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 달집태우기
달을 볼 수 없으리라는 일기예보가 있었지만 대보름 행사를 하는 곳으로 갔습니다.
주인공인 보름달은 빠진 채 사람들은 흥겨워보였습니다.
선거가 있는 해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떡과 막걸리, 돼지고기 수육, 김치, 각종 차들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선거철에만 보이는 높으신 분들도 대거 온 모양입니다.
넘쳐나는 음식은 사양하고 차를 한 잔 얻어마셨습니다.
작은 어촌마을에 얼마나 많은 돈을 풀었을까,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느라 좀 우울해져서 사진을 대충 찍었더니, 사진들을 본 내 사진쌤(사진관 아저찌, 마흔 살, 미혼, 사진전공자)이 말했습니다.
"사진 찍기 싫으셨어요?"
제가 그랬습니다.
"사진관 문 닫고 자리 깔고 나앉으십시오. 그게 더 빠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