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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사회 ㅣ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3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스타워즈나 블레이드러너 같은 SF영화는 심심(深深)하게 좋아하지만 SF소설은 별로 선호애호하지 않는 분야라서 읽은 책들이 없다. 작년엔가 탐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고나서야 필립 K.딕의 소설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죽은 자가 무슨 말을> 두권의 책을 읽은 것이 전부다. 옛날에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제외하면 말이다. 그 소설도 sf소설이라고 할수 있을라나...개인적으로는 화려한 장밋빛 비젼을 제시하는 영화보다는 블레이드러나와 같은 디스토피아적인 스토리를 더 좋아한다.
우주식민지를 개척한 인류중 일부가 과학문명을 독점하여 '천상의 도시'를 건설하고 여러세대에 걸쳐 계속 환생하면서 신으로 호의호식 살아가고 있는 반면 그들의 자손들은 지상에서 그들을 신으로 숭배하며 자전거나 인쇄기와 같은 아주 작은 문명의 혜택조차도 누리지 못한 채 연명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이른바 '제1세대' 인물인 샘이 여기에 반발하는 운동 - 촉진주의 (아마도 우매한 백성들의 문명수준을 촉진시키자는 의미같다). -을 펼치면서 신들도 패가 나뉘어 사생결단절단의 싸움을 벌인다는 이야기다. '제1세대'들의 지배 이데올로기는 고대 힌두신화다. '제1세대'들이 신의 행세를 하면서 '상'을 띠고 '속성'을 발휘하는 내용은 신일숙의 만화 <아르미안의 네딸들>을 생각나게 했다. 옛날에 본 이집트 신화를 배경으로 한 공상과학영화 [스타게이트]와도 조금 유사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젤라즈니는 응용력은 뛰어나지만 창의성은 다소 부족하지 않나하는 생각도 해봤다. 샘이 부처행세를 하는 부분은 마치 헤르만헷세의 <싯다르타>를 읽는 듯 하다. 매니아들의 극찬에 다소 기대를 가지고 읽어봤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의 소감은 글쎄다. 아직 대학생이거나 아니면 나이가 조금 더 어렸다면 재미있게 읽었을 법하지만, 가계의 답답한 경제사정에 절치부심 고민하고 가정과 직장에서의 혹은 사소하고 혹은 심각한 잡다한 일들로 머리가 복잡한 30대 중반의 남성에게 설득력을 얻기에 아무래도 sf는 조금 무리인 것 같다. 그래도 별은 네 개를 붙였다. 매니아들의 원성이 두렵기도 하고, sf소설로는 이만한 작품도 찾기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영화나 만화로 만들어 진다면 훨씬 더 재미있고 이해도 쉬울 것이다. 허리우드의 그 탁월현란한 테크날러지와 막대한 자본으로 만들지 못할 영화가 어디 있겠는가. 요즘 [반지의 제왕]이나 [매트릭스] 시리즈를 보면서 실감하고 있다. 신들의 사회가 영화로 나와서 어두컴컴한 극장안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