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는 베네치아로 갔다 - 함정임 유럽 예술 묘지 기행
함정임 글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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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문도 여러 가지다. 장소로 말하자면 국내에서부터 해외까지, 주제별로 나누자면 미술, 음악, 문학, 영화에서부터 포도주 등 음식물에 이르기까지 여러 수십 종은 될 것이다. 일전에 공지영이 수도원기행을 내었고 이제 함정임은 묘지기행을 출간했다.

'베네치아에서 비발디를 추억하며', '베네치아의 까페 플로리안으로 가자'가 그렇듯이 유럽묘지기행이란 부제가 붙은 <그리고 나는 베네치아로 갔다>도 온전히 베네치아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읽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실제 묘지기행은 파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베네치아에서는 토마스만의 소설 <베니스에서 죽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아마도 책을 처음 출간할 때 어떤 제목을 선택할 것인가하는 문제도 그리 간단한 것은 아닐 것이다. 작가의 의견과 판매실적을 고려하는 출판사 측의 입장도 있을 것이다. 베네치아에는 무엇인가 특별한 매력이 있기때문에 제목으로 상재되었을 터이다.

폴 발레리, 폴 엘뤼아르, 사뮈엘 베케트, 알베르 카뮈, 프란츠 카프카, 짐모리슨.... 이런 사람들의 묘지를 순례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지 모르겠다, 이제는 한 웅큼 흙으로 누워있는 유명인들의 무덤을 둘러본다고 해서 죽음이 극복되는 것도 온전히 이해되는 것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어디로든 떠나는 발걸음에 굳이 이유와 목적을 붙일 필요는 없다. 가고 싶으면 가는 것이고 쓰고 싶으면 쓰는 것이다. 떠날 수 있을 때 떠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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