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신경숙 짧은 소설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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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작가님의 새 작품이 나왔다. 제목은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이전의 작품들의 제목과는 달리 조금은 앙증맞은 느낌을 주는 "달에게"라는 이름이 귀엽게 느껴졌다. 연한 에메랄드 빛의 표지에 그려진 하얀 달과 담벼락 위에 올라앉은 괭이 두마리. 마지막으로 속지의 싸인까지. - 난 처음에 속지의 싸인은 인쇄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혹시나 해서 손으로 스윽 하고 문질러 보니 진짜 싸인이었다. 크윽ㅠㅠ - 전작들과는 조금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첫 이야기는 노인들만 사는 마을에서 벌어진 목사님과 스님과의 에피소드이다. 조용한 마을에 한 젊은 목사가 찾아오면서 마을은 시끌벅적해진다. 물론 그전에도 스님이 한분 살고 있었지만 새로온 목사처럼 전도한다고 시끄럽게 돌아다니진 않았다. 하지만 이 목사는 사람들을 붙잡고 교회를 믿으라고, 설교하고 다닌다. 마을 사람들은 젊은이의 등장에 신기해하며 듣는 체는 해주지만, 스님은 영 못마땅해한다. 그리고, 마을버스안에서 한바탕 싸우게 되는데, 목사의 "사랑한다"는 말이 압권이었다. 그래 서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그 말을 강남역 근방에서 사람들을 붙잡고 길을 물어보는 전도꾼마냥 한다면, 나라도 한대 때려주고 싶을 거다. 사람들은 울고 불고 말리고, 먼산은 그 모습을 내려다본다. 가까이에선 비극이지만 멀리서는 희극이라던 말이 갑자기 생각난다.

 

 

책에는 이 이야기를 시작으로 총 27개의 단편이 등장한다. 꽁트같은 글이 있는가 하면 우리 할머니들의 인생에 대한 잔잔함을 느끼게 하는 글들도 있다. 슬픔과 기쁨, 관조적인 시선이 묘하게 결합된 이 글들은 우리들의 일상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맞아, 나도 이랬었는데.." 하며 무릎을 치며 공감할만한 부분도 많았다.

 

 

사람은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는 거야. 순간 순간 잘 살아야 되는 이유지. C선배 얘기를 듣는데 가슴이 서늘했어. 살아오는 동안 어느 세월의 갈피에서 헤어진 사람을 어디선가 마주쳐 이름도 잊어버린 채 서로를 알아보게 되었을 때, 그때 말이야. 나는 무엇으로 불릴까? 그리고 너는?(37페이지)

 

 

말씀은 그리 하시면서도 입가엔 생각만 해도 딸애가 대견한지 웃음이 함빡이었다. 아마도 퇴근하면 그 빨간 티셔츠만 입고 계실 것 같았다. 퇴임하면 시골에 가서 살고 싶고, 그러려면 지금부터 농사지을 땅도 알아보고 준비를 해야 하는데, 아내가 그럴 생각이 아니어서 아무런 준비도 못 하고 있다고 한다. 아저씨의 꿈이 이루어질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어쨌든 아저씨는 땅을 가져도 지난 사십 년간 우편물을 열심히 배달했듯이 그 땅에 뭔가를 열심히 가꾸어나갈 것은 분명해 보였다. 세상의 변화는 잘나고 목소리 큰 사람들이 이루고 있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사실은 제자리에서 이렇게 성실히 자시의 삶을 일구어나간 분들에 의해 변화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74페이지)

 

 

