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엽서 시작시인선 32
안상학 지음 / 천년의시작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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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적인 슬픔.
본질적 비애가 깔려 있다.
고향 얘기에서 더러 해학적이지만,
결국 아프다.
어둡고 무겁다.
‘마알간’ 세계의 지향은 또렷하고.
눈빛이 형형할까, 먼 데를 볼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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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조선 - 시대의 틈에서 ‘나’로 존재했던 52명의 여자들
이숙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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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은 그래도 행복한 순간이 좀 있었던 분들 얘기다.

김금원(1817-?)이 <호동서낙기>에 나오는 금강산 유람을 했을 때, 그의 나이가 14살이었다고 한다. 그 엄혹한 시절에! 남복을 하고! 마치 고전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그이의 말씀

“‘눈으로 산하의 큼을 보지 못하고, 마음으로는 사물의 무수함을 겪지 못한다면 그 변화의 이치를 통달할 수 없어 국량이 협소하고 식견이 좁을 것이다. 그래서 인자는 산을 좋아하고 지자는 물을 좋아하여 남자가 사방에 노니는 뜻을 귀중히 여기는 이유다. 여자 같으면 규문 밖을 나가지 않고 오로지 술과 음식 만드는 일을 옳게 여겼다.... 여자 중에도 뛰어난 자가 어찌 없을 수 있겠는가. 규중 깊숙한 곳에 박혀 그 총명한 식견을 넓힐 수가 없어 끝내 사그라져버린 것이니 이 아니 슬픈가?”

‘사방에 노니는 뜻’을 지금은 다 즐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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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싸우는 식물 - 속이고 이용하고 동맹을 통해 생존하는 식물들의 놀라운 투쟁기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김선숙 옮김 / 더숲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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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하다.

제1라운드 식물 대 식물
타감작용이란 게 있다. 서로 느낀다는 뜻인데, 주로 간섭이다. 뿌리에서 화학물질을 내뿜어 서로 싸운다. 소나무 주변에는 딴 푸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것이 그 예다.
그런데 들에 가을이면 활개를 치는 풀인 양미역취 얘기가 재밌다. 원산지 미국에서 양미역취는 1미터가 채 되지 않으며, 가을의 들판에 아름다운 꽃을 피워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 기승을 부린다고 보기는커녕 양미역취가 피는 초원의 자연을 지키려고 보호 활동까지 할 정도다. 그러나 도입된 일본과 한국에서는 2-3미터에 이르기도 하는 괴물이 되었다. 양미역취가 타감작용으로 뿜어낸 화학물질에 토박이 푸나무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해서란다. 그런데 양미역취의 기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양미역취는 미국에서 딴 식물들과 타감작용의 균형을 이루고 살아보기만 했지, 저 혼자 독점해 본 적이 없는 터라 자기 화학물질에 자기가 당하는 ‘자가 중독‘이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외부의 적절한 자극이 없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과 비슷한 기제다.

제2라운드 식물 대 환경
CSR! 식물의 생존 전략을 세 개로 나눈 것이다. 경쟁, 스트레스 저항성, 교란 내성이다.
번역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지 간단하다.
서로 경쟁하는 데 힘을 쏟아 강자가 되는 것, 극한의 상황에 저항하는 것, 변화무쌍한 환경에 대응하는 것이다.
경쟁에서 지는 식물들이 경쟁을 피해 뒷 두 전략을 선택하게 된다. 물 없고 태양이 작렬하는 사막에서 사는 선인장이 딴 식물과의 경쟁하는 힘이 약해서 사막으로 갔다는 얘기다. 역시 오만가지 돌출 변수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적응하는 잡초가 경쟁에서 약자라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 약한 것이 강한 것이 된다. 강한 놈들은 다만, 상황이 좋을 때만을 택한 것일 뿐이란다.
버티고 있으면 된다. 시들지 않아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준비해야 한다.

잡초의 전략을 한마디로 말하면 ‘역경을 기회로 이용한다.’라고 할 수 있다. 잡초에게 역경은 견뎌야 하는 시련도, 극복해야 하는 대상도 아니다. 역경을 이용하여 성공하는 것이야말로 잡초에 깃든 혼의 참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식물의 씨앗은 땅속에 있으므로 햇빛이 있으면 싹을 틔우지 못한다. 반대로 잡초 씨는 햇볕을 쬐면 싹이 트는 성질이 있는 것이 많다. 이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잡초 씨는 땅속에서 발아할 기회를 기다린다. 잡초를 뽑으면 땅이 뒤집혀 종자가 햇빛을 받게 된다.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은 인간이 잡초를 뽑아 주위 식물이 없어졌음을 나타내는 신호이기도 하다. 그래서 잡초 씨는 이때를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앞다퉈 싹을 틔운다. 즉, 잡초를 뽑는 인간의 행동이 잡초의 발아를 유도하는 셈이다. 그렇기에 잡초를 뽑으면 잡초가 오히려 늘어나는 일까지 생기는 것이다.

선인장과 잡초에는 강하다는 인상이 있지만, 그것은 악조건을 극복하는 힘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실 선인장과 잡초는 다른 식물과의 경쟁을 피하는 약한 식물이다.
경쟁력이 없어서 경쟁을 피해 도망치는 것은 아니다. 약한 식물이 선택한 그곳에는 강한 식물은 자랄 수 없을 만큼 열악한 환경을 상대로 한 싸움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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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 우리의 직관 너머 물리학의 눈으로 본 우주의 시간
카를로 로벨리 지음, 이중원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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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두껍다!
물론, 물리학 책이라 낯설고 어렵지만
굉장히 친절하게 얘기해 주고
문장이 안정적이라
따라간다.
01. 시간은 유일하지 않다. 모든 장소의 시간은 다 다른 리듬과 속도를 갖는다.
02. 과거와 미래 사이의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
따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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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는다 작가정신 시그림책
박완서 지음, 이성표 그림 / 작가정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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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편, 그림책 한 권
소설가 박완서가 시를 읽는 이유를
짧은 시로 읊은 것을
그림에 담았다.

“심심해서
위로받기 위해
정신이 번쩍 나고 싶어
나이 드는 게 쓸쓸하고,
죽을 생각을 하면 무서워서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내년에 뿌릴 꽃씨를 받는 내가 측은해서”

시를 읽으셨다고 한다.
어떤 시였을까 궁금하다.
그림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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