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불꽃의 불꽃 튀는 성인식 - 성(性) 상식 없는 새끼들 때문에 열 뻗쳐서 쓴
김불꽃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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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단점부터 꼬집자면...'꽃으로도 때리지 말아야 한다'며 폭력은 그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는 정신에 입각해서 볼 때, 참으로 심각할 정도로 '욕설(언어폭력)'이 난무한 관계로 책에 담긴 그 어떤 '인용문'도 언급하기 민망할 정도라는 점만 지적하고자 한다. 그러나 오죽했으면 그리 심한 말을 제정신으로 했을까...하는 공감이 절로 가는 내용이 참 많았다.

 

  한편, 우리 나라에 제대로 된 '성교육'이 있느냐는 질문에 정말 부끄럽지만 '없다'는 답부터 내놓으려 한다. 당연하게도 이 책도 그렇다. 교육을 빙자(?)한 언어폭력이 가득한 이 책을 권하는 것부터 '대한민국의 성교육 수준'을 직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제대로 된 '성(性) 인식'이 없다시피한 대한민국 남녀노소는 누구도 '성'을 제대로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때가 되면 다 알게 된다"며 어릴 적에는 쉬쉬하고, 어른이 되서는 맨땅에 헤딩하며, 부모가 되어서는 "때가 되면 다 알게 된다"는 말밖에는 해줄 것이 없는...악순환이 계속 되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 심지어 어른이 되어서도 '성폭력', '성추행', '성희롱', '성매매', '몰카', '데이트폭력', '원치 않은 임신', '낙태'...말로 다 할 수 없는 끔찍한 일들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만다. 제대로 된 '성교육'만 이루어져도 막거나 막을 수 있는 성범죄가 참 많은데도...아직 대한민국에서는 '성교육'에 대한 준비가 참으로 덜 되어 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제대로 된 성교육보다 더 앞서 필요한 것이 바로 '제대로 된 성 의식'이다. 남성과 여성에 대한 평등한 시선으로 서로 다른 이성에 대한 무지를 깨려는 순간부터 '제대로 된 성 의식'이 싹 트기 때문이다. 그러면 비로소 '제대로 된 성교육'을 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 '이씨 집안 아이들과 저씨 댁 자녀들' 하는 욕설(언어폭력)만 걷어내고 읽는다면 올바른 성생활에 대한 상식을 풍부하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성교육이라고 하면 '남녀의 생식기'만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남녀의 심장이나 위장, 허파, 간, 콩팥, 창자 따위를 보면서 흥분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남녀의 성기도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장기'에 불과하다는 상식을 터득하는 순간 '제대로 된 성교육'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2차 성징'으로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몸의 변화로 싱숭생숭한 청소년에게 '변화의 의미'를 제대로 가르칠 필요가 있다. 그 변화가 오직 '섹스의 황홀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임신과 출산'을 통해 '종의 번식', 다시 말해, 나를 꼭 닮은 '또 다른 생명'을 품고, 또 새로운 삶을 부여하는 변화라는 사실을 깨우치도록 성교육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법과 도덕적으로 '무한한 책임감'을 져야만 하는 일이라는 팩트도 함께 가르쳐야 한다. 이를 테면, '그짓의 즐거움'만 탐닉하다가 덜컥 임신을 했을 때 닥쳐오는 두려움과 불안감에 해서는 안 되는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면 [이번 생, 리셋!!]하고 싶어지지만 절대로 그럴 수 없다는 진실도 '성교육'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성교육을 반대하는 어른들이 참 많다. "순진한 아이들에게 몰라도 될 일을 일부러 가르쳐서 몰랐으면 하지 않았을 그짓을 하게 만든다"면서 말이다.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했던 당신들께서 '어떤 방식'으로 성에 대해 눈을 떴는지 떠올려보란 말이다. 자식들도, 손자들도 그런 식으로 성에 대해 눈뜨길 바라는가? 그나마 당신들께서는 운이 좋아서 그런 식으로 성에 눈을 떠도 도덕적으로, 법률적으로 큰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지 몰라도, 지금 세상은 달라도 너무 달라졌다. '성에 눈을 뜰 수 있는 방법'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또한, '제대로 된 성교육'이 꼭 필요한 까닭은 사회분위기를 건전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까닭에 꼭 필요하다. 또, 부도덕적인 성행위와 불법적인 성폭력 따위를 제대로 가르쳤는데도 저지르는 '성범죄자'를 솎아내는데도 아주 유용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모르고 그짓을 저질렀어요"라는 변명은 더는 통하지 않는다.

 

  인류는 '성욕'이 없다면 일찌감치 멸종했다. 모든 사람들이 성인군자처럼 굴었다면 마찬가지로 멸종 직전까지 내몰렸을 것이다. 속된 말로 성인군자처럼 행동하는 이들도 '그짓'을 하며 산다. 그러니 '그짓'은 결코 나쁜 짓이 아니다. 오히려 축복을 받으며 잘 한다고 칭찬을 받아야 한다. 단, 무분별하게 그짓을 하다간 개망신을 당하기 십상이고, 무책임하게 그짓을 하다간 당사자는 물론이고 온식구가 피해를 볼 수 있으며, 만에 하나라도 '성범죄'를 저지르게 되면 평생을 감옥에 격리시켜서 건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이바지해야 한다고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

 

  더는 성을 감추고 쉬쉬해야만 할 것이 아니라 드러내고 올바른 쪽으로 인도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난삽하고 방종해야 할 대상도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오직 '두 사람의 사랑'으로 이루어지며 '주위의 축복'속에서 이루어질 때 가장 '행복한 성'을 쌓을 수 있다는 상식을 깨우치는 이들이 많아져야 우리 사회가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을 것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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