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로 かぶとむし:카부토무시는 우리말로 장수풍데이가 옳은지, 투구풍데이가 옳은지 아니면 투구벌레였던가? 5월 말경 선화가 학교에서 장수풍뎅이 유충 두 마리를 받아 왔다. 어느 친구의 학부모가, 키워 보겠다 하는 모든(?) 1학년생에게 장수풍뎅이 유충을 두 마리씩 준 거다. 모든 1학년생들에게 모두 두 마리씩 주었다면 200마리 이상의 많은 유충이 있어야 할텐데 그걸 선물 해준다니. (이 학부모 직업이 장수풍뎅이 키우는 일인가? 아님 그저 취미였던지?) 제법 큰 사육통에 톱밥을 반정도 갈고 유충을 올려주자 재빨리 톱밥속에 파고 들었다. 장수풍뎅이 유충이라는 건 매우 느릿하게 움직이는 줄로만 알았던데 얼마나 빨랐던지, 마치 천적을 만나 도망갔다는 느낌이었다. (하긴 사람은 모든 동물의 천적이다) 그 이후 유충은 톱밥속을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면서 지냈었다. 6월 중순 경이었던가 유충이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고, 선화가 사육통을 확인하겠다 하여 베란다에 가져가 보니 유충이 갑자기 심하게 구부렸다 폈다를 시작하였다. 선화는 감짝 놀라 "유충이 죽어간다"고 울어댔지만 며칠 후 번데기 방을 짓고 있었고 유충은 번데기로 변하고 있었다. 7월 초순 드디여 장수풍뎅이 등장 !! 암컷 하나, 수컷 하나. 그런데 이 애들이 얼마나 밥을 잘 먹는지. 골프 볼보다 좀 작은 곤충용 젤리를 하루에 4개 정도 먹는다. 둘만인데. 오늘 밤 퇴근해서 봤더니 둘이서 열심히 젤리를 먹고 있었다. 이미 꿈을 꾸고 있는 선화에게 내일 아침 보고해야겠다. 애들이 많이 먹었다고. 걱정할 건 없다고. 식사 후에 벌어지던 "암수의 사랑"의 이야기는 빼놓고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