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낡지 않는다
우리의 인생은 늘한숨과 한심 사이에서 진행된다.지구 규모에서도 그렇고이 구석의 규모에서도 그렇다.집단의 규모에서도 그렇고개인의 규모에서도 그렇다.우리는 실은스스로에 대해서 다소간 광신도이기 쉽다.(그걸 이기주의라고도 하고자기도취라고도 한다)쥐꼬리로 사물을 재려 하고뭘 알기도 전에 재판관이고자 한다.스스로 채운 족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오류로 낙인을 찍으며자기가 무지의 빛인 양평생 길잡이로 삼는다.(이렇게 한번 적어보는 것도스스로 공부가 되겠지) - P55
후회후회가 없는 삶처럼 밋밋하고 밍밍한 생은 없다. 그대의 일생이 강물처럼 푸르게 일렁이는 것은 그대가 살아오면서 저지른 실수의 파고 때문이다. 후회는 생활의 교사, 후회가 없는 삶을 후회하여라. - P119
왜 내가 한국어를 읽는데양미간을 좁히고 골똘히 보아도모를 글을 읽어야 하는가그쪽 철학을 가진 사람들은 소통은 염두에 없고제 옳은 길만 간다결국 그렇게 가고 말 뿐 절대로 사람들 속으로 오지 못할 것이다.
피 흘리넌 늠을 동 만헌 늠을 유난 그러구 클 적버텀 뭣했어 학교 갈라먼 둔 달라는 것두 으레 책보 지구 서서 부득부득 졸르구 맨날 목구녕 그륵리구 븽원이 댕기구 아녀 븬이루 더 짰어 말시피구 원제는 광이다가 께달어맨 마눌 빼갖구 으름과자 장사 돌어댕기니께 사 먹으러 갔다가 지끔 태앵이네 저기 어덕배기 다람박질하다 어푸러져 살파슴 쭉 째져 철철 피 흘리넌 늠을 동 만헌 늠을 내라 짊어지구 강당리가 꼬매구 그러구 집이 오니께 아버지가 막 쫓어나오너메붙이는 소리루다 쥐어지르듯 두치질허니 - P96
다니구치 지로의 그림은 언제나 정갈하다. 허술한 구석이 없다.그렇지만, 남의 이야기를 그릴 때, 그의 만화는 빛을 더욱 발한다. 하현우처럼.아마도, 만화를 시작한 무렵의 자전적 이야기인, 이 단편 연작집은 자기 이야기임에도 좋다.따뜻하고 쓸쓸하다.소년이 소녀를 만나고 끝나는데, 이렇게 끝나면 안 되는데? 안타깝다. 이어질 이야기가 궁금해 죽겠다.
기차기차를 처음 보았다 미운 아홉 살 무렵이었다 먼 곳이 와서 지나가며 있었다 기러기같이 날아가야 할 날들이 너처럼 길어져 가고 있었다. - P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