바닷바람 속을, 오름의 바람 속을, 농원의 바람 속을.... 걷다 보면 지금보다는 지난 일들이 투명하게 되비쳐오는 때가 잦아 나도 모르게 깊은 숨을 쉬곤 하지. 바람은 거울인지도 모르겠어. 어떻게 그걸 이겨내고 이 시간으로 오게 되었을까 싶은 일도 그냥 담담하게 떠오르곤 해. 오래 잊고 지냈던 사람들의 얼굴이 바람에 실려와 잠시 머무는 때도 있지. 그렇게 계속 걷다보면 이젠 생각이 과거를 지나 현재를 지나 미래로 뻗어나가지. 걷는다는 일은 온몸을 사용하는 일이잖아. 이곳에서 걷기 시작하면서 걷는 일은 운동이 아니라 휴식이 아니라 미래로 한발짝 나아가는 일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 그 어떤 일에 끝이란 없다는 생각도 들어. 내가 내 태생지를 떠나왔지만 그 주소를 아직도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가 이 현재에 무엇인가를 자꾸 그곳으로 보내는 것처럼 말이야. 그래, 그런 것 같아. 시간이 이렇게 흘러가듯이 모든 일은 끝없이 계속되고 있어. 작별도 끝이 아니고 결혼도 끝이 아니고 죽음도 끝이 아닌 거지. 생은 계속되는 거지. 제어할 수 없이 복잡하게 얽힌 채 다양하고 무질서한 모습으로. 이따금 이런 시간, 누군가 만들어 놓은 이 바닷가 우체국에서 잠깐 머무는 이런 시간. 이렇게 홀로 남은 시간 속에서야 그 계속되는 생을 지켜보는 마음과 조우하게 되는 거지.(189페이지)

 

 

그리고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저자는 자신의 글이 아직 부족함이 많다고 이야기하지만, - 내 생각에 이건 너무 지나친 겸손이다. - 이렇게 재미있게 글을 잘 쓰시는 분들도 드물 것이다. 또 누군가는 신경숙 작가님의 글이 쉽게 읽힌다고 이야기하는데, 그 만큼 맛깔나게 쓴다는 의미가 아닐까. 지나간 세월의 향수를 일깨워주면서도 지금 현재와도 끈이 이어져 있는 세대차이를 느끼지 않게 해주는 그런 소설 같다. 마치 여러세대가 모인 모임에서 나이차가 나는 사람들을 서로 이어주는 그런 사람처럼 말이다.

 

 

부산으로 내려오는 기차안에서 책을 다 읽으니 어느덧 6시가 가까워진다. 짧은 시간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 얘기를 듣고, 웃으며 바라본것만 같다.

 

 

갑자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주었을 때, 그 사람이 온전히 나를 느낄 수 있을까. 부끄러운 기억들과 희망으로만 가득찼던 시절. 누구보다 뛰어났던 때와 안으로 움츠려들었던 때. 스스로를 닫아 두었다가 다시 열고 미래에 대한 꿈이 지배했던 시간. 그리고 하루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픈 마음으로 만들고 싶은 지금.

 

 

나도 언젠가는 그 전부를 누군가에게만 들려주고 싶다.

 

 

나의 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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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스차일드 셋트

 

세계 경제사와 금융자본의 역사를 공부하면 언제나 등장하게 되는 로스차일드. 경제학, 경영학, 그리고 자기계발 모든 분야에서 한번씩은 언급되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책으로 접해보는 건 어떨까요.

 

2. 만화로 읽는 하룻밤 논어 셋트

 

 많은 사람들이 논어를 제대로 읽어보고 싶긴 하지만, 방대한 양과 내용의 어려움으로 인해 쉽게 도전하진 못하고 있죠. 이 책은 그러한 고민을 한번에 해결해 줄 책인 듯 합니다. 만화로 쉽게 논어를 이해하고, 최근의 인문학 트렌드와도 연관되어 같이 공부할 수 있는 책일 것 같네요.

 

3. 디지털 시대의 마법사들

 

MIT미디어랩의 이야기라고 해서 흥미가 갑니다.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인 듯.

 

4. 사업에 불가능은 없다.

 

최근에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책을 읽었는데, 정말 배울게 많더라구요. 이 책은 그 시리즈의 다음권인데 역시 기대가 됩니다.

 

5. 백은비사

 

세계 경제의 이면에는 언제나 귀금속 및 예술품과 같은 것들이 빠지지 않고 등장했지요.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은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몰랐던 경제의 이면에 다가가게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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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7 09: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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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7 15: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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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인생에 불가능은 없다 - 일과 인생에서 알아두어야 할 것들 마쓰시타 고노스케 불가능은 없다 시리즈 1
마쓰시타 고노스케 지음, 김정환 옮김 / 청림출판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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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는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책인 "일과 인생에 불가능은 없다."를 읽었다. 워낙 유명한 분이고, 학창시절에 상대 수업 시간을 통해서 한번 이상은 들어본 이름이라 책도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했지만, 몇년간 기회가 없었다. 또 솔직히 말하자면 전범기업의 수장인지라 국내 정서상 쉽게 다가가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 그래서 굳이 경제경영서적을 읽는데, 이 사람의 책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도 했다. 하지만, 경영 및 회계 이론에 수많은 일본인들이 활약을 하고 있으며, 일본 기업들의 성장 스토리를 알게 되면서 한번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1장 결정적 순간에도 지켜야 할 삶의 철학, 2장 더 나은 삶을 위한 태도, 3장 위기에 더 빛나는 일의 원칙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리고 각장에는 생전에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강연한 자료와 대담집, 책에서 추려낸 자료들을 발췌하여 주제에 맡게 소개하고 있다.

