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헌트 3 - 소녀의 기도
오노 후유미 지음, 박은희 옮김 / 북스마니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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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스님과 존, 아야코, 마사코의 활약이 미비하긴 했지만 그래도 제법 제령을 하거나 악령을 물리치는 일에 도움이 되었었는데 '고스트 헌트 3: 소녀의 기도'에서는 나르가 시키는 일을 조금씩 하거나 거의 활약이 없다. 그래서 이번 사건에서는 나르와 마이의 활약이 돋보인다. 물론 마이도 크게 활약한 것은 없지만 영능력자들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번에 영능력자들이 출동한 곳은 유아사 고교였다. 1권에 이어 또 학교 괴담인가 싶지만 구교사 괴담보다는 섬뜩하다. 학교에서도 악령이 돌아다니다니 이건 좀, 아니 많이 무서웠다. 

 

처음에는 유아사 고교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워낙 많은데다 누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머릿속에서 정리하기도 싶지 않아(마이에게 정리한 카드를 나에게도 보여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였다) 힘이 빠졌었다. 마사코에 의해 들은바로는 신괴담에는 '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까지 하니 과연 나르가 어디서부터 해결을 해 나갈 것인지 걱정될 정도였다. 솔직히 구괴담에는 '영'이 존재한다는 것도 무섭긴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저주에 걸린 듯 불행한 일을 겪고 불길한 것들을 보는 것이 더 무서웠다.

 

마이가 카사이는 범인이 아니라고 하는데도 아야코와 마사코는 시종일관 카사이를 의심한다. 제대로 일은 안하고 카사이만 잡으려 드는 아야코가 왜그리 보기 싫은지 모르겠다. 마사코나 나르도 카사이를 의심하긴 했었지만 아야코는 이상하게 밉다. 능력이 없어서 그런가. 능력도 없는데 나르에게 추파를 던져서 그런가 아마도 둘 다겠지만 하여튼 능력이 없으니 아야코가 나르 일행들과 함께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나르조차 한 번 더 증거가 나오면 카사이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하니 친구들 앞에서 숟가락을 구부리는 행동을 했다고 의심을 받는 카사이가 안쓰럽다. 그렇지만 카사이가 숟가락을 염력으로 구부린 후로 학교에서 이상한 사건들이 일어났으니 의심받을 수 밖에 없겠다.

 

나르는 그동안 주변을 조사하며 착실하게 사건들을 일으킨 범인을 향해 다가간다. 그 덕분에 나르와 마이가 악령에게 위협을 받는 상황에 놓이게 되어 긴장감은 고조되지만 늘 그렇듯이 나르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침착하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냉철해 보이지만 속은 따뜻한 남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마이를 따뜻하게 감싸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다 나도 나르에게 빠져드는 거 아냐.

 

스님을 좋아하는 타카, 나르를 좋아하는 마이의 모습은 여느 아이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 잠시동안 평범한 일상을 보는 듯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었으나 그때문에 회의실에 혼자 있는 마이가 더 위태로워 보였다. 학교 안 어디에서도 안전한 곳은 없었기에 마이의 능력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긴 하지만 나르의 곁에 있고 싶어하는 마이가 앞으로 얼마나 더 위험한 사건을 겪게 될까 걱정이 된다. 마사코와 나르의 관계는 무엇인지 이번에도 밝혀지지 않아 궁금한데 언젠가는 나르가 마사코에게 잡힌 약점이 무엇인지 밝혀지겠지. 이번에는 스님의 일상이 조금 공개되었는데 나르와 존, 스님, 아야코, 마사코, 마이의 이야기를 따로 다루어도 좋은 작품이 나올 듯 한데 그들의 이야기가 외전으로 나와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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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책을 읽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책에 빠져들면 더운 것도 잠시 잊게 되더라구요. 요즘에는 계절 상관없이 추리, 스릴러 소설이 읽고 싶네요.

 

 

 

 

 

 

 

소아성애자, 십대들의 일탈과 탈선, 흥미 위주의 TV 프로그램, 그리고 월스트리트의 일그러진 풍경들… 작가는 현재 미국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와도 같은 사회문제를 골라 자신만의 시선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제노사이드'의 뜻이 대학살인가 봅니다. 관동대지진이나 난징대학살에 대한 글이 담겨져 있다니 생각만해도 마음이 아파오지만 읽어보고 싶네요.

