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 데이즈 우먼스 머더 클럽
제임스 패터슨 지음, 이영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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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비실비실 미소 짓게 만드는 스릴러? 안달하게 하는 스릴러, 걸신들린 듯이 게걸스레 읽게 만드는 소설? 음침함 보다는 경쾌함이 돋보이는 범죄 스릴러라면 모순처럼 들릴까? 사건과 범인을 좇는 팽팽한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면서, 사랑에 설레는 여인의 그 앙증맞은 섬세하고 낭만적인 심리묘사까지 더해지면, 샌프란시스코 경찰청 강력계 부서장인 여형사‘린지 박서’에게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애완견‘마서’를 데리고 조깅을 하는‘린지’의 싱그러움 물씬 나는 장면은 그녀의 이미지를 압도적으로 보여준다. 적극적이고 활동적이지만 여성적인, 그리고 우아하고 탄력적인 외모까지 일시에.
그러나 눈앞에서‘쾅’하고 그림 같던 주택이 날아가 버리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악질 기업가로 비난받던 부부가 살해되고, 약자들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파렴치한 기업인의 숨을 거두는 것을 정의의 실현이라는 주장과 함께‘오거스 스파이스’라는 이름의 오만한 메시지가 발견된다.

사건은 묘하게도 세계경제의 양극화, 경제적 차별과 착취라는 왜곡된 시장권력, 정치권력에 대한 ‘反 국가적 대의(大義)’와의 전쟁으로 치닫는 듯이 보인다. 심하게 손상된 채로 또 한명의 기업인이 사체로 발견되고 죽은 자의 입에 처넣어진 쪽지에도 역시 ‘오거스 스파이스’의 경고가 남겨져 있다.

작가의 슬기로움은 여기서 빛난다. 혹 이야기가 너무 무거운 주제로 치닫는 걸 경계하는 듯, 사건 수사와 병행하여 ‘우먼 머더 클럽(Woman murder club)'의 일원인 린지, 그리고 지방검사보 질, 수석검시관 클레어, 범죄전담기자 신디, 이렇게 여성 사총사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일하는 여성들의 고뇌를 맛깔스런 양념처럼 곁들여 자칫 경직될 수 있는 흐름을 유연하게 이완시킨다.

사건은 반국가테러단과 정부의 대결구도로 전환되고, 국토안보부 차장‘몰리나리’라는 정부의 고급관리를 수장으로 FBI까지 공조하는 수사팀이 구성되기에 이른다. 그리고‘린지’와‘몰리나리’의 조우, 왠지 마음이 끌리는 멋진 남자, 몰리나리와의 저녁식사 한 장면은 린지의 생각처럼 근사하다. 아마 여인네들이 기대하는 세련되고 우아한 데이트는 이런 것일 게다.

“무슨 일이 일어나려는 건지, 내안에서 통통 튀고 있던 작은 핀볼 공들이 지금은 ‘선샤인 오브 유어 러브(Sunshine of Your Love)'의 드럼처럼 내 갈빗대를 두드리고 있었다.”

이 구절을 읽을 때는 책 속의 여인이지만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그녀의 떨림이 내게도 전달되어 누군가를 안아주고픈 몽상에 순간 빠져들기도 한다.

한편, 종잡을 수 없던 사건의 실마리는 의외의 주검으로 대반전을 이루면서 단서를 안내한다. 뒤틀린 착취구조의 경제시스템에 항거하는 대의의 이면에는 사적인 복수의 관계가 놓여있고, 급기야 G8(선진 경제8개국)재무장관 회담장의 폭파위협이라는 어느덧 손에 힘이 들어가는 일촉즉발의 아슬아슬함으로 급박하게 치닫는다.

 

이 기막히게 재미있는 범죄스릴러 작품은 분명 빈곤층의 문제를 억압 받는 자의 눈으로 보지 않고, 자신들의 문화인‘텔레비전’이라는 권력의 시선으로 보는 진실이 왜곡된 사회, 그리고 자기인생만 편하면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약자와 세계에 무관심한 대중들의 각성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함에도 이 엄숙하고 무거운 이야기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녹아있어 어떠한 저항감도 느낄 수 없는 것은 ‘제임스 패터슨’만의 탁월한 재능임을 부인할 수 없게 한다.