 

아, 일단 들어가기 전에 잠시 딴 얘기를 할까 한다.

 

좋은 말은 언제나 좋은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공적인 자리와 사적인 자리를 구분치 않고 항상 좋은 말을 하고 조언으로만 대화가 가득찬다면 사람은 숨조차 쉴수 없을 것이다. 또, 누가 그런 말을 하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힘든 시간을 보낸 사람, 또 오랜 경험을 토대로 한 이야기는 다른 어떤 조언보다도 뜻깊다. 2010년부터 아프니까 청춘이다, 혜민 스님의 책, 그리고 최근의 김미경 님의 이야기들이 사람들 사이에서 금방 회자되고 또 사라지는 건 그 내용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제목과 문구에만 집착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그 글 속에 숨겨져 있는 사람들의 눈물과 실패담, 그리고 부끄러운 이야기들을 보지 못하고 사진 + 문구에만 집착하고, 그것이 일부 미디어를 통해 재생산되면서 진짜 모습이 가려진건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거다. 덧붙여서 그러한 힐링, 멘토라는 문구가 눈에 거슬린다고 무작정 비난하는 일부 사람들의 태도 역시 좋지 않는 것임에는 분명하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서...

 

역시 성공한 사람들이 깨우친 교훈에는 서로 연결되는 공통점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최근에 읽었던 시크릿, 아웃라이어, 린치핀에서 등장하는 주제가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조언에서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가령, 마음먹기에 따라 세상이 달리 보인다는 점과 중용의 중요성, 끊임없이 노력하는 태도와 반성, 겸손에 대한 언급 등이 그 예이다. 서로의 경험은 달랐고, 그것을 깨닫는 과정 역시 달랐지만, 결국 그들이 깨닫고 삶의 지표로 삼은 덕목은 유사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얼마전에 신문에서 본 김연아 선수에 관한 기사(http://www.dailian.co.kr/news/news_view.htm?id=330668 / 데일리안 / 임재훈 객원 칼럼니스트)가 떠올랐다. 제목은 난공불락의 멘털 매니지먼트였는데, 주변의 질투와 어이없는 판정과 같은 외부의 부정적인 요인 앞에서도 "내것만 잘하자"라는 마인드로 멋진 공연을 펼친 그녀에 대한 이야기였다. 강심장과 긍정의 힘에 대한 언급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는 아쓰시타 고노스케가 말한 것과도 연결되는 듯 했다.

 

 

자신의 인생에서 어찌할 도리가 없는 일이 생긴다 해도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힘차게 걷기 위해 노력하면

또 다른 길이 열릴 수 있다는 의미다.(27페이지)

 

순수한 마음을 갖추어야겠다고 결심을 하고 항상 노력해야 한다. 주의를 기울이고 신경을 쓰지 않으면 언제든 해이해

질 수 있다. 그러니 언제나 내가 행한 모든 일에 대해 그것이 과연 순수한 마음에 의한 행동이었는지 겸허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중략)....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그 마음이 점점 더 강해지면 신의 영역에 이

른 것처럼 탁월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이다.(42페이지)

 

사람의 마음에 그런 두려움이 언제나, 어디서나 존재해야 한다네. 물론 두려움에 위축되어서도 안 되겠지만, 일종의

조심스러움 같은 그런 두려움이 있어야 하지.(68페이지)

 

