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조림공장 골목
존 스타인벡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 아니 그보다 더 못한 신분의 사람들일지도 모르지만 나름대로 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웃간의 정을 느끼는, 마음까지 포근해지는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사람들은 무슨 일이 생기면 생물학 연구소를 운영하는 '닥'에게 달려온다. 의사도 아니면서 병이 난 사람들을 치료하고 돌봐주기까지 하는 '닥'에게 도움을 받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래서 통조림 공장 골목의 사고뭉치 맥 패거리들은 닥에게 파티를 열어주고자 계획을 여는데.......

 

돈이 있었다면 닥이 좋아하는 음식들을 장만해서 꾸미고 편하게 파티를 열 수 있었겠지만 돈이 없기에 닥에게 개구리를 잡아주고 돈을 받기로 한 뒤 그 돈으로 파티를 열 계획을 세운다. 파티 주인공에게 돈을 꿀 생각을 하다니 방법이야 어찌 되었든 그 마음이 너무 순박해서 좋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계획을 세우지만 닥을 위한 깜짝 파티를 여는 것이 쉽지가 않다. 파티 후에 주인공이 없이 파티를 열어 엉망진창이 되어 오히려 닥에게 피해를 끼쳤기에 늘 활기차게 생활하던 맥 패거리들이 의기소침하여 조용한 나날들을 보내게 되지만 닥에게 팔 개구리를 받고 맥 패거리들에게 술과 음식을 주는 리청을 보며 이웃간의 '정'을 느끼게 된다.

 

닥에게 해 주지 못한 파티를 다시 열어주려는 맥, 비록 앞에 열게 된 파티로 인해 동네에서 받아들여주지 않는 존재가 되지만 다시 한번 파티를 계획하게 된다. 병에 걸린 강아지 '달링'을 살려줘 고마운 마음에 다시 힘을 내게 된 맥, 이번엔 성공적인 파티를 열 수 있을까? 모두들 쉬쉬하며 비밀스럽게 움직이지만 닥도 알게 되어 자신도 파티를 준비하게 된다. 파손될 기물을 다른 곳에 두고 음식을 주문한다. 닥의 생일에 깜짝파티를 열어주고픈 맥이 닥에게 말을 돌려가며 직접 생일을 물어보는 장면에선 웃음이 터져 나온다. 그 상황을 상상해 보니 가슴은 두근거리고 그저 지나가는 말투로 물어봤을 맥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온 동네 사람들이 나서서 닥을 축하해 주는 것을 보며 이웃간에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좋은 의도로 행한 일도 말썽이 생겨 사고가 터지지만 맥 패거리는 통조림 공장 골목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임에 틀림이 없다.  

 

통조림 공장 골목 '캐너리 로'에 가면 이들을 만날 수 있을까. 맥주 한잔 기울이며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내려놓은채 유쾌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찾아갔을때 통조림 공장은 물론 이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면 허무하겠지. 악취나고 삐걱거리는 거리가 내 상상속에서 얼마나 멋진 곳으로 바뀌었는지 그들의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이 거리를 정감있는 곳으로 만들어 함께 떠들고 함께 웃으며 아주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어 마지막 책장을 넘겼을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뒷이야기 '달콤한 목요일'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까, 그들의 일상이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오쿠다 히데오'라는 저자의 이름만으로도 이 책은 나의 관심을 끈다. 무거운 주제도 유쾌하게 풀어내며 감동과 교훈을 주었던 그의 책들, 이번엔 어떤 내용으로 나를 기쁘게 할까 기대감을 갖고 이 책을 펼쳤다. 이제까지의 오쿠다 히데오가 표현한 책들과는 조금 다르다. 유쾌함속에 감동을 전해주려는 작가의 의도는 그대로 책속에 녹아있으며 저자의 처녀작을 보며 이후에 나온 작품들이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처녀작을 보며 예측해보는 재미도 함께 들어있기 때문이다. "공중그네", "면장선거"에 등장하는 의사 이라부의 존재를 이때부터 생각해 놓지 않았을까? 이 책에 등장하는 '존'은 자신이 젊었을때 지었던 죄로 인해 심리적인 압박감을 가지고 있으며 늘 악몽의 형태로 괴로움을 겪고 있다. 단지 돈을 갈취하기 위해 선원을 때리고 그가 죽었다는 생각에 늘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존, 이것이 변비로 나타나며 자신의 건강마저 압박하게 된다. 변비의 괴로움이 얼마나 큰지 알기에 그의 괴로움을 등한시하며 책을 읽어나갈 수가 없다. 꼭 내가 겪는 일인 듯 생각되어 의사가 존의 마음의 짐을 떨쳐버릴 수 있게 도움을 주길 바라게 된다.

