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과 영혼의 경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오근영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히무로 유키는 심장질환으로 아버지를 잃었다. 유키의 엄마가 남편의 수술을 맡았던 니시조노 요헤이와 재혼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기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소재가 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는 나오이 조지를 등장시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나오이 조지가 어떤 동기를 가지고 노조미에게 접근했는지 알 수가 없지만 그로 인해 뭔가 엄청난 사건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은 예측 가능하다.

 

조지가 처음 병원으로 보낸 협박편지를 찾은 사람은 유키였다. 협박편지의 내용으로 보면 유키도 의심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경찰들은 병원 내부자를 의심하면서도 유키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는다. 아버지의 죽음이 의도적인, 계획에 의한 죽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끊임없이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고 엄마가 니시조노와 재혼을 한다는 말을 들은 후 그 의심은 점점 사실이 되어 가는 듯 하다.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엄마와 니시조노가 만나는 모습을 봤었기에 그녀의 생각은 상상을 넘어 이제는 모든 것이 현실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유키의 엄마와 니시조노는 왜 유키에게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을까. 설마 유키의 생각대로 니시조노가 아버지를?

 

경찰들이 병원을 상대로 협박편지를 보내고 화장실에 발연통까지 놓아둔 범인을 잡기 위해 엉뚱한 곳을 조사하는 사이 나나오는 홀로 범인에게 접근해 간다. 그런데 범인을 잡을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사건이 종료된 후에라도 범인을 잡게 되면 다행이겠다. 조지의 범행동기는 지금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사건이 끝난 후 그가 얻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의사의 사명? 누구나 자신의 일에 사명을 가지는 것은 아닐텐데, 나나오가 범행 대상이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조지의 생각대로 과연 범행 대상이 뉘우치기나 할지 모르겠다. 자신은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나 않을지.

 

조지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번 사건을 계획했지만 결과적으로 니시조노와 유키를 위한 무대를 만들어 줬다. 니시조노가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어떤 사명을 가지고 수술에 임하는지 보여줘 그 숭고한 정신에 독자들은 감동을 받는다. 유키도 니시조노의 수술을 통해 자신이 의심했던 모든 것들에 대한 해답을 얻었다. 아버지가 죽기 전에 유키에게 "인간은 그 사람이 아니고는 해낼 수 없는 사명이라는 것을 갖고 태어난다"고 말했다. 유키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어 의사가 되었지만 이제 자신의 사명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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