또한 사회생활에 필요한 조언도 듬뿍 담겨있다. 가령 보고를 제때 하는 것이라든지, 사소한 일이라도 책임지는 자세 등이 그 예이다. 사실 쉬운 일이지만 잘 챙기지 못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다시 한번 되새겨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3장에서는 회사에서 경험하고 깨우친 그만의 노하우에 대한 에피소드가 많이 등장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경험에서 얻은 지식의 중요성과 큰 뜻을 품되 하루를 알차게 보내라는 조언이 가장 인상 깊었다. 이는 비단 나 뿐만은 아닐터,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에게도 기억에 남을 조언인 듯 싶다. 책장의 잘 보이는 곳에 놓아두고 자주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 참고 : 데일리안 신문 기사 발췌 ]



...........우승 여부를 떠나 한국 피겨 최초로 3명의 선수가 올림픽 무대에 서는 일을 가능케 한 업적이 바로 그것. 이번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김연아는 두 명의 후배들과 함께 소치 동계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한국 피겨의 미래를 책임질 후배 유망주들에게 약속대로 천금과도 바꾸기 힘든 소중한 경험을 선물하게 됐다. 이 같은 경험이 ‘평창’을 준비하는 한국 피겨에 큰 자양분이 될 것이란 사실은 당연하다. 4년 만의 월드 챔피언 복귀로 김연아는 올림픽 2연패라는 목표를 향한 첫 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디뎠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의 이름값을 앞세운 어드밴티지가 아닌 오로지 자신의 실력으로 다시 얻어낸 성과다. 게다가 어떤 상황에서도 동요하지 않고 실력을 발휘하게 하는 멘탈 매니지먼트도 여전히 살아있다. 소치로 향하는 김연아 발걸음에 강한 믿음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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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 - 성장이 멈춘 세계, 나와 내 아이는 어떤 하루를 살고 있을까
요르겐 랜더스 지음, 김태훈 옮김 / 생각연구소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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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사는 사회가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그려보는 것. 누군가는 희망을 말할 것이고, 또다른 이는 암울한 미래를 말할수도 있다. 기술의 진보와 사회의 발전이 인간들의 교류와 이해를 높일수도 있고, 반대로 통제와 불신의 산물이 되어 서로를 옥죄는 도구가 될수도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우리의 미래 모습에 관한 책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다가올 2050년대의 지구속 인간 사회의 모습이 어떠할지를 정치,경제,사회,환경 분야에서 다양하게 설명하고 있다. 각계의 다양한 전문가들의 기고문과 통계적 자료를 기반한 설명이 조금 딱딱하게 느껴질수도 있지만 - 나 역시 포스트 잇에 핵심 주제를 적어가며 읽었다. - 세부적인 정보와 근거자료를 통해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리라 생각되는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은 근거있는(educated) 짐작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다가올 2050년대의 지구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수 없기에, 저자의 짐작 역시 증명할 순 없다고 솔직히 밝히고 있다. 하지만, 그는 확신하고 있다. 바로 근거있는 자료와 판단에 의한 것임을 부연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이 부분에 유의하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미래의 모습을 새로이 그려보아야 한다.

 

내 맘대로 Key Point

 

비유하자면 가능한 세계를 꿈꾸는 것보다 미래에 우리가 살게 될 세계를 아는 것이 마음을 더 차분하게 해준다. 마음의 평화로 가는 첫걸음은 미래를 정확히 그리는 데 있다. 그리고 그 그림을 받아들이고 슬픔을 접어야 한다.(24페이지 중에서)

 

조금은 자조적인 말이지만, 나는 그만큼 현상을 파악하는데 주력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뜻으로 이해하려 한다. 즉, 먼 미래를 꿈꾸는 것만큼 지금 현재의 상황을 잘 분석해보고 이를 토대로 미래를 그려보는 것이다. 저자도 자주 언급하지만 지구온난화는 지속적으로 심해질 것이고, 경제적 위기 역시 쉽게 사라지진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고 디스토피아를 말하려는 건 아니다. 이런 실재적 위험을 바탕으로 인한 계획과 행동이야 말로 정말로 미래를 바꿀수 있는 원동력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몇가지 중요한 부분을 짚어보았다. 책 내용에 대한 요약이라기 보다는 내가 생각한 다른 책에서 보기 힘들었던 차별적 요소를 위주로 뽑아본건데, 이 변수의 중요성이 클지, 아니면 특이하긴 하지만 그냥 무시해도 될 변수인지는 알수 없다. 다만, 한번쯤 고려해 봐야 할 요소임에는 분명한 듯 하다.

 

 가. GDP가 높아질수록 인구증가율은 느려진다.

