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포스팅한 글에 등장한 내 친구가 이번엔 내가 사는 곳으로 왔다.
다음 주에 21일간의 예정으로 인도에 간다고 했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고 생태나 환경에 관심이 많은 친구이니 그런 쪽으로 돌아본다고 했다.
후원하고 있는 농장도 방문한다고 했다.
가기 전에 함께 점심이나 하자고 했더니 부부가 함께 왔다.
우리 부부랑 점심으로 칼국수를 먹고 세상에서 제일 큰 찻집으로 갔다.
동해가 다 찻집의 일부분이다.
우리 집에서 자동차로 이삼 분밖에 걸리지 않는 이 찻집을 나는 사랑한다.
1500원을 주고 아메리카노 한 잔을 사서 동해 바다를 마음껏 즐겨도 아무도 뭐라하는 사람이 없다.
바다는 맑고, 하늘도 푸르다.
바람이 적당하게 불어오니 파도의 포말도 선명하다.
환경을 탓하지 않고 파도는 오늘도 변함없이 다가왔다가 사라져간다.
여행객들은 휴게소 찻집에서 내려가 바도치는 바닷가를 거닐기도 한다.
남자들은 안에서(어째 남자들이 더 추위를 탄다) 여자들은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커피를 마셨다.
내 친구는 아마 여행을 다녀오면 나침반을 하나 더 얻어와서 더 씩씩하게 세상을 살아갈 것이다.
아마 아름다운 나이테도 하나 더 갖게 되겠지.
여행가는 친구를 위한 선물
살아가노라면 고치고 바꾸어야 하는 것도 분명히 있다.
그렇지만 변함없이 한결 같아야 하는 것도 있어야 한다.
이런 생각이 나의 뿌리깊은 '고지식함'일 것이다.
파도는 변함이 없다.
때로 속삭이면서, 때로 노래하면서, 때로 울부짖으면서, 때로 깊이 포효하면서 해변을 향해 오지만 언제나 변함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