것들 문학과지성 시인선 319
이하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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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온갖 것들을 다룬다.
노래는 아니고,
거리를 두면서 화자 아닌 오만 오브제를 얘기한다.
대체로 냉소적이다.
정서가 거의 드러나지 않아서 매우 건조하다.

“모두 그러하다 버림받은 섬처럼 외로운 표정들로
어제의 신문을 옆구리에 끼거나 바람막이로 세우고 시위자들처럼
입들을 앙다문 채 차츰 남의 라면 국물처럼 밝아오는 수평선을 바라본다” 18

“의자는 기다리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버티며
늘 지난 일처럼 앉아 있다” 57

쓸씁할 정도로 쓸쓸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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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을 그리다 만인시인선 1
이하석 지음 / 만인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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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얇다.
당시 시집을 낸 지 1년도 안 됐는데, 새 지역 출판사와의 인연으로 시인의 고향 고령과 관련돤 시들을 모아 낸 시집이라 그렇다.
마지막에 실린 산문 한 편도 그저 고향에 있는 암각화를 얘기할 뿐, 특색이 없는데 실려 있다. 구색 맞추기 버거운 냄새가 진동한다.

그렇다고 허투루 쓴 시들만 있느냐. 그럴리가. 이하석인데. 촘촘하다. 사유와 언어가. 고향이라는 소재에 강하게 속박되어 답답할 수 있을 시집이 오히려 길지 않은 시들로 경쾌하면서 시원하다.

“시상에는 꽃질*만 있는 기 아인기라
돌질도 가시질도 우짜든동 비키지 말거래이

니는 말하는 기 시인이다만
시인이라고 딴말 할 수는 없는기라
저 들 당글 그릇 살 돈도 벌어가믄서 해야제

우짜겠노
내사 자꾸 한 입으로 두말 했뿌렀네
그러타꼬 둘 다 틀린 말 아이끼네
다 니가 알아서 할 일이제”
* 꽃질: 필자의 고향마을 이름. 화곡으로 불렸다. 이 곳에서 는 길을 〈질>이라 한다.
- <어무이 말씀>

모든 예술가들의 질곡, 숙명.
시인은 어떻게 풀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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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에 대하여
장선우 지음 / 창비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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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가 다르다.
2002년 희대의 망작 <성냥팔이소녀의 재림>이 망하고 바로 낸 시집이다.
그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타이에서 찍었는데, 찍으러 가는 길에 시가 쏟아져 그것을 묶었다고 한다.
불교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듯, 여러 스님들과의 일화, 금강경과 화엄경 등 경전, 내소사나 통도사 등 여러 절 들을 많이 다룬다.
근본적으로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주제인데,
그래서 이별도 없고 다 없다는데
수많은 영화 관련인들의 밥줄을 끊고도
시 안에서 그는 참 태평하다.
아몰랑 시전으로 읽혀 썩 유쾌하지 않은데,
시 작법에도 뭐 1도 신경 쓰지 않아 뻔하지 않으니 좋다.
뜻밖에 읽을 만하다.
술술 잘 읽힌다.
술 냄새 가득하고.
이후 결국 영화판에 발을 다시 붙이지 못했는데, 요즘은 뭐하고 노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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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왜 가끔 시가 되느냐
김영춘 지음 / 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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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슬그머니 와
“누군가의 어디를 따뜻하게 해준다”라고 한다.

뿌연 필터를 낀 듯
사물과 사람, 정서가 부드럽다.

흐릿할 수도 있다는 점이 문젠데.
이를테면 ‘풀 뽑기’ 하다가 만난 뽑히기 전에 핀 ‘풀꽃 한 송이‘처럼 이름을 불러주지 못할 때.
비문이 날리듯, 옛 필름에 낀 잡티가 흐르는 듯한 것이 좀 아쉽다.

쭉 그러는 것은 아니라 화엄매나 함박꽃, 다래나무 등 이름을 지대로 불러주기도 한다.

시인의 연세를 찾아보지 않아 모르겠으나, 노년의 자연스러운 온화가 그윽한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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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 문장 문학사상 신작시집 4
고재종 지음 / 문학사상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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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배고픈 것들이 오늘도
서럽고 쓸쓸한 만큼 우우우 소리 지르는
황량한 벌판에 서면 오히려
그들과 함께 마음이 놓이는 이 심경“
으로 살고 쓴다.
시리고 서글픈 시선일 수밖에.
고향에 살아도 고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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