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다 군의 세계 1
안도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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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이지 않아도 재밌을 수 있다.
그야말로 큭큭대며 읽는다.
사람 좋은 마치다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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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쓴 생물도감 푸른사상 시선 219
원종태 지음 / 푸른사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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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태, 시로 쓴 생물도감

시인이 자연을 읊을 때, 시가 우선일까 자연이 먼저일까. 대체로 시인이 읊는 모든 것은 시의 대상일 뿐. 시인은 시가 최우선인 경우가 태반이다.
푸나무를 사랑하며, 푸나무를 대상으로 하는 시를 수집하는 버릇이 있는 입장에서 늘 아쉬운 것이 바로 시가 우선이라 푸나무를 그저 대상으로 소재로 동원하는 점이었다.
그런데 원종태는 시가 우선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주변 생물을 소재로 대상화하지 않는다. 우선 그들과 소통하거나 그들에게 귀 기울이거나 그들과 하등 다를 바 없는 존재로 머문다.
관찰자가 아니다. 그냥 그들 생태계의 완전한 일원이다. 새에서 짐승, 푸나무, 인간으로 나뉜 4부가 다 그렇다. 가만가만 읊조린다. 방해하지 않는다. 소리 소문 없이 있다가 없다. 시 따위 중요하지 않다.
멋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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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과 공터 문학과지성 시인선 624
허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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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부터
“사는 게 나을지 죽는 게 나을 지를 생각했다”니
그의 우울은 깊고 길다.
구순의 아버지는 감옥에서 칫솔로 성모상을 깎고 자족의 세계로 가버렸고,
다리를 절던 어머니는 30년 전에 가셨으며 최근에 “타버렸다”

그런데 그의 우울은 매혹적이다.
침잠하여 허우적대지 않고
직시하고 끌어안고 요리조리 드러내기 때문에 다채롭기까지 하다.

“절반은 눈물 절반은 스텝”이라서 경쾌한 느낌마저
든다.
“슬프고 수줍어서 한층 더 작약”이듯 그의 시가 이어지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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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에서 민음 오늘의 시인 총서 3
천상병 지음 / 민음사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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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같은 일이지
군부독재와 공안정치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의기가 있는 사람에게.
못 참고 정에 맞아 떨어져 나가기 십상이었거든.
천상병은 똑똑했고 두주불사였을 뿐 두드러지게 의로운 사람도 아니었는데 1967년 박정희 정권의 대규모 간첩 조작사건인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패가망신하고 말아.
고작 6개월간 갇혀 있었는데.
얼마 전에 천수를 누리고 피해자들에게 사죄도 하지 않고 뒈진 고문 기술자 같은 것들에게 숱한 고문을 당하고
생식 기능을 잃고 정신도 온전치 못할 정도로 후유증을 앓지. 1970년에 행불이 돼. 행려병자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당하지. 친구들이 그가 죽은 줄 알고 그의 첫 시집을 유고시집으로 내지.
기적 같은 일이지. 그뒤로도 여러 한국인들은 여러 모습으로 살아 남았지. 잘 살지.

그래서 천상병의 이 목소리는 참으로 아름다워. 처절한 고통과 가난 속에서 피어났으니.

“산등성 외따른 데,
애기 들국화.

바람도 없는데
괜히 몸을 뒤뉘인다.

가을은
다시 올 테지.

다시 올까?
나와 네 외로운 마음이,
지금처럼
순하게 겹친 이 순간이“
- 들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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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꿈을 꾸다 b판시선 25
이권 지음 / 비(도서출판b)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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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꿈을 꾼다니
얼마나 많은 꽃이 나올까
했는데, 달맞이, 수련 등 몇 송이 나오지 않는다.
철도 노동자로 은퇴한 분이라는데
2018년 무렵 현실이 훨씬 많이 나온다.
세월호도 자주, 당시 촛불도 여러 번

“하느님과 부처님과 천지신명이 계시다면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또 일어난 것이다
신의 귀싸대기라도 실컷 후려쳐 주고 싶다

진도 앞바다 세월호에서 시리아 칸셰이쿤 마을에서
아이들을 외면한 신들을
더 이상 섬길 필요가 없게 되었다

오늘 그동안 마음속에 고이 모셔온 경전들을
모두 불태워버렸고 내 안에 깃들어 살던
모든 신들을 내쫓아버렸다“

하늘을 찌르는 분노가 담담한 언어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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