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코노미 - 돈도 벌고 세상도 바꾸는 밀레니얼 경제 공식
크레이그 킬버거.홀리 브랜슨.마크 킬버거 지음, 이영진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착한 일을 했는데 돈도 많이 벌 수 있다면 누구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흔히 말하는 '자선사업'을 말하는 것이지만, 우리는 '자선사업의 두 얼굴'을 종종 맞대곤 하기 때문에 덜컥 의심부터 들기도 하지만, '오프라 윈프리'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달라질 것이다. 선한 일을 하면서 유명세와 돈방석에 오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것이 바로 착한 기업의 대명사인 '위코노미'가 되겠다.

 

  위코노미가 말하는 것은 명확하다. 비즈니스에 성공하기 위해선 '사회적 대의'를 도모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경제, 환경에 영향을 받고 살고 있으며 지독한 가난과 열악한 환경에 처한 이웃을 위해 사회복지를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사명감'을 느끼곤 한다. 그런데도 그런 사명감을 느끼면서도 '어찌 해야 할 바'를 몰라 어쩔 줄을 모르기 일쑤다. 심지어 '가난은 나랏님도 못 고친다'라는 부자들의 어처구니 없는 변명에 휘둘려서 가난을 '게으름병'으로 치부하며 나몰라라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금만 도와주면 가난을 스스로 물리치고 일어나 건강하고 건전한 사회 일원으로 얼마든지 복귀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그렇다. 문제는 도와주고 싶어도 적절한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가난한 이들에게 적절한 도움이 되고자 '금전적인 기부'를 가장 손쉽게 접하기 일쑤지만, 이 방법은 그다지 효율적이지도, 실천적이지도 못한 방법이다. 또한 대부분의 자선단체들도 적극적 활동을 하기보다 소극적으로 '기부'만 받아 '물품'을 전달하고 '사진'을 찍어 '이름'을 널리 알리는 것에만 집중하기 마련이다. 정작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지도 않고서 말이다. 이를 테면, 연말이면 '연탄'을 배달하며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라는 정성을 아끼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당장의 급한 불은 끌 수 있다. 허나 방바닥만 따뜻하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추운 날씨에 오그라든 손발은 녹일 수 있을지언정 매서운 칼바람에 꼭 닫아버린 마음의 문은 열지 못하고 '사회일원'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소일거리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것에 그치고 말 뿐이다. 이래서는 제대로 된 자선사업이라고 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보다는 가난으로 내몰린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사람 사는 동네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골목골목에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가 들리게 해야 하고, 하루 일과에 지친 아빠엄마들이 아늑한 집에 돌아와 함께 저녁을 준비하며 오순도순 살아가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동네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자영업자들이 먹고 살 수 있을 만큼 손님들로 북적거리는 마을로 만들어야 한다. 이런 찐도움이 되는 사업을 벌여야 진짜 자선사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차가운 달동네로 방치하면서 연탄 몇백 장 쟁여 놓는다고 해결될 사업이 아닌 것이다.

 

  이 책에는 유명한 자선사업가와 자선기업들을 소개하고 있다. 일일이 이름을 거론할 필요도 없다. 그보다는 그들이 하는 '적극적인 자선활동'에 주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하는 공통적인 활동은 바로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저소득층이 살고 있는 열악한 환경에 '학교 짓기'와 '수도관 사업' 등과 같은 일을 벌이는 것이다. 학교를 짓는 것은 개발도상국 이하의 나라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이 '아동 노동착취'에 심하게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은 '가난'이라는 굴레에 갇혀 미래를 빼앗긴 채, 당장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최전선'으로 내몰리기 십상이다. 그래서 10대 이전에 '밥벌이'라는 명목으로 구걸을 하거나 저임금 노동현장에 강제로 들어가거나 힘든 농사를 해야만 하는 처지로 전락하고 만다. '학교에 갈 나이'가 되어도 이런저런 이유로 배우지 못하고, 배움이 없기에 성인이 되어서도 가난한 농민이나 노동자가 되어 가난을 되물림하는 악순환에 빠져버리고 만다. 그래서 '무료교육'이 절실하다. 그리고 자녀가 학교를 졸업하면 온가족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다름 아닌 자기 나라와 자기 사회가 말이다. 그래야 온나라가 빈곤을 떨치고 경제성장을 이루어 먹고 살만한 나라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가난한 나라에 '인재'가 얼마나 소중한 자원인지는 말 안 해도 알 것이다.

