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줄 영어 일기 - 조금씩, 매일, 계속! 영어가 일취월장하는 3대 습관 자기계발은 외국어다 1
ALC 편집부 지음, 정은희 옮김 / 한빛비즈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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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국어가 아닌 '다른 나라 말과 글'로 유창하게 표현한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하지만 그 멋진 일을 난 실패했다. 지금도 여전히 멋지다고 생각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사실, 난 외국인과 간단한 의사소통 정도는 할 수 있다. 언어라는 것이 '말과 글'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몸짓과 표정'으로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탁월한 눈썰미만 갖고 있다면, 웬만한 상황의 앞뒤 맥락을 파악해서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눈썰미'에 세련된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실력까지 갖춘다면 정말 멋질텐데...난, 그걸 해내지 못했다.

 

  사실, 외국어공부를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외국인 친구'를 곁에 두는 것이다. 그리고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간단한 표현' 정도는 어렵지 않게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고졸 이상의 일반 성인이 영어회화를 하는데, '일상단어 800개' 정도면 거의 모든 의사소통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수다를 떨 때도 마찬가지로 '어려운 어휘'를 거의 쓰지 않듯이, 외국어도 그렇다고 한다. 그 가운데서도 '동사활용'만 능숙하게 쓸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춘다면 금상첨화라고들 한다. 실제로 어느 나랏말이나 '품사' 가운데 가장 많이 쓰는 것이 '동사'이니 전혀 틀린 말이 아닐테고, '형용사'를 중간중간 넣는다면 세련된 표현쯤은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을 게다.

 

  이렇게나 '이론'에 빠삭한데도 영어를 못하는 까닭은 '습관'이 되도록 노력을 하지 않은 탓이 크다. 기껏 동사 100개를 외웠다고한들 써먹을 외국인 친구가 없다면, 말짱 도루묵이 되기 때문이다. 비록 써먹을 외국인 친구가 없다고하더라도 '습관'이 될 정도로 '꾸준함'을 유지했더라면, 지금쯤 영어 정도는 능숙하게 쓸 수 있었을텐데, 난 그러지 못했다.

 

  왜냐면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변명처럼 들릴테지만, 진짜 이유가 그렇다. 재미가 없으니 하다가 말고, 하다가 말기를 '반복'할 뿐이었다. 이처럼 '습관'을 들이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절대로 말이다. 그런데 내가 유일하게 습관을 들인 것이 있다. 바로 '책읽기'와 '리뷰쓰기'다. 지난 17년 동안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까닭은 아주 제대로 '습관'을 들였기 때문이고, 습관을 들일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독서기록'을 남겼기 때문이다.

 

  1년에 100권 읽기를 도전하면서 내가 가장 먼저 했던 일이 '다이어리' 구매였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다이어리 속에 딸려 있는 '달력'이었다. 1년 남짓을 '기록'할 수 있는 선만 그어져 있는 그 '빈 달력'에 내가 읽은 '책의 제목'과 '지은이 이름', '출판사 이름' 따위를 깨알 같은 글씨로 채우면서 서서히 '책 읽는 습관'을 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 처음엔 한 달에 한 권, 그 다음엔 한 달에 2권, 조금 더 분발해서 한 달에 6권, 조금만 더 노력해서 일주일에 2권, 좀 더 욕심을 부려서 일주일에 2~3권씩 '칸'을 채워나갔더니, '책읽기'가 재밌어졌던 것이다. 어찌보면 '빈칸 채우기'를 하려는 욕심이 컸던 모양이다. 결국 난 '책 읽는 습관'을 들인 지 15년이 지난 어느 해에 '1년에 300권 읽기'를 달성하고 말았다. 어느 새, 책만 읽는 습관만이 아닌 '리뷰쓰기'까지 덩달아 생기면서 지난 17년간 약 1500여 편의 리뷰를 작성하기에 이르렀다. 글쓰기 실력은 둘째치고 말이다.

 

  이 책, <하루 3줄 영어 일기>도 바로 이런 '습관의 힘'을 기반으로 영어실력을 키울 수 있는 도움책이다. 마침맞게 '다이어리 형식'으로 짜여진 이 책은 '영어일기'를 꾸준히 작성하면서, '영작실력'을 키울 수 있게 구성되었다. 핵심은 '꾸준함'이고 말이다. 앞서 말했듯이 '꾸준함'을 키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재미'다. 이 책이 재미 있어야 '영어실력'은 저절로 따라온다는 말씀이다. 그렇다면 진짜로 재미있을까?

 

  그건 독자에게 달려있다. 무작정 사다놓고 책꽂이에 덩그라니 장식만 하지 않기 위해선 '깨알 같은 재미'를 스스로 찾을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영어일기를 작성하기 위해 '빈 노트'를 마련해놓지 않았다. 사실 어느 나라 글이건 '일기'를 쓰려면 먼저 '생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각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질문'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책엔 '366개의 질문'이 각 페이지마다 달려 있다. 첫 질문은 "Where would you like to visit the most?"다. "가장 가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영어문장으로 3줄'을 적어보라고 줄이 그어져 있다. 그리고 그 밑에는 '예시글'이 적혀 있다. "I would most like to visit Machu Picchu. It is one of the most fascinating places in the world. I'd like to hike through the ruins and see the old buildings." (마추픽추를 가장 가 보고 싶다. 그곳은 세계에서 가장 멋진 곳 가운데 하나다. 유적 사이를 돌아다니고 오래된 건축물들을 구경하고 싶다.)

 

  만약, 아직 영작에 자신이 없거나 '질문'에 대한 답이 떠오르지만, 막상 영작을 하려니 글문이 막혀 써지지 않는다면 '예시글'을 따라 쓰면서 '영어식 표현'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하면 된다. 그렇게 날마다 '질문 하나'에 '영작문 하나'를 꾸준히 쓴다고 생각해보라. 오래지 않아 영어문장 쓰기에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그정도 실력이 되면 굳이 '예시글'을 따라 쓸 필요는 없을 것이다. '질문'에 대한 내 생각을 '간단한 문장'으로 나만의 일기를 작성하면 될테니 말이다.

 

  바로, 이런 습관을 꾸준히 들이면 누구라도 '영어실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바로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을 '재미'라는 요소 말이다. 이런 방식에 '재미'를 느끼는 독자라면 분명 성공할테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역시나 말짱 도루묵이 될 것이다. 행여나 실패했다고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대다수의 독자들은 실패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니까 말이다. 사실 '습관'만큼 지겨운 것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히 말하지만, 그 '지겨움'을 재미로 승화시키는 독자라면 정말정말 멋지게 성공할 것이다. 당신도 그럴 수 있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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