 

 

 

 

 

 

 

 

 

 

 

 

 

궁극의 사랑이란 상대의 과거와 트라우마까지 감싸 안는 연민인가, 혹은 거부하지 못할 운명의 광기인가, 아니면 상대의 죄를 함께 짊어지고 공유하는 것인가. 미나토 가나에는 이번 소설을 통해 인간 존재의 영원한 수수께끼인 '궁극의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에 도전했다고 합니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타우누스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으로 아름다운 여인의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스캔들, 정재계를 뒤흔드는 검은 음모와 범죄 조직, 그리고 한 인간의 인생을 뒤트는 사랑…. 미스터리적 완성도뿐 아니라 시리즈로서의 재미까지 고루 갖춘 작품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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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너 매드 픽션 클럽
헤르만 코흐 지음, 강명순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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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 전부터 예약을 해야 갈 수 있는 곳인 아주 유명한 레스토랑인데도 차기 수상이 유력한 형의 유명세 덕분에 형이 예약하면 단 번에 자리가 나기 때문일까 파울 로만은 형 세르게 로만과 식사하는 것이 그리 유쾌해 보이지 않는다. 물론 지금까지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이것도 자신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되지만 오늘 파울 로만은 형 부부와 함께 여유로운 식사를 즐기기엔 머릿속이 너무나 복잡하다. 노숙자를 구타해 죽인 열다섯 살 소년이 그의 아들 미헬이 아닐까 생각될정도로 그는 가족 모임에 집중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가 쌓아올린 모든 것들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에 대한 걱정, 소소한 행복과 아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이라기 보단 이 사건에서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내 끌레르가 이 사건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등을 헤아리느라 정작 중요한 문제는 고민하지 않는다. 미헬의 잘못을 알게 되었을 때 그는 분명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모른척 했었으니까.  
 
차기 수상이 유력하지만 그것을 포기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아들의 죄를 알리려는 세르게 로만의 행동은 그 나름대로 고민하고 내릴 결론이었다. 아들 릭이 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릭이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대한 죗값을 치르고 나면 모든 것이 제자리에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 자신의 정치 생명까지 포기하면서까지 아들의 미래만을 생각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옳고 그름을 따진다면 세르게의 말이 맞다. 그러나 끌레르의 생각은 다르다. 용의자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스스로 나서서 노숙자를 죽였다는 것을 알릴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끌레르는 아들 미헬의 미래가 걱정되어 세르게가 기자회견을 열지 못하게 하는 데 필사적이다. 무슨 짓을 해서든 기자회견을 열지 못하게 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저자 헤르만 코흐는 이 사건을 통해 우리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노숙자를 구타해 죽인 열다섯 살 소년, 하나뿐인 아들을 위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라고. 처음에는 끌레르가 미헬을 지키기 위해 한 행동때문에 이 책이 블랙유머, 심리스릴러에서 공포소설로 변하는 것이 못마땅했다. 끌레르가 만들어 놓은 결말은 독자들의 생각을 차단시켜 버린다. 그런데 잠든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깨달은 것이 있다. 끌레르와 파울은 미헬을 위해서 이런 결정을 내렸구나, 하고. 
 
베아우는 세르게와 바베테가 입양한 아이다. 릭과 미헬과 혈연관계에 있었다면 베아우가 협박을 했을 것인가에 대해 끌레르의 생각은 분명하다. 파울이 베아우에게 편견을 가지고 있었을 때 그를 비난했던 끌레르가 미헬의 문제에 이르자 냉혹하게 베아우를 배제시켜 버린다. "가족이라면 그런 협박을 하지 말았어야지. 그렇지 않니? 베아우" 뭐 그런 얘기다. 동영상을 세상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베아우,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것을 세상에 알리겠다는 세르게, 두 사람 모두 끌레르에게는 미헬의 미래를 위협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끌레르와 파울에게도 변명의 여지는 있다. 끌레르는 유전적인 문제가 있었지만 미헬을 낳기로 결정했을 때부터 미헬의 삶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도덕적인 문제로 들어가보면 미헬을 이렇게 만든데에는 끌레르와 파울의 책임이 크다.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밖으로 분출시키는 파울의 모습은 노숙자를 죽인 미헬의 모습과 다르지 않고 이 사건을 해결하는 데 있어 해결방법을 제시한 이가 끌레르였기에 두 사람은 부모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이미 이 사건은 해결이 되었으니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겠지만 한 마디쯤 하자면 또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또 이런 일이 벌어지면 이번에는 끌레르와 파울이 누구를 희생시킬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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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과 영혼의 경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오근영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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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무로 유키는 심장질환으로 아버지를 잃었다. 유키의 엄마가 남편의 수술을 맡았던 니시조노 요헤이와 재혼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기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소재가 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는 나오이 조지를 등장시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나오이 조지가 어떤 동기를 가지고 노조미에게 접근했는지 알 수가 없지만 그로 인해 뭔가 엄청난 사건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은 예측 가능하다.

 

조지가 처음 병원으로 보낸 협박편지를 찾은 사람은 유키였다. 협박편지의 내용으로 보면 유키도 의심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경찰들은 병원 내부자를 의심하면서도 유키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는다. 아버지의 죽음이 의도적인, 계획에 의한 죽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끊임없이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고 엄마가 니시조노와 재혼을 한다는 말을 들은 후 그 의심은 점점 사실이 되어 가는 듯 하다.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엄마와 니시조노가 만나는 모습을 봤었기에 그녀의 생각은 상상을 넘어 이제는 모든 것이 현실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유키의 엄마와 니시조노는 왜 유키에게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을까. 설마 유키의 생각대로 니시조노가 아버지를?