 

얼마전에 읽었던 "2013-2014 세계경제의 미래 http://bravepic.blog.me/175069708 "를 보면 거시 경제 분석에 있어서 인구변화의 추이가 중요함을 말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도 그 부분이 언급되고 있었다. 또한 제목과 반대로 인구의 감소로 인해 사회전체의 GDP는 낮아지지만 1인이 누리는 경제적 효익은 커질수도 있음을 고려해봐야 한다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물론 이것이 실제 구매력 기준인지, 통계상의 효익인지, 아니면 기간을 기준으로 한 것인지, 동시대의 선후진국을 비교하여 한 말인지는 추가적으로 더 생각해봐야 하겠지만...

 

 나. 화석 연료에 기반을 둔 경제성장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행복이 최우선 목표...

 

또한 이를 통해 새로운 GDP에 대한 논의도 필요함을 말한다. 이는 앞서 말한 인구통계적 변수와 환경 및 비계량적 변수를 반영함으로서 새로운 글로벌 스탠다드의 도래를 암시하기도 하는데, GDP가 완전히 대체되진 않겠지만 지금과는 다른 미세조정이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했다. 또 이 부분은 알라딘 신간서평단 9기 도서인 "GDP는 틀렸다. http://bravepic.blog.me/129225934 " 와도 연계된다.

 

 다. 새로운 도시 경제 패러다임

 

책에서는 도시의 인구가 늘어난다는 것을 중요한 통계적 근거로 자주 제시한다. 이는 미래를 긍정적으로, 또 부정적으로 변하게 하는 양방향의 속성을 지니는데, 몇가지를 소개하자면 먼저 도시광산업의 발달을 들수 있겠다. 이는 부족한 자원의 확보 및 환경오염의 감소와도 관계된다. 또한 추가 성장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인류에게 새로운 경제성장의 길을 열어주리라 판단된다. 또 하나는 두개의 도시 - 찰스 디킨즈의 소설이 아니다. - 에 대한 고민인데 이는 책을 통해 더 유추해 보았으면 한다. 

 

 라. 경제성장과 투자, 그리고 소비

 

인구가 감소하고 경제위기로 소비가 줄어드는 건 단지 나쁜 일만은 아닐수도 있다. 이로 인한 탄소배출량의 감소와 일시적인 지구온난화의 감소, 느린 성장으로 인한 완충효과 등 전 지구적으로는 이로울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건 저자가 자주 언급하고 있는 강제된 투자의 증가이다. 즉, 새로운 기술 개발이 자발적 욕구가 아닌 환경 오염과 지구온난화 등에 대비하기 위한 것에 쓰인다는 것이다. 이는 소비를 줄이고, 생산과 효율성을 위한 투자가 아닌 방어와 보수를 위한 투자임을 기억해야 하겠다.

 

   사회적 불안이 생산성 증가율을 떨어뜨리고 이것이 다시 사회적 긴장과 갈등을 심화한다는 점이다. 동시에 성장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더 적은 자원 소모와 환경오염, 지구의 한계 안에서 삶을 계획할 시간이 더 많이 주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대답은 두 가지 영향의 상대적인 강도에 좌우된다.(86페이지)

 

 마. 기타

 

이 외에도 수정 자본주의에 대한 개념과 로봇무기에 대한 언급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로봇무기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은 다른 책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부분이니 잘 읽어두면 좋을 듯 하다. 물론, 가치 판단은 꼭 필요한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가 조언하는 20가지 이야기를 꼭 읽어보길 권한다. 결국, 근거있는 짐작을 하는 이유가 바로 우리가 어떻게 하면 잘 살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어를 배우고, 심미적 안정을 찾고, 도시의 삶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등은 저자의 오랜 생각 속에서 나온 조언이기에 그 이유를 한번쯤은 생각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는 이러한 근거있는 짐작을 통해 저자가 생각하는 조언과는 다른 답을 구할 수도 있다는 사실도 알아두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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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1 09: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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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역사 ⓔ 1
EBS 역사채널ⓔ.국사편찬위원회 기획 / 북하우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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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지식채널 e 의 감동을 역사의 무대로 옮긴 "역사채널 e"를 책으로 만나게 되었다. 지식 e 처럼 5분정도의 짧은 시간동안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 그리고 지금 현재의 우리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교훈을 들려주는 이 방송은 우리에게 부담없이 역사 공부를 하게 해주는데, 이 방송의 액기스만을 뽑아낸 것이 바로 이 책이라 보면 될 것 같다.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 라는 세가지 주제하에 각각 7가지의 이야기가 첨부되어 있는데, 조선시대와 근현대사적 이슈들을 주로 소개하고 있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역사뿐이다."라는 역사채널 e 의 첫장면에 등장하는 문구를 서문과 앞 페이지에 큰 글씨로 소개하고 있는데, 이 문구가 바로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아닐까 한다. 스스로를 깨우치는 힘. 어두운 역사를 통해 배우는 자기 반성. 현대사의 비극과 모순을 직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교훈들. 그리고 지금 현재를 살고있는 우리가 저지르고 있는 실수를 과거를 통해서 반성할 수 있는 최고의 교과서. 바로 역사 e 가 보여주고자 하는 내용이다.

