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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식물 - 속이고 이용하고 동맹을 통해 생존하는 식물들의 놀라운 투쟁기 ㅣ 이나가키 히데히로 생존 전략 3부작 1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김선숙 옮김 / 더숲 / 2018년 10월
평점 :
투쟁의 장을 식물끼리에서 미생물과 균, 곤충, 동물, 인간으로 넓혀 간다.
식물은 매번 지는 듯하지만, 버텨왔고
공존의 장을 만들었다.
그런데 책의 결말이 이토록 두렵다. 명약관화. 불보듯 명징해서 더욱 그렇다.
“애초에 현재의 지구환경을 마음대로 바꿔버린 것은 식물의 조상이었다. 지구상을 뒤덮고 있던 이산화 탄소를 식물이 흡수하고 산소라는 해로운 물질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30억 년이나 되는 세월에 걸쳐 마구 산소를 내뿜으면서 남아도는 산소가 오존이 되어 지구 전체를 뒤덮는 오존층을 만들어 버렸다.
그 결과, 산소를 이용하는 생물이 진화를 거듭하게 되었다. 오존층 덕분에 지구에 쏟아지는 해로운 자외선이 감소하면서 많은 생물이 지상에 진출했다. 또한 그로부터 ‘풍부한 생태계‘가 완성되었다. 한마디로 이 자연계는 결국 식물이 만들어낸 것이다.
인류는 식물이 만들어낸 지구환경을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려고 노력한다. 화석연료를 태워 이산화 탄소를 배출하고 지구 기온을 온난화하려고 열심히 애쓴다. 이산화 탄소의 농도가 높고, 온난한 환경은 바로 식물이 탄생하기 전인 원시 지구의 환경 그 자체다.
또한 프레온가스를 배출해 식물이 마음대로 만들어낸 오존층을 파괴하는 것에도 몰두하고 있다. 인류의 노력 탓으로 오존층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식물이 생기기 전의 지구처럼 지구상에 해로운 자외선이 쏟아지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원래 모든 생물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인류는 숲의 나무를 베어내 생물의 터전을 빼앗고, 식물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결국 인류는 모든 생물을 몰살하고, 모든 식물을 멸종으로 내몰 것이다. 그러면 생명 탄생 이전의 지구환경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인류의 힘으로 식물이 바꿔놓은 지구환경을 이윽고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놓을 것이다.
다른 생물과 ‘공존‘하기를 택한 식물이 옳은지, 다른 생물의 생존을 허락하지 않고 멸종으로 내모는 인류가 옳은지, 정답은 곧 나올 것이다. 지구의 역사 속 식물을 둘러싼 싸움에서 인류가 완전한 승리를 거머쥘 시기가 눈앞에 와 있다.
과연•••••• 승자가 될 인류가 얻을 세계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그때 인류는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