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수집가로서 본인은 이러저러한 분들 서재를 들락거리면서 혹은 이런저런 매체를 뒤적이면서 다람쥐 도토리 모으듯 읽을 만한 책들을 보관함에 잔뜩 모아 두고 있다. 하루에 한 두 번은 그 목록을 쭉 훑어보며 중고로(특히 싼값으로) 올라온 놈이 있나~ 없나~ 체크하고 있다.  

 

그러던 중 홀연 워렌 버핏 자서전 <스노우불> 상하 2권이 최상의 상태로 상권 20,000원 하권 23,000원에 올라와 있지 않은가. 아!! 이게 왠 떡이란 말인가. 이것이 금일 11시 59분 23초 경이었을 것이다. 뒷주머니를 뒤적여 지갑을 꺼내고 있는데, 딩동딩동!!  이런!! 점심시간이잖아! 식사시간은 칼같이 지키는 본인 인지라 일단 한 그릇 주워담고 나서 천천히 주문하자 이런 안이한 생각을 했던 것인데, 한 그릇 떠 넣고 와서 들따 보니 스노볼은 어데로 굴러갔는지 행방이 묘연한 것이다. 아뿔싸! 어찌 강호에는 이리 날랜 인사들이 많단 말인가. 잠시도 방심할 수 없는 것이 강호의 법칙.  

 

소싯적에 꿇어 앉아 배울 때, 냄새나는 옛 경전에는 인재를 구하고자 하는 군주는 사람이 찾아오면 밥 떠 먹는 중이라도 곧 이를 뱉어내고 뛰어나갔다고 하고(옛날 향교에서 이 대목을 배울 때 아 아까운 곡식을 꿀떡 삼키면 되지 왜 뱉느냐 하는 생각도 들기는 했다.) 또 목욕중에는 머리를 감다 말고 수건으로 싸쥐고 뛰어 나갔다고 하니, 역시 내 배움이 깊지 못했던 것이다. 점심 한 그릇 떠 넣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끼니를 건너 뛰더라도 스노볼을 주문했어야 했다. 생각할 수록 아깝고 안타깝다. 진짜 스노볼이라도 하나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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