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티컬 마인드 - 21세기 정치는 왜 이성과 합리성으로 이해할 수 없을까?
조지 레이코프 지음, 나익주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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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이성적 존재라는 프레임은 1,2 세계대전의 비이성적 발발로 소멸된 듯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사라지지 않고 시행착오라는 말로 포장되었다. 그것은 '반성적' 고찰이 아니라 '반사적' 무의식의 발현이었다.

1장
18세기에 확립된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이성의 개념과 달리 현대 인지과학에서 발견한 이성은 신체적, 감정적이며 부분 보편적이다. 이 신이성은 뉴런의 연결과 강화라는 뇌 속의 물리적 구성 양태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뉴런의 접속은 하나의 경로만을 의지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사안에 따라 보수와 진보적 가치를 오가는 이중접속이 가능하지만, 그 동작은 무의식적으로 기존에 강화된 루트를 따라 이루어진다.

2장
이중접속은 '가정' 은유로 이해할 수 있다. 하나는 엄격한 아버지 유형으로서 이 가정에서는 절제와 경쟁을 통한 성취가 중시되며 성과는 당사자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다른 하나는 자애로운 부모 유형으로서 감정이입을 통한 상호 존중과 이해를 중시하며 사회속의 유기적인 다중 연결망을 염두에 둔다. 하나의 개념-예컨대 자유-이 어떤 루트를 따르는가에 따라 '뇌의 강화'를 거친 프레임은 매우 다른 모습을 보인다.

3장
'합리적 행위자 모형' 또한 마찬가지다. 개인이 합리적 이성을 바탕으로 행위하고 합리적 판단하에서 결국은 전체에 이익을 가져오는 행위를 한다는 이론(보이지 않는 손)은 은유와 희망으로 가득찬 수사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적용될때는 물리적으로 실재하는 틀로써 작용한다. 이러한 '합리성'에 대한 과도한 믿음은 이익 추구에 기반한 행동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제공하며 그것을 수용할때 생기는 거부감을 제거한다.

'역지사지'의 감정이입은 공동체의 구성 원리이다. 우리는 협동과 경쟁이라는 두 가지 테마를 놓고 무엇이 옳은가를 치열하게 '경쟁'해왔다. 이제는 '협동'의 구조를 기반으로 한 선후의 관계를 도출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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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 - 세상을 조종해온 세 가지 논리
앨버트 O. 허시먼 지음, 이근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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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수철은 세게 누를수록 더 힘껏 튀어오른다. 하지만 굳이 누르지 않으면 스스로 무릎을 굽혀 도약하지 않는다. 보수는 외부의 작용과 변화 강도에 맞춘 반발력으로 등장하는데 이를 '반동(reaction)'이라 한다.

1. 역효과 명제(perversity thesis)
현질서에 반발하여 새로운 제도와 개혁을 도입하려는 시도는 항상 개선이 아니라 부작용을 유발한다. 프랑스 혁명의 거센 파도는 온갖 유혈사태와 혼란을 불러왔고, 결국 나폴레옹의 독재로 마감되었다. 자유를 향한 시도가 오히려 전제정을 불러온 것이다. 이렇듯 의도하지 않은 결과는 매번 부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 자유, 평등의 원리나 인권 선언도 혁명 이전부터 맹아적으로 발생한 움직임이었다.

2. 무용 명제(futility thesis)
보통선거는 도입 당시에는 일정한 재산이 있고 법이 정한 세금을 낼 수 있는 부르주아들의 권리였다. 근대사상에서 소유권은 인격의 일부로 간주되었기 때문에 제한 참정권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모든 사회는 근본적으로 지배자와 피지배자, 엘리트와 군중으로 나뉘기 때문에 어리석은 군중에게 참정권을 주는 건 쓸모없는 행위이다. 무용명제는 어떤 행동도 본질상 아무런 파장을 일으키지 못한다고 말한다.

3. 위험명제(jeopardy thesis)
20세기 두차례의 전쟁을 거친 후 무너진 사회 질서를 복구하는 와중에 복지정책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위험 명제론자'들은 '이것이 저것을 죽일 것이다'라는 테제 아래 섣부른 복지 정책의 도입이 경제의 근간을 위태롭게 하고, 결국에는 과거의 소중한 전통인 (개인의) 자유와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간섭은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위험요소라는 것이다.

결언에 이르러 저자는 진보 3명제를 보수 3명제에 나란히 붙여 제시한다. 저자의 목적은 양 진영 논리의 허점을 폭로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수사학을 파악하고 꾸준히 대화하여 공존하라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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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콘드리아 - 박테리아에서 인간으로, 진화의 숨은 지배자 오파비니아 7
닉 레인 지음, 김정은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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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 개체는 유전자가 잠시 머물고 지나가는 여인숙에 불과하다.

'신의 예정'에 따르면 한 개인의 육신은 영혼의 해방을 기다리는 정거장에 불과하다.

그러나, 탄생부터 죽음의 순간까지 기기묘묘한 방식으로 우리와 얽혀있는 미토콘드리아의 입장에서 보면 개체는 한 단어로 규정할 수 없는 '생명' 그 자체이다.

대중적이라고 하기엔 너무 깊게 뇌의 주름을 파고드는 난이도를 보이지만, 알찬 내용만큼은 이견의 여지가 없으리라 장담하는 교양과학서.

박수 세번!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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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멸종 - 페름기 말을 뒤흔든 진화사 최대의 도전 오파비니아 3
마이클 J. 벤턴 지음, 류운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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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물 시대를 재구성하는 일은 주변의 도움 없이 나의 유아시절을 떠올리려는 시도와 같다.

한 마디로 의문투성이다. 운석이라도 날아와 머리통을 강타하면 뭔가 떠오를까.

약 4억 4000만 년 전 오르도비스기 후기에 해양동물상에서 초를 구성하는 모든 동물과 함께 완족동물, 극피동물, 패충류, 삼엽충이 사라졌다(첫 번째 멸종).

두 번째는 3억 7000만~3억 6000만 년 전의 데본기 후기에 일어났는데 자유유영성 두족류가 대량으로 죽었고, 산호, 완족동물, 바다나리, 패충류, 삼엽충에서도 큰 손실이 있었다.

가장 큰 규모의 멸종은 2억 5100만 년 전에 있었던 페름기 말기가 세 번째로 고생대 바다의 대부분의 동물군들, 식물, 곤충, 양서류, 파충류의 광범위한 멸종이 있었다.

2억 년 전 트라이아스기 후기 멸종이 네 번째다. 대부분의 암모나이트, 수많은 완족동물과들, 이매패류, 복족류, 해양파충류와 코노돈트(원시어류)가 최후를 맞았다.

6500만 년 전에 있었던 백악기-제3기(KT) 대멸종이 다섯 번째로 공룡 일반, 암모나이트, 주요 이매패류군, 플랑크톤형 유공충 대부분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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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탄생 - 전 노동당 고위간부가 겪은 건국 비화 박병엽 증언록 1
박병엽 구술, 유영구.정창현 엮음 / 도서출판선인(선인문화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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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후 이북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우리는 동족이지만 주적이라고 일컬어지는 그들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손자 아저씨도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 하지 않았는가. 미래의 한반도를 위해서도 과거의 한반도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증언록 혹은 구술사, 꽤나 재미난 분야다. 김일성 찬양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으면서 박헌영 우상화는 분명히 비판하고 나서는 주인공의 태도가 자못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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