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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고향 -상
최인호 / 샘터사 / 199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별들의 고향>은 우리 젊은 날에 대한 슬픈 연가이자 송가에 다름아니다.
네가 어느날 갑자기/ 젊은 들꽃이 되어
이 바다 앞에 서면/ 나는 긴 열병 끝에 온
어지러움을 일으켜/ 여행을 시작할 것이다
망각의 해변에/ 몸을 열어 눕히고
행복한 우리 누이여/ 쓸려간 인파는
아직도 외면하고/ 사랑은 이렇게 작은 것이었구나
<마종기 '연가' 중에서>
나는 아무것도 너에게 줄 것이 없다
다만 무력을 고백하는 나의 신뢰와
그리고 하찮은 두어줄 시밖에는
내마음 항아리처럼 비어 있고
너는 언제나
향그러운 술이 되어 그것을 채운다
정신의 불안과 그보다
더 무거운 생활에 이끌려 황막한 벌판
또는 비내리는 밤거리의 처마 밑에서
내가 쓰디쓴 여수에 잠길 때
너는 무심코 사생해 주었다
토요일 오후의 맑은 하늘은, 아, 너는 진실로 교목과 같이 크고
나는 너의 그늘 아래 잠드는
여름철 보채는 소년에 불과하다
<이형기 '송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