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 풍경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바람 쐬러 바닷가로 나갔다. 웬일인지 차가 많이 막힌다는 생각을 했더니, 바닷가에서는 이런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사실, 오늘이 정월대보름인 것도 잊고 있었다.
사람들은 바다를 향해 빌고, 종이컵에 켜놓은 촛불을 향해 빌고, 열기구 같은 등을 하늘로 띄우면서도 빌고, 솔가지 나무를 쌓아놓고 불놀이를 하면서도 빌고, 구름 때문에 가까스로 얼굴을 내민 보름달을 향해서도 빌고 또 빌었다. 나는 예수쟁이어서 그런 모습들이 다소 의아스러웠지만 그들이 비는 바 소원들이 이루어지기를 나는 내가 믿는 신에게 빌었다. 그들은 모두들 평범한 소시민일 터...이마에 흘린 땀의 댓가가 제대로 평가받는 아니, 땀을 흘릴 기회를 박탈당하지 않기를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