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하야마 아마리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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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환타지인가? 어째 할리퀸 소설이나 한 때 유행하던 일본배경의 전형적인 야쿠자소설이나 웹소설 같은 느낌도 있다. 제1회 일본감동대상을 받은 소설이라고 하는데, 실화라기엔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 나라와 일본의 문화차이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희망을 가득채워주는 컨셉의 성장소설(?) 같다.
이 책이 100퍼 실화라는 전제 하에서 본다면 목표를 가진 개인의 노력에 대해 박수쳐 줄만 하다.

책을 다 읽는데는 80분 가량이 걸렸고,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술술 넘어갔다. 읽는 중에 계속 다른 색으로 표시된 문장들이 있을 때마다 중요하니까, 감동적이니까 밑줄쳐 하고 강요하는 느낌이라 조금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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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증이란 어떤 병이구나 하는 걸 여실히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DSM-5니 뭐니 하는 것보다 훨씬 와닿고 이해하게 해주었다.

글도 잘 썼고, 이해도 잘 되지만 책을 펼치고 넘기는 게 아주 편하지만은 않다. 조울증이라는 것에 대한 불편함 때문인지 타인에게 관심을 쏟지 못한 내 죄책감 때문인지 모르겠다.

조울이란 사막과도 같은 병이라는 표현이 아주 가슴에 와닿는다.

˝모든 것을 태워버릴 듯 지글거리는 사막의 태양. 밤이면 영하로 내려가는 극단적 추위. 다양한 생명체의 활극이 펼쳐지는 바다와 달리, 사막의 극한 환경은 생명을 품을 만한 곳이 못 된다. 별자리 읽는 법을 익히지도 못한 채 사막을 헤매는 것은 고립과 죽음을 의미한다... 정신질환으로 세상과 소통할 방도를 잃어버린 이들은 외로운 사막에 놓여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 다음과 같이 표현된 것을 보면서 조증이란 거 어떤 느낌인가도 알 수 있었다.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자 상대방이 집으로 데려다주겠다며 택시를 태웠다. 견딜 수 없었다. 멀미가 아닐까 싶어 차를 세웠지만 더 심해졌다. 그동안 겪었던 일들, 생각, 느낌, 감각 그 모든 것이 너무나 빠른 속도로 휘몰아쳤다. 토네이도처럼 밀려와 나를 한가운데로 밀어넣었다. 숨이 가빴다. 생각들에 치여 숨을 쉴 수 없었다. 이렇게 생각들에 휩쓸려 죽는구나. 몸이 붕 떠오르더니 곧 전신에 불이 붙는 느낌이 들었다. 입안까지 온통 검게 타버렸다고 생각했다. 이제 죽는구나, 이게 숨이 막혀 죽는 거구나, 하는 순간 암전이 됐다.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머리 위에선 하얀 깃발이 나부꼈다. 조증에 항복하고 만 것이다.˝

“그때 나는 바다를 쳐다보았고 동시에 창문에 튄 피가 석양 속으로 녹아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어떤 것이 피이고 어떤 것이 석양인지 구분되지 않았다. 폐가 찢어져라 비명을 질렀다. 더 이상 그 피로 얼룩진 광경, 원심분리기가 점점 더 빨리 돌아가면서 쟁그랑거리는 소리를 감내할 수가 없었다. 내 생각은 거칠게 맴돌았고 그것은 주마등같이 변했다. 내 인생, 내 마음이 완전히 절단되는 순간이었고 도무지 통제할 수 없었다.”

조증 때 느끼는 이해하지 못할 활력과 에너지에 대해 읽으면서는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에 나오는 뚜렛증후군의 묘사와도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뚜렛증후군이 나타나는 동안은 (마치 조증 상태일 때처럼) 자신의 창의력이 뿜어져 나오고 특별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하는 사람의 표현과 유사한 느낌이 있었다.

책의 2/3부분은 약간 잘 넘어가지 않는 느낌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읽고 도움이 되었다. 특히 마지막 주치의 선생님과의 인터뷰는 조울병을 앓고 있거나 의심하는 사람과 주변인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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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아 상담의 이해 - 교사와 부모를 위한, 개정판
김영숙 외 지음 / 교육과학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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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게 읽어보긴 한건지 묻고 싶습니다. 비문에, 한문장이 기본 3~4줄, 소제목과 전혀 다른 내용을 써놓기는 예사네요. 30분 만에 짜집기한 리포트를 보는 느낌입니다. 앞부분은 그럭저럭 읽을만 했는데, 뒤쪽은 못봐주겠습니다. 교재로 사용하는 게 아니면 절대 안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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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무심한 고양이와 소심한 심리학자 - 고양이에게 마음을 들켜버린 어느 심리학자의 이야기
장근영 지음 / 예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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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지만 고양이와 저자와의 관계 속에서 인간 관계에 대한 통찰이 잘 드러나는 책이다. 고양이의 생활양식이나 관계를 통해 소소한 심리학이론을 되짚어 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중간 중간 우리 모습을 비추고 있는 생각들을 읽으며 그렇지 외치는 순간들도 있는 책이었다.

한 발 다가오길 바란다면 한 발 물러서길

모든 존재는 자기만의 영역이 있다. 그 영역은 스스로의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장벽이다. 그 영역이지켜지지 않을 때 누구든 방어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최선의 방어는 바로 공격이다.
88 페이지  2019.07.01.

그네들이 낯선 이의 손길을 마다하지 않는 건 착하거나유순해서가 아니라, 손을 내미는 자들을 겁내지 않기때문이다.
88 페이지  2019.07.01.

권태로움의 향유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면, 그걸운명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봉건사회에서의 결혼과 비슷한거다. 내 서방, 내 색시의 얼굴도 모른 채로 결혼한 세대에는배우자와의 관계를 일종의 운명으로 여겼다. 관계에 대한불만이 있어도 그 책임은 내 선택의 잘못이 아니므로 그저운명이 그럴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오히려 내 마음은 편해진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그 운명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선택의대상이 아니므로 선택이 옳았는지 틀렸는지를 따지기보다는어떻게 해야 저 상대와의 관계를 더 잘 발전시킬지를생각하는 것이다.

98 페이지2019.07.01.

순수함은 결핍이다.

순수한 존재, 우리는 그 앞에서 진짜 자기 모습을 드러낸다.
다시 말해, 실용성의 가치로 평가할 수 없는 상대를 어떻게대하는지를 보면 당신이 진짜 누구인지를 알 수 있다.
100퍼센트 순수한 진실을.

입장을 바꾸면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당신이 아무런쓸모없는 존재임을 인지하고 있을 때, 당신의 주변은순수함으로 가득 찰 수 있다고, 순수한 멸시, 순수한 조롱,
순수한 증오, 그리고 순수한 존중과 순수한 사랑....... 그때는그 모든 것을 절대적으로 믿을 수 있다. 당신이 상대방의진심을 마주할 수 있는 순간이다.

180 페이지  2019.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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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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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소설은 아니다.
하지만 소설 속 오베라는 캐릭터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완고하고 편견으로 가득찬 꼰대라는 말이 정확하게 들어맞는 인물이, 기본을 지킬 줄 알고 해야할 일은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옛날 방식의 사고를 가졌을뿐, 다른 이를 도울 줄 아는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이 소설이 진행될수록 드러났다.
따뜻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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