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품이 많이 든 책이고, 아무나 낼 수 없는 책이다.화가인 부부가 10년 동안 설악산을 누비며 만난 뭇 생명들을 그림에 담고 짧은 글을 곁들였다.그림은 풀꽃보다 나무를 그린 것이 좋았고,다른 곳애서는 보지 못하는, 설악산 자생 푸나무를 보니 부러웠다.
명박산성과 싸우던 촛불, 만화가들이 함께 떠난 스케치여행 등을 담았다.개발되기 전 중계동 달동네 그림이 인상적이다.부여 무량사 그림도.
세는나이로 예순아홉인 시인이 2013년에 낸 시집이다.초면의 시인이다.오래도록 애정하며 함께 늙어가는 시인들의 노년과 시뭇 다른 느낌이다.그의 이전을 모르니.잔잔하고, 불교 조금, 일상에 소재를 두고 자연 조금. 대체로 담백해서 싫지 않았다.다만 굳어버린 늙은이의 면모가 몇 군데 보여 신선하게 거리감이 느껴졌을 뿐. 몇 권 더 그를 읽게 되겠구나.
고 김윤식이 어느 글에서 이승우의 소설을 한국에서 보기 드문 관념소설이라고 했다.썰을 넘어 이론에 가까울 정도로 파고드는 치밀한 생각들.그럴 법한 이야기보다 인물의 치열한 생각이 이승우 소설의 중심이다.이 소설집은 아주 짧은 관념소설들의 모음이다.작가의 말에서 ‘카프카적 질문과 톨스토이적 대답’에 이르지는 못해도 그들의 성실한 태도를 지향했다고 밝혔다.카프카와 톨스토이를 잘 몰라 이 소설집이 작가의 의도에 부합했는지는 모르겠다.다만 이야기가 끝나고 가만히 그 속에 머문 적이 몇 번 있었다.소설이 어차피 픽션인데 작위적이라는 비판 따위는 하지 않는다. 사랑과 연애 그 비슷한 것들을 얘기할 때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