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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연대기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폴린 베인즈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7권 합본으로 만든 '나니아 연대기'를 읽고 나니 나 자신에 대한 뿌듯함보다는 "마지막 전투"의 여운이 남아 기분이 울적해진다. 첫 장을 펼쳤을 때 '아슬란'이라는 사자, 말하는 동물들이 사는 '나니아'에서 인간들을 지칭할 때 아담의 아들, 이브의 딸이라고 부르는 것, 아슬란이 디고리에게 사과를 가져오게 하는 모습은 전형적인 기독교적인 모습을 담고 있어 이 책에 오롯이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일단 이런 것들을 제외하고 나면 선과 악의 구도가 명확하고 어린 아이들만 나니아에 갈 수 있다는 것(이때 나는 '피터팬'이 떠올랐다.)은 비록 다른 책에서도 볼 수 있긴 하지만 말하는 동물들을 만나는 것이 즐거웠다.
이 책은 나니아가 생겨나고 멸망하기까지의 모습을 다 볼 수 있다. 외삼촌이 만든 반지로 나니아에 처음 발걸음을 하게 된 디고리와 폴리가 나니아의 생성부터 멸망까지 지켜볼 수 있기에 혹자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할지 모르지만 나니아에서 흘러가는 시간과 우리 인간들이 사는 이 세계의 시간의 흐름이 달라 우리 세계에서 1년을 보낸 후 나니아에 가도 함께 모험했던 그들이 죽어 볼 수 없는 지경이니 그 시간의 흐름이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디고리가 엄마의 병을 고쳐주기 위해 가져온 사과의 씨앗이 싹을 틔워 큰 나무로 자라고 이 나무가 죽어 디고리는 이 나무로 옷장을 만든다. 이 옷장은 훗날 피터, 에드먼드, 수잔, 루시 네 명의 아이들이 나니아로 향하게 되는 '문'의 역할을 하게 되니 이제 '나이아 연대기'의 진정한 모험이 시작되는 것이다.
마녀와 싸워 이긴 피터, 에드먼드, 수잔과 루시는 아슬란의 명으로 왕과 여왕이 되어 나니아를 다스리게 된다. 어느 새 멋지게 성장한 아이들, 우연히 발견한 가로등을 보고 옛 일이 떠오르기 시작하는데, 자신의 세상과 연결된 옷장을 통해 자신이 살았던 세상으로 다시 오게 된 아이들의 모습은 예전 처음 그 옷장을 넘어서던 어린아이적 모습 그대로였다. 나니아에서 함께 한 세월이 그저 한순간의 '꿈'이었던 것일까.
"말과 소년"과 "새벽 출정호의 항해" 부분에서는 조금 지루해서 페이지를 넘기기 힘들었지만 에드먼드, 루시의 말을 믿지 않는 유스터스가 나니아로 함께 오게 되어 캐스피언과 모험을 하게 되는 장면에서는 유스터스가 앞으로 어떻게 변하게 될지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 생쥐 리피치프와 늘 싸우는 유스터스, 유스터스는 리피치프에게 늘 당하기만 한다. 검을 쥐고 유연하게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 리피치프의 모습이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하다. 명예를 아는 리피치프는 마지막까지 의연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다른 이들에게 멋진 기억을 선사한다. 그러나 역시 마지막 만남은 가슴이 아프고 슬프다. 하지만 말이다 세월이 흘러 잊혀졌던 이들이 "마지막 전투"에서는 모두 모이게 되니 너무 슬퍼하지 말자.
한 마리의 원숭이 '시프트'의 욕심에 의해 칼로르멘과 전쟁을 하게 된 나니아. 나니아는 이제 끝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물에 잠기는 나니아, 이 모습도 종교적인 색채가 짙지만 나이아속의 나니아, 죽었던 이들도 함께 할 수 있는 이 곳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리피치프도 만나고 함께 모험을 떠난 캐스피언, 처음 나니아에 왔을때 루시를 도와주었던 툼누스, 플레지, 난쟁이 트럼프킨까지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 나는 나이가 들어 이들과 함께 하지 못하지만 나니아에서 모험을 함께 한 수잔이 이들과 함께 하지 못해 안타깝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세속의 때가 많이 묻어 점점 이곳 나니아를 부정하게 되면서 서서히 기억속에서 잊혀져 갔겠지. 역시 나니아는 꿈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낙원인 모양이다. 착하게 살지 않아 말못하는 짐승으로 돌아간 수많은 나니아의 백성들, 나니아속의 나니아에 들지 못해 사라져간 그들이 생각나서 마음이 점점 더 슬퍼지니 역시 나니아의 끝을 보는 건 유쾌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