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중궁궐의 꽃 능소화 

먼 옛날, ‘소화’라는 궁녀가 임금의 총애를 얻어 하룻밤 임금을 모시게 되고,
그리하여 ‘빈’의 신분으로 격상되지만
이후로 한 번도 소화를 찾지 않는 임금으로 인해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는
슬픈 전설을 가진 꽃이라고 한다.

죽어서도 임금을 기리며, 기다리며, 담장 가에 심겨져
더 멀리 밖을 보려는 듯 담장 위로 고개를 내밀면서 피는 꽃이다.
그래선지 이 꽃은 유난히 담장 너머로 많이 보인다.

비 오는 날, 능소화가 아닌 ‘소화’를 몇 장 찍었다.
오래 전에 암송하던 시구절이 생각이 난다.
‘거리에 비 오듯이 내 마음 속에 눈물비 오네.’   

눈물비 흘리는, 기다림에 지쳐 하릴 없이 떨어져 버린 소화, 능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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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7-17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역시 전문가의 시선은 다르군요.
나도 해마다 능소화를 찍지만... 이런 방식으로 찍을 생각은 못했어요.
거리에 비가 내리듯... 보들레르의 시도 있는데.
지금 빛고을은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어요.
하지만 내 마음에는 배가 내리지 않네요.^^

gimssim 2010-07-17 15:43   좋아요 0 | URL
사진은 다른 시선으로 찍어서 다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가야하는 것...
아이구, 잘난척은!
비 맞으며 사진 찍으러 돌아다닌 아줌마의 생색내기라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비로그인 2010-07-17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능소화를 볼 때면,
꽃색이 참 독특하구나..
꽃잎이 다른 꽃보다 두텁구나..

주황, 분홍, 노랑이 섞인 빛깔입니다.
비에 촉촉하게 젖으면 돋보이는 꽃입니다.


gimssim 2010-07-17 15:44   좋아요 0 | URL
비에 젖은 능소화에요.
'돋보인다'는 말이 돋보입니다.

꿈꾸는섬 2010-07-17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사진 좋으네요.^^ 능소화에 얽힌 이야기까지......

gimssim 2010-07-17 15:45   좋아요 0 | URL
능소화는 그 전설 때문에 대부분 담벼락에 심어요.
그래서 담장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지요.
저는 길에 떨어진 능소화에 포커스를 맞춰보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