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쿠가와 이에야스 9 - 제1부 대망 - 혼노사의 변
야마오카 소하치 지음, 이길진 옮김 / 솔출판사 / 200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총3부 32권중 이제 9권이 끝났다. 일본 전국시대 3영웅중 오다 노부나가의 죽음으로 대망 제1부의 막이 내려졌다. 여기쯤에서 서평 비슷한 걸 남겨야겠다는 의무감이 생긴다. "적은 혼노사에 있다." 라는 말은 내부의 적을 가리키는 일본 속담이라고 한다. 천하포무(天下布武 : 강력한 무력으로 천하를 다스리겠다는 말이다.)의 깃발을 기세좋게 펄럭이며 일본 전국 통일을 바로 눈 앞에 둔 오다 노부나가가 자신의 가신인 아케치 미쓰히데의 모반으로 혼노사에서 원통한 죽음을 맞게 된다. 이름하여 혼노사의 변이라고 한다. 변이라고 해서 무슨 구린내 나는 똥떵거리를 떠올린다면 조금 곤란하겠다. '혼노'는 '본능(本能)'의 일본어 표기이므로 '사(寺)'의 일본어 표기인 '지'를 붙여 '혼노지의 변' 또는 한자음을 그대로 읽어 '본능사의 변'이라고 하는 게 맞겠지만, 입에 익어서 그런지 '혼노사'의 변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1582년, 노부나가 49세 , 그러니까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0년 전의 일이다. 

일본 전국시대의 3인에 대한 인물평으로는 울지않는 두견새에 관한 이바구가 인구에 길게 회자되고 있다. 아마도 3인에 대한 인물평으로는 정평으로 평가되고 있는 듯하다. 이 책을 읽어보면 그 인물평이 정녕 정확 예리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혹 모르시는 분이 궁금해할 것 같아서 다시 한 번 주워 섬겨보자면 내용은 이렇다. 오다씨의 경우는 울지않는 새는 새가 아니므로 필요없다 그러니 죽여없애야 한다는 것이고, 도요토미씨로 말하자면 새의 떵구멍을 간질간질 해서라도 어떻게든 울려야겠다는 것이고, 도쿠가와씨는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새가 울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군군신신부부자자라고 했던가 역시 오다는 오다답고, 도요토미는 도요토미답고 이에야스는 이에야스 답다는 생각이다.

본인이 2년전인가 처음으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읽었을 때는 허례허식과 온갖 구태한 관습을 거부하는 윗통 벗어재낀 거칠 것 없는 오다 노부나가가 가장 멋있는 사나이로 다가왔지만, 두 번째로 이책을 읽어 보니 3인에 대한 호오의 감상이 약간 변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에게는 임진왜란의 원수로 너무나도 유명한 히데요시가 가장 매력적인 인사로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니 지략에 있어서도 결코 남에게 뒤지지 않고, 자신감과 추진력도 대단하지만 노부나가에게는 없는 주변인물들과의 친화력과 유머가 그에게는 있었던 것이다.

노부나가에게 있어 거칠 것 없는 추진력과 결단력이 소위 천하포무의 원동력이 되었겠지만 그 박력넘치는 행동 뒤에 숨은 안하무인의 태도가 결국은 노부나가 자신을 찌르는 비수가 되었던 것이다. 책을 보면 도요토미는 완전히 오다에게 심취하고 있는데, 일설에 의하면 도요토미가 모반을 조장했다는 주장도 있다. 미쓰히데 모반이후 순식간에 권력을 장악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전광석화와 같은 행적으로 미루어 보건대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두 번째로 읽어도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역시 별 매력없는 인물이다. 세사람 중에서 말이다. 비록 오랜 전란을 종식시키고 향후 300년간의 에도막부 평화시대를 연 것이 도쿠가와였으나 이 장수만세 이에야스는 너무 응큼한 것 같아 재미가 없고 또 매력이 없다. 만약에 본인이 늙어서 세 번째로 이 책을 읽게 된다면 그때는 도쿠가와가 가장 마음에 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다는 황야의 외로운 늑대, 히데요시는 재간동이 원숭이, 이에야스는 음흉한 너구리.....누구나 늙으면 너구리처럼 조금은 응큼음흉해 지는 법이니까.....히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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