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는 사진 3

길을 가다가 문득 멈춰 서서 사진을 찍을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체면을 중시하는 남편은 처음에는 기겁을 했습니다.
길 가다가 멈춰 서서 사진을 찍다니요?
그것도 이런저런 자세로 여러 장을 찍을 때는 옆에서 거의 울상이 됩니다.
그런 사람이니 저도 어쩔 수없이 남편과 동행일 때는 많이 자제를 합니다.
사람은 타고난 천성이 변하기는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편할 텐데 그것이 잘 되지 않더군요.
아니 그것보다도 우리 부부 경우에는 별로 변할 생각이 없다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남편 쪽에서 보면 ‘난 변할 생각이 없으니 당신이 나랑 있을 때는 유난스럽게 하지마라’, 뭐 그런 것이고 저의 쪽에서 보면 ‘내가 사진 몇 장 찍는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실례가 되거나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 는 식이지요.
아무튼 별로 유쾌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니 싸우기 싫어서 좀 자제는 하지요.

어제도 고향마을에 갔다가 좋은 장면 하나를 놓쳐서 지금까지 마음이 좀 그렇습니다.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앗! 저거 사진 찍어야 하는데.” 했더니 운전하던 남편은 “찍을래?” 하면서 여전히 운전은 멈추지 않았어요.
“찍을래?” 했으면 자동차를 세웠어야지요.
이왕 지나쳐 버린 것 “왜 차를 안세워?” 하면 모처럼 나들이 길에서 또 전쟁을 하게 되는 거지요.

사진은 우리 인생과 많이 닮았습니다.
한 번 지나쳐 버린 것을 다음에 다시 그 장소에 간다고해도 같은 사진을 찍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이지요.
한 번 살아버린 삶은 원위치로 가서 다시 살 수는 없습니다.

혼자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이 장면을 발견했어요.
멀리 자동차를 세워두고 걸어와서 찍었지요.
어느 분야에서나 그곳의 리더의 성향이 어떠냐에 따라서 전체의 성향이 주도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크기대로 가지런히 놓인 개집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사는 도시는 온통 아파트 천지입니다.
건설 중이거나 이미 완공되어 분양을 기다리고 있거나 건설업체가 부도가 나서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도 많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또 아파트를 지으려고 터를 닦는 곳도 여러 곳 있습니다.
자연 그대로 아름다운 풍광을 지니고 흘러가고 있던 하천을 인위적으로 물길을 막고 온통 포크레인으로 파헤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 가치관의 현주소를 보는 듯 합니다.
온 나라가 공사 중인 것 같습니다.  '공사'에 목숨거는 리더를 가져서일까요?

우리들이 사는 집도 이렇게 가족 수에 따라 하나씩 사서 살 수는 없을까?
요즘은 ‘자본주의’가 너무 부담스럽게 느껴져서 좀 어깃장 놓는 생각도 해 봅니다.
아무튼 저 혼자 잠시 유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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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0-05-14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사진이네요.
음계같아요.ㅎㅎ

gimssim 2010-05-14 17:13   좋아요 0 | URL
가끔 저 앞을 자나가는데 하나라도 빠지면 서운하더라구요.ㅎㅎ

같은하늘 2010-05-15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이 참 재미나게 진열되어 있네요. 개들은 평수보다 자신의 몸에 맞추어 사는거 맞지요? ㅎㅎ 간판도 재미나서 한참 봤어요.

gimssim 2010-05-15 21:15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개는 주인이 일방적으로 떼놓지 않은 다음에야 대가족으로 집 하나에 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