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공간, 여기(here)를 바탕으로온갖 시간의 중첩. 한 화면에 여러 시간이 겹친다.미국의 저택. 기원전 황무지나 빙하기나 물속이었거나 하던 때로부터 들소가 살고 미국의 시간이 겹치며 이어진다.당연히 인물들도 다양.그렇게 지금의 적층을 아득하게 보여주며 끝날 수도 있건만작가는 더 간다. 미래로.근미래의 첨단, 방사능 오염, 결국 인류가 사라지는 시간도 등장.마지막 장면은 1957년 분홍 원피스 입은 여인의 대사. “Now I remember.”
짧은 글의 연속.다른 이의 글을 소개하는 내용이다.당연히 여전히 어떤 구절들 앞에서 머뭇거리고 서성이고 망연해진다.‘안다는 것은 보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과정에서의 관계성이다. 인간은 자기 외부의 타자를 통해서, 나와 다른 타인을 통해서, 서로 시선을 주고받으며 부분적으로 자기를 인식할 수 있을 뿐이다.’‘정주는 항상 흘러가서 닿은 결과고, 또다시 흘러갈 수도 있다는 예감이다.’‘치유는 남이 해주는 위로나 호통이나 반성이 아니다. 자신에 대한 태도와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새로운 인식! 1950년작 원제처럼 《신경증과 성장-자기 실현을 향한 투쟁(Neurosis and Human Growth: The Struggle Toward Self-Realization)》이다. 자기 문제로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Struggle’이라는 표현의 절실함을 알 것이다.’
평생을 이인증에 시달린 예술가.쿠사마 야요이는 자신의 정신과 몸이 따로 있는 듯한 상태, 늘 자신을 타자처럼 관찰하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1929년 생이고 아직 생존 중.1970년대 미국에서 해프닝, 설치 미술 활동을 전위적으로 하였다고 한다.그 호박 그림으로 유명하다. 비싸게 거래된다고 한다.그의 삶을 어린 시절부터 찬란하게 보여준다.독특한 삶, 예술이다.
알찬 책이다. 식물을 사랑하며 조예가 깊은 세밀화가의 다양한 얘기가 담겼다.저자가 매주 연재했던 글을 모아 낸 책이다.부제가 ‘도시식물 이야기’인데, 도시에서 서식하는 식물이 아닌 것도 있어서 조금 잘못 짚은 게 아닌가 아쉽다.세밀화가의 책인데, 그 아름다운 세밀화가 조금밖에 없는 것도.
먼저 가는, 열네살 노견과 함께 살다 헤어지는 이야기그 허전한 터에 인연이 되어 들어온 고양이알고 보니 임신한.새끼 셋을 낳고 한 녀석은 분양했으나,동네 다른 노견이 잠깐 행방불명되는 소동 탓에이별이 예정된 녀석은 약속을 깨고고양이 세 마리와 함께 사는데12살짜리 처조카가 새아버지 맞는 인생의 기로에서 주인공 집에 와 한동안 머물고.윤기와 용기가 감돈다.그렇게 연작 세 편.덤은 은퇴한 등산가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등정기.잔잔하고 좋다다니구치 지로다.