 

옛부터 우리나라의 양반 집안 중 진짜 가문은 삼한갑족이라 일컫었다. 삼조선, 삼부여, 삼한. 바로 옛 동이족의 강대한 힘과 문화를 지칭하기도 하는데, 이는 단순히 돈이 많고 양반이라는 지위가 아니라, 진짜 사회의 지도층이라는 의미가 강했다고 한다. 책의 첫 장면은 바로 삼한갑족 우당 이회영 일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과거의 역사를 반성하고 나치에 대해 분명한 죄의식을 갖고 있는 독일과는 달리, 지속적으로 과거의 역사를 왜곡하고 영토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일본을 결코 잊지 말자는 강인한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세상에 인간으로 태어나서 누구나 자기가 바라는 목적이 있네. 그 목적을 달성한다면 그보다 더한 행복이 없을 것이네. 그리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그 자리에서 죽는다 하더라도 이 또한 행복이 아니겠는가." 라는 이회영 선생님의 말은 다른 어떤 문구보다도 강렬했다. 책에는 이외에도 조선통신사와 위안부 문제, 임진왜란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많이 등장하는데,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는 한일관계에 대한 고민과 해결책을 제시해 주려는 듯 했다. 특히 김충선 장군의 후손에 대한 이야기와 광해군의 실리외교에 관한 부분은 이러한 고민에 대한 정답과 현 정세를 돌파하는 교훈을 주기에 충분했다.

 

또 격대교육에 관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최근에는 청소년에 대한 인성교육에 관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논의되어도 좋을 거란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도 부모가 직접 가르치게 될 경우의 문제점들을 할아버지와 할머니 세대에서는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기에 올바른 인성과 예의에 대한 교육이 자연스레 이루어질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외에도 병자호란과 위에서 이야기한 광해군의 외교, 그리고 환향년, 호로자식에 관한 인조반정 이후의 이야기들도 인상깊었는데 현실과 동떨어진 이론에 대한 집착과 국제적 정세에 둔감한 정치세력은 그 고통을 국민에게 전가하고, 남성의 실패를 여성들에게 전가하는 비겁한 일도 일어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특히 환향년과 호로자식에 대한 부분은 무능한 정치권력과 비겁한 남성들로 인해, 사회적 약자인 아낙네와 아이들이 겪은 피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어었기에 안타까웠다. 마지막으로 후반부의 신미양요에 대한 설명은 언제봐도 가슴 뭉클한 부분이다. 비록 일본에 합병되기는 했지만, 조선말기와 근현대사 시기에 있어서 결코 우리는 약하지 않음을 서방에 각인시켜준 상징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역사 e 의 소재 구성이 하나같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내용인 것 같았다. 비록 방송은 끝이 났지만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그러한 교훈을 되뇌어 보는 건 어떨까?

 

  우리는 왜 빼앗긴 문화재를 되찾아야 하는가. 왜 역사적 사실을 지금에 와서 복기해야 하는가. 문화재 제자리 찾기 운동 사무처장 혜문스님이 답했듯 "빼앗긴 문화재를 되찾아오는 일은 우리의 슬픈 역사와 짓눌린 역사를 회복하는 것"이며, 지난한 과정을 통해 역사를 다시 찾는 것은 자기 자신을 다시 찾는 것과 다름없다. 결국 문화재 반환과 역사적 팩트를 복기하는 일은 자기 상실을 극복하는 첫 단계다.(서문 7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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