가정 폭력 등 전문직 여성들의 힘겨운 속사정, 여성의 섬세한 심리와 달콤한 로망까지 아우르는 이 범죄소설이 “우리 모두의 안에 있는 인간적인 작은 목소리를 짓밟는 잔악함”의 두려움과 긴장감까지 장착하고 있음에 그저 탄성을 질러댈 수밖에 없게 된다. 위트와 유머, 사랑과 관능, 서스펜스와 스릴, 그 어느 것도 빠지지 않는 완벽한 작품이다.

이‘하일랜드 소녀단’의 활약과 ‘린지’와‘몰리나리’의 연애전선 등,‘우먼 머더 클럽’시리즈의 다음에는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를 감출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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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조원의 육체산업 - AV 시장을 해부하다
이노우에 세쓰코 지음, 임경화 옮김 / 씨네21북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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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의 구분을 막론하고 인간의 육체를 상품화한 산업, 연예인이 등장하는 방송광고, 미인선발대회, 모델산업, 섹스산업, 포르노산업 등을 총체적으로‘육체산업’으로 지칭하는 듯하지만, 이 저작은 성인비디오물, 특히 일본의 AV(Adult Video)산업에 대한 포괄적 성찰이라 할 수 있다.

일견 이렇다 할 AV산업이랄 것이 없는 한국사회에 무슨 관련이 있는가 하겠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아니 양성화 되어있는 그 어느 국가보다 더욱 문란하고, 폭넓게 확산되어 있는 것이 한국 포르노 산업의 실상이며, 더욱이 유선(Cable)방송, 위성TV, 인터넷을 통해 이미 안방 깊숙이 침투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나, 우리나라 스카이라이프 미드나잇 채널이 일본 위성방송 스카이어펙트 TV채널 운영자인 JAM TV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전략제휴까지 하고 있는 현실에서 일본 AV산업에 대한 실제와 문제점, 그리고 대안과 미래의 방향에 대한 검토는 우리사회의 건강성을 위해서도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하겠다.

연간 15조원에 이르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日本의 AV산업이 1960년대 블루필름(Blue Film)시대로부터 80년대 비디오플레이어 시장을 거쳐 21세기 오늘 휴대전화와 컴퓨터 정보통신기기를 통한 AV시장에 이르기까지 그 제작사와 구성원인 제작감독, AV 여배우, 모델 프로덕션의 구조적 현상과 문제점, 내용물의 성격과 묘사방식의 문제, 이에 파생하는 여성인권과 아동매춘, 폭력성의 문제, 그리고 사회 환경적 유해성 논란이 시사(示唆)하는 바는 자못 지대하다 할 수 있다.

페미니즘적인 저자의 시선은 차치하고라도 성인 비디오물의 사회, 문화, 경제적 논쟁은 그치지 않고 있다. 과연 성인 비디오물이 성범죄를 줄여주는지, 아니면 유발하는지, 또는 사회경제적 기회손실을 초과하는 이익이 있는 것인지와 같은 원초적인 논쟁에서부터, 성인비디오 그 자체가 이미 “여성을 억압하는 문화가 재생산되는 것을 의미한다.”는 주장이나, 여성에 대한 횡포의 합리화, 여성을 그저 육체화시켜 버리고 마는 왜곡된 성 이데올로기의 전파라든가, 폭력(감금, 조련, 강간, 가택침입...)의 괘락화와 성적 쾌감의 잘못된 인식의 확산 등 그 비판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 저작이 이러한 단순 비판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성인 비디오 하면 음란하다는 이미지가 워낙 강하고, 성은 외설스러운 것이라는 서구 기독교문화의 오랜 기간 왜곡된 성(性)인식(認識)으로 뒤틀려 있어 선뜻 그 뒤에 숨겨진 성차별이나 폭력, 내재된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하여, 꼼꼼한 분석적 기술을 하고 있다.

저자는 성인비디오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섹스를 묘사하는 방식에 오히려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몰래카메라, 치한(癡漢)물, 강간물 등 성범죄를 묘사하는 폭력적 내용과 또한 이를 즐기는 듯 연출되는 것들이 “여성은 강간을 당함으로써 성적 쾌감을 느낀다.”는 극히 터무니없는 잘못된 인식을 부추기고 있거나, ‘생생한 리얼리티(Reality)'라는 명목 하에 연기라는 이름을 빙자한 여성폭력, 계약 내용을 넘어서는 변태적 성행위의 요구로 인한 인권유린 등 사회적 폐해를 적시하고 있다.

