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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플스 호텔
무라카미 류 지음, 정윤아 옮김 / 큰나무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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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무언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나는 상황은 잘 이해하지만 책 속의 인물들의 감정은 늘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이 왜 그렇게 느끼는지, 어째서 그리 생각하는지 내가 단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감정의 폭풍은 앞으로도
절대로 이해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하루키에 열광하고 그의 소설에 심취했던 것도 그의 인물들은 내가 이해할 수 있고,
빠질 수 있는 몇 안되는 것들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내 속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커다란 우물과 단단한 거북의 껍질....

류의 이야기 속의 '소인들이 살고 있다는 귓속'이나
뭐든 빨아들여 없애버리는 '블랙홀'을 존재하게 만든 전쟁같은 것들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도 않고,
아무것도 느껴지지가 않았다.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다.
소설을 쓰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정의내리고 있는 걸까, 하고...
 

전의 코엘료의 '오,자히르'에 나오던 것처럼
소설은 작가의 의지가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무언가에 의해 쓰여지게 되는 걸까?
자신의 생각, 의지, 그리고 온갖 감정들...
이러한 것들을 모두 느끼고 사는 사람이라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지 않을까...
내가 모든 것을 느끼고 사는 사람이라면 예민한 신경을 견디지 못하고 미쳐버리게 되지 않을까 싶다.

류를 보면 느껴진다.
천재이거나, 제정신이 아니거나......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 소설을 보는 내내 '래플스호텔'이라는 영화가 보고 싶었다.
영화를 소설화 했기 때문인지

이것을 영화로 만든 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이런 장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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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잇 - 나의 뱀파이어 연인 트와일라잇 1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변용란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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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트와일라잇 영화가 인기있을 때는 보고 싶지도 않더니  
무슨 변덕인지 우연히 찾아간 도서관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별 기대도 없었던 책이지만..... 거의 밤을 새며 읽어버리고 말았다...

사실 읽은 후에 여운이 남는다던가 철학적이라던가 하는 내가 좋아하는 장르와는 거리가 멀고 
다소 간지러운 로맨스 소설이기도 했지만
최근 읽은 작품 중엔 '무척 재미있었다'라는 말을 붙일 수 있는 드문 작품 중 하나이다.   

어쩐지 보면서 새삼 목숨을 건 운면적 사랑에 마음이 혹하더라는 남에게는 말하지 못할
조금 부끄러운 생각도 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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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져 떨어지는 시계들의 파문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신은주.홍순애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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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책을 읽다보면 다음 읽을 책이 전해지는 것들이 있다
지금 읽고 있는 '방울져 떨어지는 시계들의 파문'이라는 책이 그렇다.

저자의 '일식'과 카프카의 '변신'이 무척이나 보고 싶어진다. 

일식도, 카프카도 어린 시절 읽다 다 읽지 못하고, 그만뒀던 기억이 있는 책들이지만
지금 다시 읽어본다면 많은 걸 새로이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동경하고, 그리하여 언젠가는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 각 직업들의 영웅적인 화려함은
적어도 내 머릿속에서 그리는 한, 단순한 우스꽝스러움에 불과했다. 나는 그렇게 되기 위하여 진땀을 흘려가며
죽을 각오로 노력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 나는 그저 왠지 모르게 변신하듯이 그렇게 될 것 같았던 것이다.
그리고 차츰 흥분이 깨져 무기력하게 단념하는 마음이 부풀어 오르면 그런 것을 갈망했던 스스로를 조소하게 되는 것이다. 
 
-단편 '최후의 변신'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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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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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류의 식스티 나인을 읽었다.

 

 

 

1969년의 그를 볼 수 있는 소설.

