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이 자랑이 아니라는 것은 당연지사겠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운 일도 아닐 것이고, 자왈 지지이지지요부지이부지이시지야라 어쩌고 저쩌구리....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바로 아는 것이고, 알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 할 것이 아니라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하느니라 뭐라는 옛 성현의 뜻깊은 말씀도 들은 바가 있거니와, 말하자면 글 읽는 사람의 학문하는 자세를 일컬음이랄 것이다.


문진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과거에도 물론 있었고, 앞으로도 여전히 있을 것이 분명한 것으로, 국어사전상의 의미는 이렇다. [문진(文鎭) : 서진(書鎭), 책장이나 종이쪽이 바람에 흐트러지지 못하게 누르는 물건] 어린시절 서예를 배울 때, 화선지를 누르고 있던 물건이 바로 문진되겠다. 분명 본인도 옛날에 그 문진이라는‘물건’은 보아 왔다. 다만 그것의 명칭이‘문진’이라는 것을 몰랐던 것인데 


그런데, 두어 해 전에 <아빠와 함께한 베니스여행>이라는 꽤 괜찮은 책을 보다가 여기서 문제의 문진이라는 것이 등장하는데, 도대체 문진이란 무엇인지, 그림이 나와있는데도 도무지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여차저차해서 알아보니 문진이란 아항~ 바로 그렇고 그런 물건이었던 것이었다. 



요지를 말하자면 문진이라는 것의 정체를 삼십이 훨씬 넘은 나이에 알게 되었고, 그것도 글하는 선비를 자처하는 본인으로 문진을 몰랐다는 것이 심히 부끄럽다는 말이다. 그런 생각이 가슴에 사무쳐 자책하고 있던 차제에 모 사이트에서 문득 반지의 제왕 문진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순간, 본인 가슴에 품었던 부끄러움과 영화 <반지의 제왕>에 대한 애정이 ‘영희 철이 크로스’하여 지름신으로 화하여 강림하였던 것이다.

 

반지의 제왕 1에 등장하는 <두개의 석상>과 반지의 제왕 3에 등장하는 <미나스트리스>가 내부에 레이져로 새겨진 아크릴 문진이다. 두개의 가격이 64,000원이다. 우리 마누래는 또 쓸데없는 거 샀다고 야단이다. ‘하나에 15000원 정도 하겠네’ 하길래 ‘그래 두개 32000원 줬다’고 뽕때렸다. 거짓말에 능한 성격은 아니지만 사실대로 말했다가는 뚜디리맞아 죽을까봐 겁이나서 어쩔수 없었다.



참고로 이 액자는 <반지의 제왕> DVD 구입하고 받은 소책자에서 마음에 드는 사진을 오려서 본인 심혈을 기울여 직접 만든 액자다. 이 액자를 얻는 대신 반지의 제왕 소책자는 걸레가 되었다. 



왼쪽부터 <반지원정대>, <두개의 탑>, <왕의 귀환> 되겠다....아시다시피

<두개의 탑>에서 바람을 맞고 서있는 에오윈의 모습이 왠지 처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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