이처럼 왜곡된 성 풍속은 “성에 대한 지식은 인간이 본능적으로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자라온 사회적인 환경 속에서 습득하는 것이다.”라는 보편적 진리차원에서 아직은 타인과 접촉하는데 서투른, 아니 타인과 마주하는 방법조차 모르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오늘의 사회에서 그 심리적, 사회적 손실은 간과할 수 없는 것이라 하겠다.

한편, AV여배우들의 길거리 캐스팅과 처우현실, 모델프로덕션과 여배우와 제작사의 관계에서 파생하는 불공정한 인권사각의 지형, AV여배우들의 성장배경 중 상당한 이들이 어린 시절의 성폭력피해라는 심리적 상처(trauma)를 가지고 있다는 진술은 사회적 책임에 대한 시선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적, 산업자체의 구조적, 또한 내용물에 대한 문제점 들은 우리사회 역시 대안을 모색하고 해결하여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1983년 2월 가결된 미국 미네소타주의「反 포르노그래피 공민권 조례」라든가, 1973년 4월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가하던 친부를 살해한 여성에 대한 일본대법원의 집행유예 판결로 일본에서 “존속살인”이 사라진 날로 기억되는 것이라든지, “생명과 생명의 유대감”이라는 에로스의 세계를 지향하는 세미누드, 로망포르노, 핑크영화로의 순화된 영상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그들의 지혜는 우리에게 유용한 좌표가 될 수 있다.

차별되지 않는 성, 유린되는 인권이 발붙이지 못하는 성, 왜곡되지 않은 성, 아름다운 성, 따뜻한 온기를 주고받는 마음을 치유하는 성으로서 음지의 폭력적인 성을 양지로 견인하는 성숙한 인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식전환이라는 측면과 아울러 이미 많은 문제에 부딪히고 해결하여 온 일본의 경험을 담고 있는 이 저술은 그래서 우리의 방송영상업계 종사자, 정부관계자, 제작업자들은 물론, 대중들 모두에게 AV(성인영상물)산업에 대한 재성찰을 위한 유용한 참고가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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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을 리뷰해주세요.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 - 상처에서 치유까지, 트라우마에 관한 24가지 이야기
김준기 지음 / 시그마북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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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만 승자가 되고 모두 다 평범한 패자가 되는 곳, 이 이율배반적인 부조리한 세계, 만연한 구별짓기의 디스토피아, 오늘의 이러한 사회에서 하나의 오점도 없이, 어떠한 마음의 상처도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어쩜 불가능 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크고 작은 심리적 상흔(傷痕)을 안고, 나름 기억의 저 뒤편으로 몰아내기도 하고, 정면에 맞서 극복하기도 하면서 삶의 권리를 이어나가는 것이 우리들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적응능력을 압도하는 특별한 사건”으로 인한 심리적 상처, 트라우마(Trauma)에 대한 본격적이고 대중적인 이 저술은 다친 마음을 부여잡고 신음하는 우리들에게 평화와 신뢰, 안전과 사랑을 향한 지식과 지혜를 제공한다.

 

트라우마란 무엇인가를 시작으로 원인과 증상, 집단 트라우마, 그리고 치유책에 이르는 내용을 친밀한 24편의 영화 속 소재와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하여 수월한 이해를 돕는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으로 마음에 남는 부분이 있는데, ‘심리적 도식(scheme)'과 인간의 기억시스템에 대한 것이다. 정서적, 신체감각적, 행동적 기억 등의 생후 바로 활성화되는 내재적 기억시스템과 3세 이후에 발달하는 자신의 경험과 삶에 대한 언어적 기억시스템인 외현적 기억 시스템이나, 부정적인 심리도식을 형성하는 요인들을 생각하면서 유아와 어린아이들의 성장에 부모의 영향이 얼마나 중대한지, 궁극적으로 건강한 사회, 신뢰와 사랑이 넘치는 사회를 위해서도 부모들을 위한 심리학 교육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게 된다.