 

아내가 소개해준 '아네모네'라는 병원의 심료내과에서 치료를 받게 되는 존, 나는 이미 이 곳이 최면술을 행하는 곳이라는 것을 눈치챘지만 아네모네 병원 앞에 있는 숲에서 일어나는 일이 이 일과 무관하다는 생각은 해 보지 못했었다. 존의 꿈속이나 최면술을 행함에 있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생각했으니 이 곳에서 죽은 사람들의 영혼이 나타나는 일에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다. 죽은 조상들이 돌아온다는 일본의 '오봉'과 관계가 있지만 존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짐을 벗게하고 자신의 죄를 뉘우치게 하는 사건으로 누구가 이 같은 일을 겪을 수는 없기에 늘 타인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은 아닌지 전전긍긍하는 나로서는 존에게 일어나는 이 일이 부럽다. 떠난 사람도, 이승에 남은 사람도 서로를 용서하며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죄를 뉘우칠 기회가 있으니 상처받은 사람이 죽은뒤에도 용서받을 수 있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주제가 참신하다. 읽는내내 저자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어 좋았다. 존이 변비를 앓으며 병원을 드나드는 설정은 유쾌함을 주었고(물론 이 병을 앓는 사람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잘 알고 있다.) 1976년부터 1979년 4년간 무슨일이 있었기에 존이 변했는지 궁금했을 저자는 존이 보낸 4년을 이렇게 표현해 놓았다. 실제 존이 어떤 삶을 살았든 이렇게 세월을 보냈다면 그가 짊어진 마음의 짐을 놓았을테니 괜찮지 않을까. 그 뒤에 불행한 일을 겪긴 했지만 죽은 사람들과 만난후 마음편했을 존이 생각나 내 마음까지도 편안해지는것 같다. 작가의 손에서 다시 태어난 존, 정말 4년을 어떻게 보냈을까. 정말 가족과 평범하게 지냈을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나니아 연대기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폴린 베인즈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7권 합본으로 만든 '나니아 연대기'를 읽고 나니 나 자신에 대한 뿌듯함보다는 "마지막 전투"의 여운이 남아 기분이 울적해진다. 첫 장을 펼쳤을 때 '아슬란'이라는 사자, 말하는 동물들이 사는 '나니아'에서 인간들을 지칭할 때 아담의 아들, 이브의 딸이라고 부르는 것, 아슬란이 디고리에게 사과를 가져오게 하는 모습은 전형적인 기독교적인 모습을 담고 있어 이 책에 오롯이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일단 이런 것들을 제외하고 나면 선과 악의 구도가 명확하고 어린 아이들만 나니아에 갈 수 있다는 것(이때 나는 '피터팬'이 떠올랐다.)은 비록 다른 책에서도 볼 수 있긴 하지만 말하는 동물들을 만나는 것이 즐거웠다.

 

이 책은 나니아가 생겨나고 멸망하기까지의 모습을 다 볼 수 있다. 외삼촌이 만든 반지로 나니아에 처음 발걸음을 하게 된 디고리와 폴리가 나니아의 생성부터 멸망까지 지켜볼 수 있기에 혹자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할지 모르지만 나니아에서 흘러가는 시간과 우리 인간들이 사는 이 세계의 시간의 흐름이 달라 우리 세계에서 1년을 보낸 후 나니아에 가도 함께 모험했던 그들이 죽어 볼 수 없는 지경이니 그 시간의 흐름이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디고리가 엄마의 병을 고쳐주기 위해 가져온 사과의 씨앗이 싹을 틔워 큰 나무로 자라고 이 나무가 죽어 디고리는 이 나무로 옷장을 만든다. 이 옷장은 훗날 피터, 에드먼드, 수잔, 루시 네 명의 아이들이 나니아로 향하게 되는 '문'의 역할을 하게 되니 이제 '나이아 연대기'의 진정한 모험이 시작되는 것이다.

 

마녀와 싸워 이긴 피터, 에드먼드, 수잔과 루시는 아슬란의 명으로 왕과 여왕이 되어 나니아를 다스리게 된다. 어느 새 멋지게 성장한 아이들, 우연히 발견한 가로등을 보고 옛 일이 떠오르기 시작하는데, 자신의 세상과 연결된 옷장을 통해 자신이 살았던 세상으로 다시 오게 된 아이들의 모습은 예전 처음 그 옷장을 넘어서던 어린아이적 모습 그대로였다. 나니아에서 함께 한 세월이 그저 한순간의 '꿈'이었던 것일까.