 

  또한, 식수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도 저소득국가에서는 '마실 물'이 없어서 어린아이들이 죽어가는 안타까운 현실이 펼쳐지곤 한다. 그리고 어른들이 돈벌이를 하러 나가면 아이들은 '마실 물'을 길러오기 위해 하루에 수십 킬로를 물통을 이고지고 밀고끌고가며 몇 번이고 왕복해야 한다. 그러니 '학교'는 고사하고 집에서도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없는 것이다. 그보다 더 절실한 문제는 '건강'을 위해서 깨끗한 물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물부족국가에서는 우물을 파기 위해서 땅속 깊이 파고들어가야 하는 어려움을 공통적으로 겪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땅속 깊은 곳의 지하수까지 '수도관'을 뚫는 기계가 절실한데, 그 기계를 마련하지 못해 마실 물을 구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펼쳐지곤 한다. 그래서 자선사업 가운데 '수도관 사업'이 많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요즘 자선사업이 집중하고 있는 것은 '여성인권'이다. 여자아이들은 남자아이들에 비해서 더욱더 열악한 환경에 처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여자아이들은 어린 나이부터 집안일을 비롯해서 농사일, 심지어 공장노동자가 되어 '노동착취'를 쉽게 당한다. 또한, 열악한 환경에서는 '성착취'도 종종 벌어지곤 하는데, 10살도 안 된 '어린 신부'가 아버지 손에 이끌려 늙은이들의 첩 가운데 한 명으로 팔려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또, 그렇게 길들여진(?) 여자아이들이 엄마가 되어서 자신의 딸이 헐값에 노동을 착취 당하고, 성노예(!)로 전락하는 것을 뜬눈으로 지켜봐야 하는 지옥 같은 현실 앞에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여성인권'이 유린되는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여자아이'에게 도움을 손길을 지속적으로 주는 것이 자선사업이 해야 할 '일순위'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여성의 경제독립'이 절실하다. 여성도 얼마든지 경제적 활동을 통해서 자기 인생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야만 한다. 그러지 못한 사회에서는 '발전가능성'조차 없으며, 나아가 '정상국가'로 발돋움할 수조차 없게 된다.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 정권의 손아귀로 되돌아가자 벌어진 참혹한 현실이 그것이다. 여성에게 족쇄를 채우고 강요를 일삼는 국가는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제대로 생길 수 없는 것이다. '절반의 엔진'만으로 어떻게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하단 말인가. 양성평등은 선진국, 나아가 선도국가가 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것이다.

 

