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자 펄북스 시선 1
박남준 지음 / 펄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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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춘 시인 강연에 갔다가
박남준 시인이
바람 끝에 매화꽃잎 하나 그리고
“바람부는 날
그대 이마위에
문득 매화꽃 향기”라고 써 준
싸인을 받아서 별 다섯을 준 것은 아니다.

아 이 고운 마음
“상처받은 것들이, 고통받는 이들이, 이름마저 빼앗긴 채 묻혀버린 주검들이 이 봄날 피어나는 세상의 모든 꽃들의 이름으로 피어날 수 있다면”

이 외로움
“너에게로, 세상의 모든 그리움에게로 가을나무들이 보내는 엽서, 그래 단풍이 저토록 물든 한 가지 이유, 오직 너에게로 향한 그리움 때문이다“

“가을,
푸르던 것들 생애의 불씨를 다 뽑아
단풍의 수를 놓고 이윽고 땅에 떨어져
거름으로 돌아가는 아름다운 뒷모습
꽃씨를 뿌리는 마음으로 사랑의 강물을 퍼올리는 가을,
그 절절한 시간을 굳이 말해 무엇하리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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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5-10-26 15: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그러셨습니까! 도서관 좀 뒤져봐야겠군요.

dalgial 2025-10-26 15:32   좋아요 1 | URL
네! 담담하고 고운 시 말미에 번호로 매겨진 시상인 듯, 아포리즘인 듯, 짧은 메모인 듯한 시들이 특별히 좋더군요. 구해 읽어 보십시오~
 
쪽문으로 드나드는 구름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177
박설희 지음 / 실천문학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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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첫 시집이다. 습작에서 막 벗어난 시들이 가득하다. 거칠어도 읽는 이의 마음을 끄는 것이 있어야 할 텐데, 그놈의 아버지 어머니 타령에 지우고 지워 닳아버린 문장이 가득하다.

눈으로만 읽지 말고 읊어 보지. 얼마나 꾸역꾸역 넘어가는지 알게 될 텐데.
노래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시는 운문이었던 적이 있지 않는가.
산문이라도 글의 리듬이 있는 법인데.
팍팍하다.

아버지 묘 개장하는 얘기가 담긴, 아마 시집 내는 시기에 가까운 시로 추측되는 1부가 볼 만하다.
다양한 경험을 한 듯한데 조연도 살아있어 좋은 드라마처럼 생생하게 드러내면 참 좋았을 것이다.
구체를 닦고 닦아 흐릿하게 만들어 버렸다.

어떻게 변해 가는지 둘러볼 기회가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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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판시선 71
서정춘 지음 / 비(도서출판b)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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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쨍한 가을날
어머니께서 한땀한땀 수놓은
자수 광목 이불을
빨아 널어놓고
햇볕에 바짝 말라
까슬까슬한
느낌의 시집이다.

맑고 따뜻하다.

“너랑 나랑 또랑물 소리로 만나서
사랑하기 좋은 말”



“가을 한낮, 마루 밑 짚더미에 첫 알을 슬그머니 낳아 놓고 뜻밖의 벼슬자리 걸음마냥 마당을 나와설랑 꼬꼬댁을 힘차게 질러대는 닭님에게 경배를!“- ‘축일’

시인이 가고픈 곳이란
‘어느 날도 대나무가 즐비한 오솔길의 끝자락에 빈 오두막 한 채’인데,

그곳은 한국 시단의 참 귀하고 외로운 경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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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다라에서 법성포까지 불상의 기원을 찾아서
최종걸 지음 / 다우출판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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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쪽짜리 짧은 책이다.
제목이 거창하다.
저자와 19명의 불자가 다녀온 8일간의 여행을 담은 책이다.
책 뒤표지 추천사에 한국불교 3대 종파 총무원장, 영광군수 등의 추천사가 있다.
이런 류의 책도 있거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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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아 곰아 문학과지성 시인선 425
진동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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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는’ ‘뜬금없는’ 얘기들이 너무 많다.
비약에 가까운 전개가 잦아
당최 읽히지 않는다.
물론 전철에서 어느 취한 아저씨가 주변의 저지와 만류에도 쭉 문에 이마를 댄 체 노래를 불러싸서 집중하기 어려운 탓도 있었다.
그러나 집에 들어와 읽어도 큰 차이가 없었다.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시가 문제가 아니라 니가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닐까”
그럴 수도 있으리라.
어쨌든 맘에 드는 구절이 별로 없었다.

석류


찢어지는 것의
찢어지는 아픔을 모른다

허공을 찢어 터뜨리는

타는가 목이 타는가
껍질째 우걱
씹어도 씹어도 불붙는

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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