 

먹여주고, 재워주고, 학업을 뒷바라지 하는 양육(養育)의 일반성을 넘어 아이의 내면세계에 대한 헤아림과 적절한 반응을 보여주는 부모의 역할, 아이와의 따뜻한 감정교류가 한 인간의 균형적인 성장을 위해 얼마나 절대적인지 다시금 상기케 된다.

타인에 상처를 주고, 폭력을 휘두르며, 이기적이고 특권의식에 차있는 등 사회를 불신과 갈등, 불안과 공포로 밀어 넣는 무수한 인간들의 배출이 어쩌면 그네들의 무의식속에 내면하는 유아와 아동기의 욕구좌절, 상처, 과잉보호, 무관심, 무시 등, 부모나 가까운 이들로부터의 정서적 학대 때문이 아닐까 하는 안타까움이 떠오른다.

무시와 무관심과 방치로 꼭 있어야 할 부모와의 감정교류가 없는 상태, 이 보이지 않는 트라우마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자기위로를 위한 필사적인 에너지의 소실은 인격의 균형 있는 발달을 저해하고, 본원에는‘애착의 상처’라는 기본적 생명유지 체제를 위협할 만큼 치명적 정서손실을 가져온다는 설명은 더더욱 부모들의 아동 성장에 대한 정서적 중요성의 인식을 일깨운다.

한편, 여성들에게 있어 성폭력의 상흔, 특히나 아동기의 불가항력적인 성적 피해로 인한 고통이 평생을 두려움과 공포, 불안으로 삶을 황폐화시키는 것이나, 전쟁터에서 200일에서 240일을 지내게 되면 아무리 용맹스럽고 정신적으로 강한 군인이라도 정신과적 후유증을 피할 수 없음을 지적하는 것은 ‘트라우마’로 인한 정신적 장애가 개인의 문제로서만이 아니라 사회적 관심의 요구로 확대되어야 함으로 이해된다.

복잡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해리성 정체성 장애 등 반복적 트라우마 희생자들의 성장과정과 증상을 비롯해, 한국인의 집단적 트라우마라 할 수 있는 대일(對日)의식, 군대라는 위계조직이 만들어내는 회피하기 어려운 심리적 상처, 급격한 근대화와 산업화라는 미명하에 소홀히 취급된 부실함을 반복하는 우리의 안일한 사회가 앓고 있는 트라우마에 대해 새삼 각성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적 트라우마에 무관심한 우리사회는 개인과 가족들, 그리고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불신과 위협을 심화시키고, 결국 자신밖에 없다는 불신감과 배타적인 생각으로 우리사회를 만연케 하고 있다. 사회적 트라우마에 대한 사회의 위로와 상처의 회복을 위한 공동의 노력, 정의의 실현 없이는 우리사회의 진정한 평화와 신뢰, 화합을 이루어내지 못하리라.

조화로운 상호소통과 상호조절의 과정, 사회구성원, 가족간, 동료간 모두 서로 이해받는 다는 느낌, 동질감과 교감, 즉 긍정적 느낌으로 충만한 사회만이 그나마 이 상처뿐인 삶의 작은 위안이 되지 않겠는가?

“사랑은 뇌 기능을 촉진하고, 뇌가 건강하면 사랑을 주고받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능력을 촉진”한다고 한다. 인간 사회의 본성을 이해하고 그냥 귀 기울여주는 그런 공감이 필요한 세상이다.

저자 김준기 박사의 오늘의 한국인, 한국사회를 위한 손상된 마음들을 어루만지고 치유하려는 진정이 느껴지는 저작이다.

“당신이 원하면 뭐든지 해 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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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해내는 슈퍼맨 실천법 30
김지완 지음 / 김영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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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대하는 목표를 달성하기위한 실천 매뉴얼이다. 눈으로 읽는 책이 아니라 써진 절차에 따라 실천을 거듭하여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도록 안내하는 행동가이드 북이라 할 수 있겠다.  

책장 첫 머리에 오바마, 김연아와 당신의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하고 묻는다. (이러한 사람들과 같은 명예와 권력과 부라는 가치를 지향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을 필요 없다.) 어라! 자존심 긁어대는 이 질문에 발끈하고 다음 문장을 보면 “바로 인생 목표와 기대치의 차이”가 그들과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을 구분케 한다고 단언한다. 순간 진정되고 호기심이 책장을 넘기게 한다. 
 