 

'1969년, 도쿄대학은 입시를 중지했다. 비틀즈는 <화이트> <옐로 서브마린> <애비 로드>를 발표했고, 롤링 스톤스는 최고의 싱글 <홍키 동키 우먼>을 히트시켰으며, 머리칼을 마구 기른 히ㅣ들이 사랑과 평화를 부르짖고 있었다. 파리의 드골은 정권에서 물러났다. 베트남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여학생들은 생리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시절의 그의 모습- 바리케이트 투쟁을 하고 페스티벌을 여는 -

 

 

 

그의 소설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왠지 다른 작품들과는 아주 다른 느낌이 나는 작품이었다. 아주 유쾌한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코인락커 베이비즈>가 그 우울함과 리얼리즘으로 나를 위로했다면 이 작품은 평범한(?) 고등학생의 눈을 통해서 그의 정직한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준 것 같다.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도, 류도 좋아하지만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난 처음, 이 둘이 형제인가 고민한 적도 있다...ㅡㅡ;;)

하루키의 글에서 세상을 대하는 방식의 어떤 비겁함을 느꼈다면 류의 글에서는 그 정직성을 느낄 수 있었다. 세상을 피하지 않고 맞서는 정직함이란 나를 격려하는 것 같다.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다"

지은이의 말에 나오는 이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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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자히르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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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만지거나 보고 나면 결코 잊을 수 없고,

우리의 머릿속을 완전히 장악해 광기로 몰아가는 무엇.... 자히르.

 

 

이 책은 나에게 무척 힘든 책이었고, 너무나도 절실히 필요한 책이었다.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이 책의 의미를 잘 이해할 수 있을지,

그리고 얼마만큼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이 글을 잊지 않는 한 이 책은 나를 바꾸게 되지 않을까... 

 

잃어버린 사람 에스테르를 찾는 것으로 시작되는 소설은 우리 모두가

사실은 진정으로 행복하지 않고, 만족하지도 않으면서

그런 척하고 사는 거라고 말한다. 사랑을 하다가도 그것을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사는 건 다 그런 거라고 생각하며 만족해 버린다고 한다.

 

투쟁을 하면서 나는 사람들이 자유의 이름으로 하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그 별난 권리를 옹호하면 할수록, 그들은 점점 무언가의 노예가 되어 갔다.

부모의 욕망의 노예, 타인과 '여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 결혼생활의 노예,

체중게의 노예,  정치체계의 노예, 금방 포기하게 될 무수한 결심들의 노예였다.  

 

이 문장을 읽으며, 난 모모가 떠올랐다.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고자 했지만 결국은 모두

무언가의 노예가 되고 말았던 그 마을 사람들처럼..

 

얀트법..

 

 "그것은 인류 뮨명이 시작된 이래로 계속 존재해왔지만, 공식

적으로 기록되고 알려진 것은 1933년 한 덴마크 작가에 의해서였

습니다. 얀트라는 작은 마을의 시의원들이 사람들의 실천 윤리를

 위한 십계명을 만들었답니다. 그리고 사실 그것은 얀트에서뿐만

아니라 이 세상 어디에서나 효력을 가지는 규범이었습니다. 그

계명들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평범과 익명성이

최선의 선택이다. 만약 네가 그 원칙에 따라 행동한다면, 너는 살

아가면서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네가 다르게 행

동하려 한다면......" 

 

너는 아무도 아니다. 네가 우리보다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마라.

너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너는 어떤 일도 제대로 해낼 수 없다.

네가 하는 일은 무의미하다. 우리에게 도전하지 마라.

그러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우리가 말하는 것을 늘 명심하라.

그리고 절대로 우리의 말을 비웃지 마라..

 

 

이 얀트법은 우리 사회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와 다른 사람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나보다 뛰어나 보이는 사람을

질투하는 세상 속에서는 어떤 사람도 진실된 행복과 만족을 누릴 수 없겠지..

어찌보면 그 옛날 겸손이 미덕이고, 남에게 자신을 낮추라던 그 말도 똑같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너무 어릴 때부터 들어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에서야 생각하면 왜 꼭 그래야 할까 하는 의문으로 변하는 것들이 많이 있다.

 

남들보다 뛰어난 사람은 겉보기에 내가 담들과 비슷해 보이도록 

자신을 숨기고 낮추어야 하는 걸까? 내가 나보다 뛰어난 사람을 질투하고 부러워하는 마음 때문에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꼭 자신의 모습을 감추어야 하는 걸까..

 

조금 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여줘야 하는 것 아닐까..

 

 

나는 매 순간을 마치 마지막인 것처럼 살기로 했다.

사람들이 그래야 한다고 말하는대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새상을 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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