 초점을 맞춘다, 라는 장점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컴퓨터 작업으로는 할 수 없는 수작업의 고유한 장점인지에 대해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내 입장에서는 저자의 '기본'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이 많다. "사람과의 관계에 투자"하라면서, "이해관계를 초월한 진정한 인간관계를 믿는다"라는 추상적인 요청을 하는 것이나 "선배, 상사와의 술자리를 피하지 않는다"라는 해묵은 주장들을 언급하는 것을 보노라면 실망스럽다. 게다가 머리가 가장 맑은 아침 시간대에는 메일 답장과 같은 단순한 일을 하지 말라고 하면서도, "메일의 회신 속도가 당신에 대해 말해 준다"는 상반된 주장을 펴기도 한다(오전 8시에 메일 답장을 완료해서 일을 마쳤다는 에피소드이다).
(48개나 되는 '기본'을 열거하느라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글의 전개도 다소 무리가 있다. 제1장(사람과의 관계에 투자한다)과 제2장(자신의 내면과 외면을 가꾸는 일에 힘쓴다)의 내용들은 비록 뻔한 소리일지언정 그가 말하는 '기본'에 부합한다고 생각하지만, 제3장(시간을 지배하는 사람들의 업무술)부터 논조가 약간 바뀌더니 제4장에서는 "성과로 이어지는 커뮤니케이션 노하우", 제5장에서는 "이익을 극대화하는 자료로 회의에 기여한다"와 같이 무엇에 대한 기본인지를 알 수 없는 이야기를 전개한다. 3장 이후에는 갑자기 맥킨지식 일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느낌이다. 좋은 업무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을 '기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맥킨지식 업무 방법이 모든 업무의 기본이라는 것인가?
결론은 이 책이 제목에서 받는 기대감에 비해 그 구성이나 내용은 많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그래도 굳이 기본에 대한 느낌을 되살리고 싶다면, 이 책의 목차를 몇번쯤 조용히 되새겨 보는 것을 족하다.
맥킨지의 컨설턴트가 주문처럼 외우는 두 가지 말이 있다. 첫 번째는 "So what?(그래서, 뭐?)", 두 번째는 "Why so?(그게 왜?)"이다. 전자는 어떤 결론에 도달했을 때 `다음에 무슨 말을 할 수 있지?`하고 또 다른 결론을 이끌어 내게 한다. 잘 알려졌다시피 `하늘->비->우산`의 논의이다.
1. "잔뜩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어." -> "So what?(그래서 어떻다고?)" 2. "비가 올지도 몰라." -> "So what?(그래서 어떻다고?)" 3. "우산을 갖고 나가자."
`접는 우산을 갖고 나가자`는 결론에 도달했다면 한 번 더 "So what?"을 반복한다. 그러면 "접는 우산을 넣을 수 있는 큰 가방을 갖고 가자."라는 말이 따라온다. 맥킨지의 컨설턴트는 모든 과정에서 이렇게 "So what을 다섯 번 반복하라."라고 교육받는다. 반면에 어떤 과제에 직면했을 때는 "Why so?"가 도움이 된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하고 생각하면서 문제를 표면적인 부분에서부터 심층적인 부분으로 세세하게 파고 들어간다. - 85, 86쪽
맥킨지 컨설턴트들이 잘 쓰는 말버릇 중에 "포인트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가 있다. 내가 직접 맥킨지에서 일하면서 `포인트를 세 가지로 정리하는 이유`에 대해 배워 보니 이러한 말버릇이 생기는 이류를 충분히 이해하게 됐다. 맥킨지에서는 `포인트를 세 가지로 정리하는 사고 훈련`을 반복하면서 논리사고력, 시간 관리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단련시킨다. - 92쪽
시간마다 달라지는 생산성을 적극적으로 염두에 두고 스케줄을 짜면 효율성은 분명히 높아진다. 나는 다음 세 가지를 특히 염두에 두고 있다.
1. 아침 첫 한 시간은 집중을 요하는 작업이나 아이디어 떠올리기에 사용한다. 2. 메일 처리는 절대 아침 시간에 하지 않는다. 이동 중 시간이나 생산성이 떨어지는 오후 시간대에 처리한다. 3. 그날 할 일은 전날 퇴근 전에 미리 정리하고, 아침 업무를 시작할 때는 확인만 한다.
아침에 출근해 가장 머리가 맑은 그 한 시간 동안 막혔던 일의 해결책을 찾아본다. 혹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시간으로 삼는다. 또는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을 마무리하는 데 사용해도 좋다. 모처럼의 귀중한 아침 시간대에 무심코 하기 쉬운 업무는 메일의 답장을 보내는 일이다. 혹은 그날 무슨 일을 진행해야 할지 정리하는 일이다. 머리가 가장 맑은 시간대에는 소위 머리를 사용하지 않는 단순 업무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침의 첫 업무를 시작할 때는 머리를 회전시킬 필요가 있는 일에 할당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 129, 130쪽
나는 퇴근 전에 다음 날 할 일을 우선순위에 따라 미리 정리하고, 출근하면 우선순위의 첫 번째 일부터 처리하려고 머리와 마음의 준비를 해보았다. 놀랍게도 이 간단한 습관은 일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주었다. 퇴근 전에 다음 날 할 일을 미리 정리해 놓으면 다음 날 아침에 집을 나선 순간부터 사무실에 도착할 때까지 무엇을 해야 할지를 머릿속에서 되새겨 볼 수 있고 그날 하루 동안 해야 할 일이 명확해지고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 133, 134쪽
맥킨지의 프레젠테이션 자료는 흑백이 기본이다. 단색만으로도 충분히 클라이언트를 설득시킬 자료를 작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시이기도 하다. 자료 내용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할 때 컬러로 보완하려는 시도는 매우 잘못된 접근 방식이다. 그 경우는 배색의 문제가 아니라 문장의 표현,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 도표의 배치가 효과적인가 등으로 판단해야 한다. - 184쪽
맥킨지의 컨설턴트는 맥킨 노트를 쓸 때 반드시 연필을 사용한다. 손쉽게 수정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도표의 형태에 따라 전달하는 메시지를 읽고 이해하는 방법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연필을 이용해 손쉽게 도표를 그리면서 어떤 형태의 도표가 효과적인지를 고민해 볼 수 있다. 따라서 도표의 초안을 그를 때는 반드시 맥킨 노트를 사용하고, 몇 번이고 수정해서 메시지에 가장 적합한 도표를 완성한다. 컨설턴트는 연필로 초안을 완성하고 나서야 비로소 컴퓨터를 켠다. - 193쪽
하나의 차트에 하나의 메시지를 담으면서 데이터를 만든다는 발상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이미 나와 있는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해서 메시지를 이끌어내느냐가 아니라 메시지를 가장 먼저 완성하고, 그다음에 메시지를 위한 데이터를 준비해야 한다. 우선 메시지를 명확하게 정하고, 그 메시지를 납득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데이터를 찾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때부터 자료실에서 찾든, 구글에서 검색하든 온갖 방법을 동원해 정보를 찾아낸다. 그리고 찾아낸 정보를 바탕으로 차트를 작성한다. - 198, 1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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