그리곤 현재의 삶에 만족치 못하는 자신을 드러나게(인식하게) 하고, 삶의 변화는 자신의 ‘결핍’을 알아차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안내한다. “결핍을 알아야 성공을 꿈 꿀 수 있다.”고. 

이 매혹적 저술은 일별로, 그리고 매주별 단계적 실천내용이 그 의미와 함께 실천양식에 따라 진행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나의 결핍요인을 찾아내고 기대하는 목표를 달성 할 수 있다고 자기암시(Affirmation)를 외치며, ‘꿈 테이블’을 작성하고, 꿈의 구체적 실현을 위한 이미지를 연상하며, 마지막으로 내가 도달하고자 하는 기대되는 삶의 영상을 시놉시스로 작성하여 선명한 한편의 영화(Dream Movie)로 만들어 반복하여 돌리는데 이르면 한 주일이 마무리된다. 이루고자 하는 자신의 이미지 사진들을 찾아 꿈의 테이블에 매치시키곤 드림무비를 하루에도 수차례 반복하여 상상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슬그머니 이루고 싶은 욕망이 불끈댈지도 모른다. 어쨌든 기분 좋은 낙관이 가슴에 들어차는 것만큼은 느낄 수 있다.

 

멋진 기대치와 목표를 향한 의욕에 충만하게 된 1주일을 마치고, 2주차에 들어서면 보다 구체적인 실천 사항들이 안내한다.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실천’이라는 에너지”임을 각성한 채 활기찬 하루의 시작을 위한 일어나기, 웃음의 연습, 드림무비 상영하기, 오늘을 미리 체험기 위해 리스트를 작성하고 삶의 무대에서 나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한 이미지 만들기에 들어가게 한다. 
 

허, 세면대 위의 거울에 비친 얼굴을 새삼스레 들여다보고 씽긋 미소를 지어본다. 어째 실룩한 미소가 자연스러워 보이지는 않는다. 허긴 우리 뇌가 억지웃음과 실제의 웃음을 구별하지 못한다니 상관은 없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실천지침처럼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에서 아침에 “내생에 최고의 날이다!”라고 소리 지르기는 쉽지 않다. 그저 나지막하게 웅얼거려본다. 아마 오늘도 매사 일이 잘 풀릴 거라고.

 

바쁜 일상에서 굳이 성공한자들이 모이는 자리를 찾아 헤매는 것은 낭비 같아 ‘에스콰이어지’를 보고 마음에 드는 옷맵시를 유심히 보곤 따라해 본다. 저절로 어깨가 펴지고 에너지가 넘치는 보폭과 걸음을 느끼게 된다. 첫인상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대부분이 공감하는 바이고, 바로 이를 위한 자신의 이미지 메이킹이 나의 드림무비를 향해 한 발짝 다가서고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는데 일조하고 있음에 동의케 된다. 매일 매일 꾸준히 삶의 기대치를 향한 이 30일간의 실천은 적어도 자신을 깨어있게 하고, 자신감으로 충만한 호감 가는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 같다. 차근차근 이 책의 실천 페이지를 성실히 따르는 이는 분명 자신의 높은 기대(Aim High)를 달성하리라.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정말 훌륭한 인생목표 실천 매뉴얼이라 할 수 있겠다. 아이들, 가족, 직장동료, 친구들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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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화력 괴테전집 7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김래현 옮김 / 민음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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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화력’이라는 이 야릇한 화학약품 냄새 물씬 나는 제목은 운명, 그리고 자연의 필연, 시대의 경향, 계기와 관계의 형성을 아우르는 당시 자연과학에 경도된 ‘괴테’의 실험의지가 반영되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으리라. 사실 오늘에 이러한 비유는 진부하고 조잡한 상상에 불과하다. 다만 18세기 작가의 시대에 화학적 원소간의 결합, 즉‘선택적 친화력’과 같은 특질은 인간관계를 조명하는데 신선한 관점을 제공하였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그래서 괴테의 이성간의 인간관계에 대한 실험적 탐구는 자못 엄숙하고 진지하며, 비극적이기까지 하다.

