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자 펄북스 시선 1
박남준 지음 / 펄북스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서정춘 시인 강연에 갔다가
박남준 시인이
바람 끝에 매화꽃잎 하나 그리고
“바람부는 날
그대 이마위에
문득 매화꽃 향기”라고 써 준
싸인을 받아서 별 다섯을 준 것은 아니다.

아 이 고운 마음
“상처받은 것들이, 고통받는 이들이, 이름마저 빼앗긴 채 묻혀버린 주검들이 이 봄날 피어나는 세상의 모든 꽃들의 이름으로 피어날 수 있다면”

이 외로움
“너에게로, 세상의 모든 그리움에게로 가을나무들이 보내는 엽서, 그래 단풍이 저토록 물든 한 가지 이유, 오직 너에게로 향한 그리움 때문이다“

“가을,
푸르던 것들 생애의 불씨를 다 뽑아
단풍의 수를 놓고 이윽고 땅에 떨어져
거름으로 돌아가는 아름다운 뒷모습
꽃씨를 뿌리는 마음으로 사랑의 강물을 퍼올리는 가을,
그 절절한 시간을 굳이 말해 무엇하리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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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5-10-26 15: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그러셨습니까! 도서관 좀 뒤져봐야겠군요.

dalgial 2025-10-26 15:32   좋아요 1 | URL
네! 담담하고 고운 시 말미에 번호로 매겨진 시상인 듯, 아포리즘인 듯, 짧은 메모인 듯한 시들이 특별히 좋더군요. 구해 읽어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