 

경찰들이 병원을 상대로 협박편지를 보내고 화장실에 발연통까지 놓아둔 범인을 잡기 위해 엉뚱한 곳을 조사하는 사이 나나오는 홀로 범인에게 접근해 간다. 그런데 범인을 잡을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사건이 종료된 후에라도 범인을 잡게 되면 다행이겠다. 조지의 범행동기는 지금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사건이 끝난 후 그가 얻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의사의 사명? 누구나 자신의 일에 사명을 가지는 것은 아닐텐데, 나나오가 범행 대상이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조지의 생각대로 과연 범행 대상이 뉘우치기나 할지 모르겠다. 자신은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나 않을지.

 

조지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번 사건을 계획했지만 결과적으로 니시조노와 유키를 위한 무대를 만들어 줬다. 니시조노가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어떤 사명을 가지고 수술에 임하는지 보여줘 그 숭고한 정신에 독자들은 감동을 받는다. 유키도 니시조노의 수술을 통해 자신이 의심했던 모든 것들에 대한 해답을 얻었다. 아버지가 죽기 전에 유키에게 "인간은 그 사람이 아니고는 해낼 수 없는 사명이라는 것을 갖고 태어난다"고 말했다. 유키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어 의사가 되었지만 이제 자신의 사명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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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원미동 사람들 세트 - 전2권
변기현 지음, 양귀자 원작 / 북스토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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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미동 사람들'이 만화로 탄생하여 선명한 색채를 지니고 밝은 햇빛에 드러낸 모습은 그야말로 처참하다. 아니 너무나 슬프고 씁쓸하여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풀어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할까. 나의 어린 시절이기도 한 우리들의 곤궁했던 시절 1980년대는 누구에게나 힘겨웠던 시절이었다. 써니전자, 행복사진관, 강남부동산 등의 가게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광경은 정겹기 보다는 생활의 곤궁함을 보여주는 것 같아 한숨이 절로 나온다.
 
'원미동 사람들'은 은혜아빠가 부천에 있는 원미동에 있는 무궁화연립으로 이사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내 집 마련이 희망과 같은 의미일텐데 집을 사서 이사를 가는 은혜네 가족은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덕분에 나도 그의 가족들을 따라나선 길이 즐겁지가 않다. 원미동과의 첫 만남이 이러해서야. 동네 사람들과 서로 인사만 주고 받는 사이었다면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랬다면 원미동의 불 켜진 집들을 바라보며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하며 궁금해하기도 했을텐데 이 책을 읽는 독자지만 원미동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이렇게 사람들의 속마음까지 모두 알게 되니 그들을 보는 것이 그리 편하지도, 즐겁지도 않다. 9년 가까이 밖에 살지 않았지만 어른들보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더 많이 아는 경옥의 눈을 통해 본 원미동도 몽달 씨의 슬픔에 젖은 눈빛 만큼이나 아프다. 
 
우리는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거창한 생각들을 하며 살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시절이 지나고 돌이켜 보면 뜻하지 않게 나는 역사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학생운동을 하다가 학교에서 퇴학당한 몽달 씨는 항상 시를 읊고 다니고 바보 같기만 해서 형제슈퍼의 김 반장의 심부름을 도맡아 한다. 그의 눈빛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세상과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몽달 씨의 마음을 알고 있는 경옥의 눈에는 그가 너무 멋져 보인다. 바람결에 흩날리는 몽달 씨의 머리카락을 보고 있으면 나도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이니 나이에 비해 조숙한 경옥의 눈에도 멋져 보이리라.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슈퍼맨 진만이, 진만이는 알까. 아빠도 하늘을 날고 싶어한다는 것을. 거지꼴을 하고 다니는 아들때문에 울음을 터뜨리고야 만 아내를 생각하면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하지만 진만 아빠는 '전통문화연구회'의 외판원으로 사람들에게 물건을 팔아야 돈을 받을 수 있는데도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진만이가 가만히만 있으면 좋을텐데 병원비는 커녕 먹고 살기도 힘들구만 이녀석은 하늘을 날아보려고 높은 곳에서 떨어져 팔이며 다리가 부러진다. 정말, 먹고 사는 것이 쉽지 않다.
 
경옥의 언니 선옥에게 관심을 가지는 형제슈퍼의 김 반장은 같은 물건으로 장사를 하는 가게의 문을 닫게 만든다. 살아보겠다고 차린 마지막 가게였는데 그 가게의 주인에게 주먹질을 하는 김 반장이 대가족을 부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가슴만 답답해진다. 위험에 처함 몽달 씨를 구해주지 않는 비겁함에는 고개를 돌려 버리게 되지만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비겁해지는 그를 보며 단 한 마디도 할 수가 없다. 
 
연작단편으로 이루어진 '원미동 사람들'은 특정한 인물이 주인공을 맡고 있지 않다. 누구든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으며 그들은 지금도 살아내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 생이 다하는 날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고 있을 것이다. 그 안에는 불행, 아픔, 슬픔도 있을 것이나 분명 희망과 행복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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