 

서로 사랑했지만 결혼에 이르지 못했던 연인이 각자의 동반자와 사별과 이별을 거친 후 다시 재회하여 행복에 겨운 삶을 시작한다. 남작‘에두아르트’와 ‘샤로테’는 그네들의 성(Castle)을 중심으로 산책로를 정비하고 정원을 가꾸는 등 새로운 삶의 즐거움으로 충만해있다. 그러나, 에두아르트는 훌륭한 능력을 묵히고 있는 친구를 돕기 위해 자신들의 성으로 불러들이고 싶어 한다. 마침내 부부의 삶을 방해받고 싶어 하지 않던 샤로테의 반대를 회유하고 친구 ‘대위’와 함께하는 세 사람의 생활이 시작된다.

사람들은 삶의 주체인 냥“자신의 뜻에 따라 행동하며, 자신의 활동과 만족을 선택하고 있다고 믿”지만, 우리들의 삶은 이미 우리가 그것에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이미 짜여진 계획들에 의해 진행되는 생활을 벗어나지 못한다.

마침 기숙학교를 떠나 어디로든지 받아들여져야 하는 샤로테의 수양딸인 ‘오틸리에’를 자신들의 성에 맞이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 이쯤에 이르면 오늘의 독자인 우리는 스토리 전개를 예상하고도 남을 정도가 되지만, ‘에두아르트’와 ‘오틸리에’, ‘샤로테’와 ‘대위’라는 교차결합이 이루어질 것인가? 이들을 결합시키는, 즉 ‘선택적 친화력’이 되는 요인들은 무엇일까? 하는 관점으로 나아가면 소설 내내  흥미로운 탐사가 되며, 이와 관련하여 쏟아내는 금언(金言; Aphorism)들을 새기는 재미는 만만찮다.

열정과 절제의 균형을 찾아내는 샤로테와 대위와는 달리, 동정과 배려, 연민에 취약한 에두아르트와 순수한 열정에 휩싸이는 오틸리에의 사랑은 이미 절제되지 않는 격정으로 치닫는다.

에두아르트의 거침없는 열정은 샤로테의 이성적 회유와 절제의 요구에 이르지만, 오틸리에의 보호를 위해 에두아르트는 스스로 성을 떠난다.

그럼에도 이들의 사랑이 아름답고, 숭고하게만 보이지 않는 것은 도덕적으로, 법률에서도 용납되지 않는 것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맞이하기 거부했던 샤로테의 우려에 대한 에두아르트의 인간관계의 실험을 자만하는 자기의식의 불가변한 확실성에 대한 단언의 오만함을 알기에 그렇다.

“여보, 의식이라는 것은 결코 믿을 만한 무기가 아니에요.”

한편 작품 속 ‘오틸리에의 일기’는 수많은  경구들을 포함하는 삶의 사색에대한 보고(寶庫)이다. “인간은 오로지 보는 것을 중지하지 않기 위해 꿈을 꾸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내적인 빛이 일단 우리에게서 흘러나오면 우리는 더 이상 어떤 빛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에두아르트를 향한 오틸리에의 지고지순한 사랑, 온통 세상을 밝히는 그 사랑의 열정이 느껴진다.
샤로테의 출산과 운명의 첫 희생자로서의 아기의 죽음은 작품을 극단으로 치닫게 한다. 성을 떠나 전쟁에 참여하고, 외로운 극기의 생활을 보냈지만 오틸리에를 향한 사랑이 소원해지기는커녕 더욱 공고해진 에두아르트의 사랑은 샤로테를 배반할 수 없는 오틸리에에게는 선택할 수 없는 고통이 되어버린다.

현실적으로 만족 될 수 없는 인간의 욕구들, 모든 이끌림의 상호관계, 삶의 불가항력들이 얽혀 만들어내는 “결혼이란 문명의 시작이자 정점”이라는 빛나는 성찰이 되지만, 죽음의 비극까지 몰고 오는 이 ‘이성의 시대’에 만들어진 선택적 친화력은 결코 문명의 손을 들어주지만은 않는다. 역시 대문호의 시대를 넘어서는 사유가 삶의 근원적 통찰을 향해 도도히 흐른다. ‘사랑’을 초월하는 삶의 본질이란 것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인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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