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은 대단히 개별적인 것이다. 이 개별적인 경험이나 해석을 담은 사진이 보편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경험이나 시대적 상황, 그리고 그 시대의 요구를 읽어 내는 지적 능력이 동원되어야 한다. 단지 감성만 자극하는 사진은 이성을 배제한 말초 신경의 자극일 뿐이다. - 36

사진이 존재 증명을 위한 도구로만 사용되면 그 오류의 폭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사진가는 세계를 직사각형의 파인더 속에 밀어 넣으면서 무엇을 강조하고무엇을 뺄 것인가를 알게 모르게 정하며 셔터를 끊게 된다. 이때 셔터를 끊는 행위가 곧 그가 본 세계를 자신의 사유의 틀 속에 가두어버리는 행위이다. 존재 증명이자다시 관념 증평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것이 사진의 숙명이다. - 40

"들숨에 생명 있고 날숨에 죽음 있다."

대개 인간의 행위는 날숨으로 한다. 부처님 말씀대로라면 날숨은 죽음의 숨이다. 노래를 한다거나 피리를 분다거나 모두 날숨으로 한다. 죽음의 숨으로 하는 것이다. 창조적 행위나 파괴적 행위 역시 날숨을 통해 이루어진다. 우리는 모두 죽음의 숨을 통해 아름다움을 추구하거나 감추어진 욕망을 표출하는 것이다. 생명의 숨인 들숨으로 표현하는것이 아니라, 죽음의 숨인 날숨으로 참의 추구와 거짓된 욕망의 표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 52

사진가는 대단히 개인적이고 개별적인 직관을 훈련하고, 그 직관을 통해 사물의 뇌수를 즉발적으로 카메라에 담아내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여기서 사물의 뇌수란 ‘사물의 본질’, 또는 그 ‘본질의 의미’를 말하며, 사진에 담아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의 질문일 수도 있고, 답일 수도 있다. -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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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가족 형성 과정에서 부모의 지원이 절대적이라는 점은 ‘독립적 20대’라는 개념이 더는 불가능하다는 걸 시사한다. 특히 중산층에게 ‘가족주의‘는 정상가족의 재생산을 위해 필수적인 존재다. 자신의 정상가족을 구성할 수 없는 취약한 경제적 위치에 있는 이들에게 현재의 가족(주로 부모)이 제공하는 자원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따라서 누군가의 표현대로 오늘날의 20대는 "가족을 만들 수도, 가족을 떠날 수도 없는" 개인이다. 그들은 가족을 만들어야 하는 사회적 압력에 직면해 있으며, 그 과정에서 현재의 가족과 미래의 가족 모두를 의식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의 가족을 만들려고 시도하든 그 시도를 단념하든 언제건 현재의 가족에 경제적으로 의지해야 한다. 이는 ‘자유롭고 독립된’ 개인을 전제로 하는 현재 20대 담론의 주된 접근방식과 달리, 재생산을 위한 보급기지 또는 기본적인 사회적 안전망의 제공처로서 그들에게 가족의 존재가 중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 154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는데 서울의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이러한 시각으로 풀이하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서울과 그 근방에서 창출되는 일자리는 줄지 않는다. 오히려 산업 고도화와 탈제조업화의 영향으로 일자리는 더 몰리고 있다. 반면 이자율은 경제성장률 하락 등의 영향으로 가파르게 낮아졌다. 최근 서울의 주택 가격이 상승한 것은 이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서울에 이미 주택을 가지고 있던 이들은 고스란히 가격 상승의 수혜를 받고, 노동시장에 진입해 돈을 벌어 주택을 사야 하는 이들은 예전보다 더 높은 값을 기존주택 보유자에게 지불해야 한다. 세대 간 갈등이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 -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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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이야기하는 ‘집안 좋은 애들이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좋다’는 속설은 정말로 참이다. 양육 환경이 좋은, 즉 부모가 경제력이 있고 학력이나 직업 등 사회적 지위도 뒷받침되는 계층의 가정에서 자라난 자녀는 인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비인지적능력도 다른 계층의 자녀들보다 더 뛰어나다. 그리고 비인지적능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대치동 학원가 등을 통한 교육 투자는 결실을 맺는다. 노력은 실력이 아니다. 계층이다. - 144

부모의 경제력이 교육 불평등을 낳는다는 주장은 진실의 일부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부모의 학력, 직업, 사회적 네트워크격차는 경제력의 격차와 함께 움직인다. 경제자본, 인적자본, 사회자본이 결합된 복합 불평등의 심화가 교육을 통한 불평등 확대를 낳는다. - 144

결국 한국에서 90년대생들은 전문직이나 대기업 일자리를 가진 부모가 확보한 경제력과 사회적 네트워크, 문화자본을 바탕으로 명문대 졸업장과 괜찮은 일자리를 독식하는 세습 중산층의 자녀 세대‘를 처음으로 경험하는 집단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오늘날 20대가 경험하는 불평등이 이전 세대가 경험한 불평등과 질적으로 다른 이유다. -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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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금의 20대는 ‘번듯한 일자리’가 줄어드는 가운데 ‘성안’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을 이전 세대보다 더 치열하게 벌여야하는 처지가 됐다. 그 경쟁 과정에서 성별, 계층별, 학력별, 거주지역별로 누가 더 ‘기회’를 많이 잃는지 그리고 누가 ‘선방’하는지에서 그들의 운명은 갈린다. 중산층 또는 중상위층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제 ‘명문대’ 졸업장을 요구하는 고급 사무직또는 전문 기술직 일자리를 얻어야 한다. -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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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치러 간 당신은 이미 합격한 사람이고, 그간의 공부가 당신을 그렇게 만들어줄 것이며, 시험장에 간 것은 합격을 확인하러 간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 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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