 

"말과 소년"과 "새벽 출정호의 항해" 부분에서는 조금 지루해서 페이지를 넘기기 힘들었지만 에드먼드, 루시의 말을 믿지 않는 유스터스가 나니아로 함께 오게 되어 캐스피언과 모험을 하게 되는 장면에서는 유스터스가 앞으로 어떻게 변하게 될지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 생쥐 리피치프와 늘 싸우는 유스터스, 유스터스는 리피치프에게 늘 당하기만 한다. 검을 쥐고 유연하게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 리피치프의 모습이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하다. 명예를 아는 리피치프는 마지막까지 의연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다른 이들에게 멋진 기억을 선사한다. 그러나 역시 마지막 만남은 가슴이 아프고 슬프다. 하지만 말이다 세월이 흘러 잊혀졌던 이들이 "마지막 전투"에서는 모두 모이게 되니 너무 슬퍼하지 말자.

 

한 마리의 원숭이 '시프트'의 욕심에 의해 칼로르멘과 전쟁을 하게 된 나니아. 나니아는 이제 끝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물에 잠기는 나니아, 이 모습도 종교적인 색채가 짙지만 나이아속의 나니아, 죽었던 이들도 함께 할 수 있는 이 곳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리피치프도 만나고 함께 모험을 떠난 캐스피언, 처음 나니아에 왔을때 루시를 도와주었던 툼누스, 플레지, 난쟁이 트럼프킨까지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 나는 나이가 들어 이들과 함께 하지 못하지만 나니아에서 모험을 함께 한 수잔이 이들과 함께 하지 못해 안타깝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세속의 때가 많이 묻어 점점 이곳 나니아를 부정하게 되면서 서서히 기억속에서 잊혀져 갔겠지. 역시 나니아는 꿈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낙원인 모양이다. 착하게 살지 않아 말못하는 짐승으로 돌아간 수많은 나니아의 백성들, 나니아속의 나니아에 들지 못해 사라져간 그들이 생각나서 마음이 점점 더 슬퍼지니 역시 나니아의 끝을 보는 건 유쾌하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모리스 ㅣ E. M. 포스터 전집 2
E. M. 포스터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모리스" 이 책은 동성애를 다루고 있다. 표지에 남자 두명이 보이긴 하지만 전혀 동성애적인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책을 다 읽고 난 지금도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들진 않는다. 왜 책 제목을 "모리스"라고 지었을까. "모리스"는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이다. 요즘 사람들의 시선속에도 '동성애'에 대해 그리 너그럽지 못한데 포스터가 "모리스"를 쓴 것이 1913-1914년이었으니 그 시대에 얼마나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내용으로 비춰졌을지 짐작이 갈 것이다. "내가 죽거나 영국이 죽기 전에는 출판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한 포스터, 그가 집필한 이 책을 읽어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모리스가 퍼블릭 스쿨로 떠나기 전, 졸업식 날 듀시 선생은 모리스에게 앞으로 겪게 될 삶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며 "10년 뒤 오늘, 우리 부부가 너와 네 아내를 저녁 식사에 초대하마"라고 이야기한다. 그저 평범하게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이 말은 훗날 모리스에겐 이루어질 수 없는, 남들과 같은 인생을 살고 싶은 모리스에겐 정말 꿈 같은 일이다. 이 책에서는 동성애라도 육체적인 교합에 대한 내용이 없어 두 남자의 사랑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클라이브를 만나 감정의 변화를 느끼고 지옥같은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 최면술까지 받아보는 모리스를 보면서 그가 얼마나 고통스러워하는지 알 수 있다. 모리스에게 먼저 다가온 클라이브는 이젠 모리스가 싫다며 모리스의 여동생 '에이다'에게 마음이 있다고 얘기한다. 클라이브에게 좋은 감정을 가졌던 나는 타인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그의 행동에 화가나고 모리스가 애처롭다. 하지만 클라이브와 헤어진 이후 만난지 얼마 되지 않는 남자들에게 호감을 느끼는 모리스를 보며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만난 시간이 길어야만 그 사랑이 진짜다"라고 이야기 할 순 없지만 그래도 서로를 알아가는 충분한 시간을 필요하지 않을까. 클라이브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방황하며 타인에게 쉽게 마음을 여는 모리스의 모습은 위태로워 보였다. 하지만 클라이브의 집에서 하인으로 있는 알렉과 모리스의 사랑은 사회가 허락하지 않는 사랑이지만 알렉이 모리스와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떠나지 않음으로써 이 책은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물론 동성애를 허락하지 않는 곳에서 사람들의 시선에 맞서야 한다는 것에 대해 혹자는 "결코 행복한 결말이 아니다"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알렉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는 모리스에겐 행복일 것이다.