  그밖에도 자선기업이 할 일은 많다.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환경을 되살리는 일이라든지, 자연재해로 일순간에 터전을 잃어버린 국가나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는 일, 누구에게나 부여받은 평등할 권리를 빼앗긴 채 '소수자'로 전락해 온갖 사회적 불평등을 한몸으로 겪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 등등 '할 일은 많고 일손은 부족한 것'이 자선사업의 숙명과도 같은 일이다. 물론,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일에 앞장서는 것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모든 자선사업가가 '오프라 윈프리'가 될 필요는 없다. 남을 돕고는 싶은데 천성적으로 남 앞에 나서는 것을 힘들어 하는 이들도 얼마든지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착한 일에 많고 적음이 따로 없고, 적극적이냐 소극적이냐도 따질 것이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착한 마음만 가지고 있다면 멋진 '자선사업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쳐보이는 것으로 남을 도울 수 있다. 연예인들의 '재능기부'도 바로 그런 일환의 하나다. 자신의 재주를 '많은 이들과 나누려는 마음'만 있다면 무엇이라도 가능할 것이다. 기부금을 전달하는 방법도 아주 좋은 일이다. 자선사업에는 항상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저 돈만 전달하는 것으로 그치고 나면 아무런 보람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도움을 주고 싶은 이들에게 분명히 전달될 수 있도록 '확실한 기부'를 해야 한다. 이를 테면, 생리대가 없어서 신발깔창을 쓴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도움을 주고 싶다면 그 소녀에게 확실히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자선단체를 찾아 '정확하게' 기부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왜냐면 기부에는 함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길거리에서 화상 자국을 보여주며 구걸하는 어린아이에게 돈을 쥐어주면 안 된다. 그 돈이 그 어린아이에게 쓰이기보다는 그 아이에게 일부러 화상을 입혀 '앵벌이' 시키는 나쁜놈들에게 선량한 마음을 이용당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기부금만 전달하는 자선사업도 마찬가지다. 정작 '그 자선기업'이 기부금을 대신 모아 정확한 용도에 맞게 쓰이고 있는지 '투명도'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맹목적인 기부만으론 '사기' 당하기 딱 좋다.

 

  우리 나라에서도 '형제복지원' 같은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었다. 거리의 부랑아를 거두어 건전한 사회일꾼으로 만들어 사회에 환원시킨다는 명목으로 벌어진 '인권유린'과 '노동착취'로 수십 년간 노예처럼 부려진 끔찍한 사건이었다. 그런데 이런 '형제복지원'이 정부의 지원과 수많은 후원가들의 기부금마저 착복한 사실이 밝혀져 우리 사회의 경종을 울렸지만, 악마 같은 원장은 구속은커녕 법적처벌도 미미하게 받은 뒤 그 돈으로 호의호식하며 살았더라는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지금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것 같지만 지하철역 앞에서 하루종일 엎드린 채 구걸을 하는 불쌍한 사람도 '나쁜놈들'에게 사지를 절단 당하고 새벽에 출근해 밤늦게 퇴근(!)하는 '기업형 구걸꾼'으로 이용당한 나쁜 사례다. 장님 행세를 하며 구걸한 이들도 사기꾼들이고 말이다.

 

  이처럼 선량한 마음이 상처 받지 않고, 사기 당하지 않으려면 '자선사업'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한 법이다. 그리고 착한 기업이 하는 일에 주목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도 알아야 하며, 자선사업가로 활동하는 것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만 할 것이다. 우리 주위에는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그런 사람들을 정부가 알아서 척척 도와주면 좋으련만, 정부를 꾸려나가는 돈은 '세금'으로 쓰이는 탓에 특정한 사람에게만 세금을 펑펑 쓴다면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자선사업가가 필요한 법이다. 그렇게 쓰이는 세금이 절대 아까운 돈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일도 자선사업가가 할 일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부자에게 쏠리는 돈이 가난한 이들에게 적재적소에 쓰이는 것이 우리 사회를 건전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분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불만인 분들이 있다. 세금을 많이 내야만 하는 부자들의 볼멘소리 말이다. 그들은 권력을 이용해서라도 세금을 덜 내고 '자신들의 몫'이 더 많이 돌아가도록 법마저 바꾸려고 지랄발광을 한다. 법인세 감면, 상속세 인하 따위 말이다. 종부세는 더더군다나 내기 싫은지 편법을 동원해서라도 안 내겠다는 각오가 정말 대단하다. 우리 나라에도 "세금을 더 많이 거둬달라"고 외치는 착한 부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분들이 이 책을 꼭 읽어줬으면 좋겠다. 그분들이 착해지면 정말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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