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 편지 한그루 시선 18
한희정 지음 / 한그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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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보면 현대시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행갈이나 담고 있는 내용이나 시랑 다를 바 없다.
시 읽는 것 말고
시집에서 푸나무 나오는 구절 수집하는 것도 취미다.
그래서 내 스타일이 아니어도 식물이 대상인 시가 있으면 넙죽넙죽 읽는다.
대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훑어보다 제자리에 두고 온다.
그런데 이 시조집은 갈수록 좋아져서 들고 나왔다.

제주에서 사는 생활인의 면모, 자식 건사의 어려움, 제주의 풍물 들이 진솔하게 나오고,
4•3이 그려진다.
과하지 않은 슬픔이
단단하게 도사린 분노가
시조답게 절제되어 표현되어 있다.

이런 것을 시라고 부른다.

우묵개 동산
- 4•3

여기,
종착지
이유 없는 生의 끝점

더 이상 갈 수 없어
돌아선 뒷덜미에

서늘히
남은 눈빛들

쑥부쟁이 또 핀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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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5-11-13 0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주 성산리 우뭇개의 모습을 그린 듯, 내가 올바르게 생각했나요?

dalgial 2025-11-13 12:08   좋아요 0 | URL
네. 우뭇개의 풍경에서 학살당하는 이들의 마지막 눈빛과 지금 눈앞에 핀 쑥부쟁이를 간명하게 녹여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