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 담벼락 곳곳에 접시꽃이 피었습니다.
접시꽃 하면 도종환 시인이 떠오릅니다.
암으로 세상을 이별하는 젊은 아내에게 보내는 망부가가 바로 <접시꽃 당신>입니다.
27년 교사생활을 했지만 좌천의 연속이었고 어미도 없는 어린 남매를 두고 감옥에 가기도 했습니다.
그 도종환 시인이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
내 친구는 소신을 잠시 누르고(버리고가 아니라) 진흙탕에 들어갔다고 찜찜해 했지만, 진흙탕 속에서도 피는 연꽃이 있는게 아니겠는지요.
저는 정치 얘기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인세, 상금, 그 알량한 퇴직금까지 제자를 위해 아낌없이 내놓은 그에게 국회를 떠나더라도 그가 받게 될 연금에 마음이 놓입니다.
도종환 시인(저에게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끝까지 시인입니다)과는 일면식도 없지마는 그를 위해 주머니를 털어 그의 책을 샀던 아줌마에게는 큰 위로가 됩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하면 우리집 바른생활 아저씨는 이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보세요 아주머니, 당신의 노후에도 신경을 좀 쓰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