 

모리스와 알렉. 이 두 사람의 뒷 이야기는 더 이상 알 수가 없다. 클라이브에게 모리스가 찾아와 "알렉과 함께 한다"고 이야기 한 후 모리스를 그 뒤로 볼 수 없으니 두 사람이 어떻게 지냈을까 궁금해진다. 아마 클라이브는 모리스의 마음을 버린 자책감을 늘 가지고 있었기에 모리스의 알렉에 대한 마음을 끝까지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클라이브의 마음속에 모리스에 대한 마음이 조금은 자리하고 있었기에 모리스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을게다. '남녀사이의 사랑이 아니다'라는 불편함이 전혀 들지 않았던 "모리스". 나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선사해 준 것 같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몽당연필 2008-10-08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투 꾸~욱!! ^^
 
카불 미용학교 - 잊을 수 없는 그들의 이름
데보라 로드리게즈 지음, 이선혜 옮김 / 길산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 어떤 것으로든 그녀들의 삶을 온전하게 이해할 순 없을 것이다. 얼마전에 "연을 쫓는 아이"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조금의 정보를 얻었다고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아프가니스탄 여인들의 삶은 내가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다. 그런 일을 내가 겪는다면 당당히 맞서지 못하고 "죽고 싶다"는 생각만 하며 수동적으로 살았을 삶을, 그녀들은 희망을 가지며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이 책의 저자 데보라는 안정된 삶과 부와 성공을 거머쥐고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음에도 늘 가진 것이 없는 자, 고통받는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 왔다. 비록 구타를 일삼는 남편을 피해 이곳 아프가니스탄으로 날아오게 되지만 그녀는 이 곳이 자신이 있어야 할 곳임을 알게 된다.

 

데보라는 의사, 조산사 등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무리들 중에 '미용사'라는 직업이 이 곳 아프가니스탄에서 큰 환영을 받게 될줄은 몰랐다.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자유롭게 수다를 떨며 웃을 수 있는 공간인 미용실이 탈레반에 의해 모두 사라졌기에 데보라는 이 곳 안개와 먼지의 도시 카불에 미용학교를 설립할 결심을 하게 된다. 데보라를 찾아오는 수많은 아프가니스탄의 여성들을 통해, 불행과 절망을 희망과 웃음으로 이겨내는 그녀들의 삶이 궁금하다면 당장 이 책을 읽어보면 된다.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이 힘들어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이야기는 분명 삶의 의욕을 불러 일으키는 희망을 주게 될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인이 아닌 서양인의 시선으로 이들을 바라보는 데보라. 남편에게 구타당하고 집안에서 노예처럼 살아가는, 짧은 행복조차 그녀들에게 허락되지 않는 곳이지만 모두들 무조건 불행하진 않다. 우리네가 힘들게 살아가는 이유를 그들이 모르듯 그 곳에서도 열심히 살아내야 하는 그들의 삶이 있다. '카불 미용학교'에 입학 허가를 받고 싶은 사람들 중 사연 없는 이는 단 한명도 없다. 데보라가 많은 여성들 중에 몇 십명만 가려내어 이 학교에 받아들이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간다.

 

아프가니스탄에서 5년간 생활하며 데보라가 겪었던 일들이 이 책속에 담겨져 있다. 나는 좀 더 많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삶을 알아가길 바랬고 그녀들이 어떻게 지금의 삶을 당당하게 살아내고 있는지 궁금했는데 역시 아프가니스탄인이 아닌 타국민의 시선으로 바라보는데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이 책 안에는 데보라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카불 미용학교, 아프가니스탄의 문화, 아프가니스탄인 '샘'과 결혼한 이야기 등이 많이 다뤄져 있어 아쉬운 마음이 든다. 첫째 부인이 있는 '샘'과 결혼한 데보라를 어떻게 보면 좋을까. 몇 번의 결혼으로 지친 마음, 이제는 이 곳에서 작은 행복을 얻고 있는 데보라, 그녀도 이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로산나, 마리암, 미나 등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주어진 혜택에 불만만 품고 진정한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나에게 그녀들의 이야기들은 내 마음을 울린다. 누군가가 고통받고 죽어가는 땅, 사람들에게 위험한 곳이라고 알려진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으며 슬픈 숙명이지만 작은 행복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